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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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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 닭볏부터 닭발까지, 본격 치킨 T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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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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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 예정일 미정
판형 반양장?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50g | 128*188*20mm
ISBN13 9788931021530
ISBN10 893102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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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돼지고기는 닭의 2배, 소고기는 3배가 더 맛있다고 해보자. 하지만 가격이 높으면 맛도 더 좋은 게 당연한 법. 그래서 닭고기가 1엔당 얼마나 맛있는지를 ‘1닭’으로 놓고 계산해보면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맛은 각각 약 0.77닭과 0.7닭이다. 즉 단위가격당 맛은 닭고기가 훨씬 뛰어나다. 닭 2연승.
--- p.28, 「닭가슴살은 날고 싶다」 중에서

뒤꿈치 아래로는 인간과 새가 완전히 다르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뒤꿈치를 포함한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게 걷는 척행성(蹠行性)인 데 반해 새는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은 상태에서 발가락으로 걷는 지행성(趾行性)이다. 이는 인간과 새를 구분해주는 지점이기도 하니 구분이 되지 않으면 주목하기 바란다. 하지만 하이힐을 신으면 까치발이 되어, 척행성보다는 오히려 지행성에 가까워진다. 그렇다, 이 점에서 하이힐 미녀는 새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내가 그녀들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조류학자로서 관찰하는 것이니 절대 신고는 하지 말기 바란다.
--- p.128, 「다리는 입만큼 말을 한다」 중에서

새의 걸음걸이에는 주로 호핑과 워킹이라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호핑은 두 다리를 모으고 이동하는 방식이고, 워킹은 두 다리를 번갈아 내딛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참새는 호핑을, 비둘기는 워킹을 하는 경우가 많고 두 가지 방식을 다 취하는 까마귀 같은 새도 있다. 워킹은 인간에게도 위화감이 없는 운동이다. 한편 호핑은 예전에 야구부가 계단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올 때 이용했던 것 외에는 그다지 이용되지 않는다.
--- p.129~130, 「다리는 입만큼 말을 한다」 중에서

맛있게 먹고 있자니 접시 위에 누워 있는 오리의 허망한 시선이 느껴진다. 원인은 녀석들의 눈이 머리 바로 양옆에 붙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피식자는 눈이 옆을 향함으로써 시야를 넓게 확보해 포식자의 습격을 재빨리 감지한다. 눈이 머리 양옆에 붙어 있는 오리와 내가 시선이 마주칠 수 있는 것은 생물 간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진화의 선물이다.
--- p.238~239, 「누가 새의 맨살을 보았나」 중에서

타조는 안구가 지름 5센티미터나 된다. 시각에 의지해 생활하는 조류에게 큰 눈은 필수 아이템이다. 그 형상은 메다마오야지[만화 〈게게게의 기타로〉의 주인공. ‘눈알아빠目玉おやじ’라는 뜻으로 머리 대신 큰 눈알만 있다]처럼 완전히 동그란 형태가 아니고 찌그러진 만두처럼 생겼다. 한정된 크기의 머리 공간에서 렌즈의 지름을 확보하려면 이 형태가 최적일 것이다.
--- p.239, 「새의 부리는 인간의 손」 중에서

새하얀 테이블보 위 웨지우드 접시에 떡하니 앉아 계신 건 그저 영양 공급원에 불과할까? 아니, 거기에는 이제나저제나 우리에 의해 발견되기만을 기다리는 박물관 못지않은 무한한 정보가,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오랜 진화의 역사가 있다.
--- p.268,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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