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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4년 05월 23일 |
|---|---|
| 이용안내 ? |
|
| 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
| 파일/용량 | EPUB(DRM) | 0.77MB ? |
| ISBN13 | 9791131537336 |
| KC인증 |
eBook
낯익은 남자와의 낯선 연애
[ EPUB ]
정이준 저
|
다향
|
2014년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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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367. 눌러.”
현관문 옆의 벽에 기대어 주저앉은 여자가 우물거리면서도 명령하는 투로 말했다. 문 앞에 선 남자는 기가 찼지만 술에 잔뜩 취한 여자에게 잠시 눈길을 주자 밀려 나오는 한숨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남자가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자 짧고 간단한 기계음 소리가 정확히 여섯 번 들리고, 곧 그의 손에 의해 문이 활짝 열렸다. 여자를 부축하기 위해 그녀의 어깨와 허리를 팔로 감싸자 여자는 그의 가슴에 고개를 묻으며 제대로 걷기 위해 애를 썼다. 그는 10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그녀와 이렇게 가까이 마주해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쉬어라. 간다.”
여자의 집 안, 현관까지 부축해 준 남자는 조금 굳어진 얼굴로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가 여전히 자신의 가슴께에 얼굴을 문대고 있는 여자를 보자 그녀가 갑작스럽게 고개를 위로 해 그와 눈을 마주쳤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마음에 안 들어.”
술에 취한 여자가 남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십 년을 넘게 알았는데도 넌 참……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어.”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는 것도 같았지만 최소한 남자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분명했다.
“다 마음에 안 드는데…….”
웬만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는 남자가 어느 정도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면전에 대고 이런 박대는 단언하건대 31년을 살아오면서 처음이었다. 그는 여자가 어느새 그의 입술만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거.”
여자가 남자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었다. 예상했던 부드럽고 촉촉한 감촉에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실크를 볼 때 직접 만지지 않아도 부드러울 거라고 예상 가능한 것처럼 그의 입술도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부드럽고 감촉이 좋았다.
그녀가 무방비할 정도로 풀어진 웃음을 지었다. 11년을 알아 왔지만 그녀의 이런 미소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것 또한 처음이었다.
현관문 옆의 벽에 기대어 주저앉은 여자가 우물거리면서도 명령하는 투로 말했다. 문 앞에 선 남자는 기가 찼지만 술에 잔뜩 취한 여자에게 잠시 눈길을 주자 밀려 나오는 한숨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남자가 도어록 비밀번호를 누르자 짧고 간단한 기계음 소리가 정확히 여섯 번 들리고, 곧 그의 손에 의해 문이 활짝 열렸다. 여자를 부축하기 위해 그녀의 어깨와 허리를 팔로 감싸자 여자는 그의 가슴에 고개를 묻으며 제대로 걷기 위해 애를 썼다. 그는 10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그녀와 이렇게 가까이 마주해 본 적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쉬어라. 간다.”
여자의 집 안, 현관까지 부축해 준 남자는 조금 굳어진 얼굴로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가 여전히 자신의 가슴께에 얼굴을 문대고 있는 여자를 보자 그녀가 갑작스럽게 고개를 위로 해 그와 눈을 마주쳤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마음에 안 들어.”
술에 취한 여자가 남자를 보며 중얼거렸다.
“십 년을 넘게 알았는데도 넌 참……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어.”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는 것도 같았지만 최소한 남자가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분명했다.
“다 마음에 안 드는데…….”
웬만한 일에는 동요하지 않는 남자가 어느 정도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인상을 찌푸렸다. 면전에 대고 이런 박대는 단언하건대 31년을 살아오면서 처음이었다. 그는 여자가 어느새 그의 입술만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거.”
여자가 남자의 입술을 엄지손가락으로 쓸었다. 예상했던 부드럽고 촉촉한 감촉에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실크를 볼 때 직접 만지지 않아도 부드러울 거라고 예상 가능한 것처럼 그의 입술도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부드럽고 감촉이 좋았다.
그녀가 무방비할 정도로 풀어진 웃음을 지었다. 11년을 알아 왔지만 그녀의 이런 미소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는 것 또한 처음이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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