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외로운 너는 개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고

파란시선-0147이동
강민영 | 파란 | 2024년 09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2,000
판매가
10,8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46쪽 | 128*208*20mm
ISBN13 9791191897852
ISBN10 119189785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뿌리의 물관을 열어
그 안에 빛을 밀어 넣은 것은 땅이 한 일
작고 푸른 투명한 색이
나뭇가지를 찢고 나온다
나무초리를 뻗어 너를 더듬는다

짐승에는 꼬리
새에는 꽁지
나뭇가지에는 나무초리
너에게는 눈초리

촉수가 닿은 자리
나는 어제 내가 내린 결정이
기쁘지 않다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는 말은 거짓이다
다른 쪽 문을 열면 그곳에도
닫힌 문이 있었다
닫힌 문이 들어 있는 닫힌 문
그 안에 또 닫힌 문

숨바꼭질은 하기 싫어
미로를 헤매는 것도 이제는 신나지 않아

네 눈에 비친 나는
네가 찾던 내가 아니다
내 눈에 비친 너도
내가 갖고 싶은 네가 아니다

푹 꺼진 그 눈동자에는
없는 것들이 가득하다
---「닫힌 문 안에 닫힌 문이」중에서

너의 불길이 번진다면
주기가 끝난 내 몸에는
무엇이 만들어질까

강 건너 마을의 후미진 길 끝
금 간 축대 위의 작은 교회가
발꿈치를 들고 위태롭게 서 있다
부흥이 이루어지지 않아
걸핏하면 부흥회 벽보가 나풀거리는
빈집이 늘어 가는 동네

밤새도록 떠 있는 십자가가
아테네와 폼페이 사이에서
붉은 눈을 껌뻑이며 호객한다

교미 후에 먹히고 싶지 않은 사람은
서둘러 모텔 밖으로 튀어 나가고
골목에는 아이들이 서럽게 울면서 지나간다
그 아이들을 낳지도 않았는데
자궁이 쓰라리다
아이들은 엄마가 있어도
언제나 울음을 터트리지

이제는 울음도 튕겨 내는 이 차가운 자리에
봄빛은 어떻게 새순을 틔우려고 했을까

고목 위에 앉은 새 둥지에서
나이테 켜는 날갯소리가 숲을 흔든다
그 안의 꿈틀거림이 얼마나 크기에
사방 이처럼 환하게 파닥거리는 것일까
나이테 일부를 도려낸 나는
젖은 몸을 탁탁 털어 볕에 널고 있다
---「자궁이 쓰라리다」중에서

네 눈은 차갑고
내 가슴은 쿵쾅거린다
브리지 사이로 빠져나가는 살모사
집요한 활의 움직임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목덜미를 휘감는다

나는 이미 세상의 다른 쪽 길로 들어섰다
고통 속 몸부림이 찾아올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사랑을 깨닫는다

활이 가파르게 움직이고
멍든 버튼이 눌릴 때마다
토막 난 기억이 울부짖는다

불안과 우울이 팽창하자
낮은 탄성은 순식간에 미궁을 헤매고
나는 네 활에 묶여 끌려다닌다
더더 더,
감질나는 갈증
우주 어디에선가 대폭발과 섬광이
있었다고 한다
참았던 숨을 토하자
폭죽이 소멸하며
모공 하나하나에 긴 떨림으로 맺힌다
가까스로,
빠져나왔다

활털 몇 개 끊어진 활이
허공을 긋고 내려오자
과열된 공간이 일제히 일어나
출렁거린다
직립 사이로 터지는 박수

나는 방금
치열하게 사냥을 끝낸
맹수를 보았다

*스테판 하우저(Stjepan Hauser): 크로아티아 출신 첼리스트.
---「스테판 하우저의 알비노니 아다지오」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정련된 혐오의 시대가 우리의 눈앞에 있다. 부정적 감정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가득하다. 내 안에서 태어나 외부와 내부를 찌르는 지독한 힘이 공기 중에 떠돈다. 그러한 상황에서 탄생한 강민영의 시는 ‘나’로부터 주변에 만연한 불화의 순간들을 응시하며 기록한다. 언제나 승리와 이득만을 조명하는 시대에서 고통과 불화를 기록하는 것은 그 부정적 감정을 외부로 터뜨리지 않으려는 시인의 안간힘이다. 이것이 시집이라는 결정(結晶)이 되는 것이라 믿는다. “빠져나오려 발버둥 쳤던/미세한 기포가 있으면/진짜,라는 인증”을 받는 ‘호박(琥珀)’처럼 이 투명하고 단단한 고통은 “천 년 후”를 건너갈 것이다(「호박(琥珀)」). 시인은 죽은 화분을 내다 버리면서, 다시 새 화분을 들일 것이다. 우리의 삶에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좋아지는 게 있다”고 시인은 말한다(「교신」). 지리멸렬한 삶과 고난뿐인 세상에서 시인은 “늑대를 기다리며 해안을 서성거리는 물개/거북이의 눈물을 마시는 나비” 같은 풍경만을 발견한다(「이상한 일」). 이토록 싫고 답답한 세계를 기밀한 눈으로 관찰하는 시인의 눈에는 고통에 앞선 사랑이 도사리고 있다. 모두가 달려가느라 인성이 마모되고 있는 세계를 살아 내면서, 시인은 우리에게 전언을 준다. “빨리 달릴 때는 풀뿌리도 덫”이 되는 세계이다(「졸음운전」). 기울어진 세상을 온전히 보려고 몸을 비틀어야 하는 시인은 고통과 가까울 수밖에 없다. “나이테 일부를 도려낸 나”는 그럼에도 세계의 아픔을 제 것처럼 품는 것이다(「자궁이 쓰라리다」). “한쪽 문이 닫히면/다른 쪽 문이 열린다는 말은 거짓”임을 시인은 체험을 통해 알고 있다(「닫힌 문 안에 닫힌 문이」). 그럼에도 시인은 자신의 허물까지 닦아 세운다. “잘못한 수십 가지 목록을/낱낱이 조회하는 중이다”(「회초리」). 이 고통의 육화가 바로 시인의 존재다. 이렇게 제 고통으로, 존재로 세상의 멸망을 연착시키는 시인이 있다. 시의 고통과 현실의 고통을 오가는 시인의 “겉울음”과 “속울음”이(「매미」) 여기 있다.
- 김건영 (시인)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0,8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