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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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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생각

: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의 창작에 관한 대화

박웅현,오영식 공저 / 김신 정리 | 세미콜론 | 2020년 10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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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0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300쪽 | 518g | 152*210*15mm
ISBN13 9791190403238
ISBN10 119040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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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광고인 박웅현과 디자이너 오영식의 대화. 30년 넘게 현업에서 굵직한 업적을 쌓아올린 두 대가로부터 일 잘하는 방법에 관해 듣는다. 업의 본질, 배움, 영감 얻는 법, 고객 설득, 직장생활 등에 관해 두 사람이 기탄없이 대화를 나눴다. - 손민규 인문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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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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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순수 창작을 하시는 분들과 비교할 때 창작이라는 활동은 비슷하지만 다른 목표로 시작한다고 할까요. 예술가들은 보이지 않는 자기만의 숙제를 풀어가야 하잖아요. 이에 반해 상업적인 디자인은 숙제가 명확해서 저는 더 좋았어요.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세스는 어렵고 힘들지만, 그 결과의 가치가 바로 드러날 때 얻는 기쁨과 희열이 있습니다. 그리고 실물화하는 과정이 순수 예술은 굉장히 긴 반면에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짧거든요. 저는 실용적인 사람이라 정해진 기간 안에 결과가 바로 나오는 디자인이 저에게 잘 맞아요.
--- 「오영식_영감에 대하여」 중에서

제가 직접 클라이언트 미팅을 갔다 오면 보통 인터뷰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스케치를 하는데요. 시안 PT에 들어가는 다섯 개의 최종 안 중에는 그때 최초로 떠올린 아이디어가 꼭 들어갑니다. 저는 클라이언트가 말을 할 때 굉장히 집중하는데, 그때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분이 그리고 싶어 하는 걸 연상하지요. 제 작업은 이런 거예요. 클라이언트가 그리고 싶어 하는 걸 스스로 그릴 수 없기 때문에 대신 그려주는 일이죠. 그래서 클라이언트가 말하는 동안에 캐치하려고 애를 많이 써요. 그리고 그걸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돌아오면서 계속 생각하고요. 물론 그 스케치가 다 채택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 과정도 일종의 몰입이죠.
--- 「오영식_영감에 대하여」 중에서

저는 광고가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광고는 철저하게 기업의 마케팅 활동이거든요. 그런데 이 기업의 마케팅 메시지를 수용하는 사람들이 워낙 무관심하니 그 사람들한테 잘 들리게 하려면 정제가 잘 되어 있어야 하는 거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문학적인 어떤 훈련이 필요한 거고요.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카피도 잘 쓰는 건 당연한 게 아닐까 싶어요.
--- 「박웅현_예술과 비즈니스 사이」 중에서

저희 같은 창작자들이 하는 일은 문제 해결이거든요. 해결책을 조건 속에서 잘 찾아낼 수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의뢰가 들어오면 조건을 먼저 물어봅니다. 예산은 얼마가 있느냐,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성향이 있느냐, 이렇게 제한의 벽을 먼저 쌓아요. 어떤 벽이 뚫고 나갈 수 없는 것이라면, 그 벽을 고정 변수로 잡아야 합니다. 고정 변수가 곧 디자인에서 말하는 그리드가 되지요. 그다음은 전술이고요. 주어진 예산 안에서, 주어진 기간 안에서 어떤 의사 결정을 거쳐야 하는가, 사용 가능한 리소스가 무엇인가, 이렇게 고정 변수를 잡고 거기서 경기를 시작해야 하는 거지요.
--- 「박웅현_예술과 비즈니스 사이」 중에서

저희가 해왔던 작업들이 작품까지는 아니지만, 잘된 디자인이 간판으로 사용되면서 도시 미관에 어느 정도 기여한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가끔 외국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는데 무슨 일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습니다. 브랜딩 디자인을 한다고 대답하면서, 당신이 한국에 오면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이상 우리 디자인을 볼 수 있다고 하죠. 그럴 때도 뿌듯합니다.
--- 「오영식_클라이언트」 중에서

브로드캐스팅(broadcasting)의 시대에서 내로우캐스팅(narrowcasting)의 시대로 바뀌어서, 더 이상 ‘브로드’하지 않아요. 유튜브 채널이 다 방송이잖아요. 이런 개인 미디어가 너무나 많아지니까 전선이 없어진 거지요. ‘군중(群衆)’이라는 말도 없어지고 ‘분중(分衆)’이 되어버린 거라고 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광고는 타깃을 잡기 어려운 거지요. 오디언스는 있는데 타깃이 모호해지니까요. 그래서 다들 힘들어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암중모색으로 나온 것이 좀 더 종합적인 브랜딩 커뮤니케이션 같은 툴을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근본적인 솔루션을 찾으려고 하지, 더 이상 광고 자체에만 매달리지는 않는 거지요.
--- 「박웅현_변화하는 환경」 중에서

저는 몰입은 절박함 같아요. 절박함이 없으면 몰입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감 시간 증후군이 있어야 되는 것 같고요. 제가 몰입되는 순간은 늘 몰렸을 때였어요. 아무것도 몰리지 않고, 언제까지 뭘 해야 될 필요도 없고, 아이디어를 내지 않아도 30억이 날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몰입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몰입은 절박함을 원동력 삼아 일어나고요. 절박할 때마다 스파크는 더 세게 일어나요. 몰입이 되는 순간은 진짜 짜릿하죠. 그게 일의 중독 같아요. 그렇게 힘들다가도 몇 번의 경험들, 한 번 집중이 되어 영감이 번쩍하고 떠오를 때, 또는 몇 사람과 대화를 하는데 서로 스파크가 일어날 때, 그럴 때 짜릿함이 커요.
--- 「박웅현_창작이라는 일」 중에서

제 목표는 좋은 어른이 되는 거예요. 주변에 좋은 어른을 많이 만드는 것도 목표예요. 그렇게 될 때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안 되겠죠.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사회운동을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 오늘 하루 가치를 만들었는가, 내가 조금 더 성장을 했는가, 내가 좋은 사람을 만났는가, 오늘 하루를 허비하지 않았나, 무력감에 빠져 있는 건 아닌가,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 수 있나, 이런 걸 끊임없이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런 식의 작은 노력들, 저는 이게 젊은 세대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 「박웅현_창작이라는 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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