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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eBook

[단독] 이 아이를 삭제할까요?

[ 단독 선출간, EPUB ]
김지숙 | 다른 | 2024년 08월 2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71건 | 판매지수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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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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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08월 21일
이용안내 ?
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
파일/용량 EPUB(DRM) | 52.67MB ?
ISBN13 9791156336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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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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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가장 중요한 건 뭔데요?”
내 질문에 아빠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사람이지. 너희란다.”
--- pp.10-11

아지트는 뱀숲으로 넘어가는 경계와 가까웠다. 숲을 따라 한참 걸어가다 보면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다는 표지판이 나타났다. 표지판 건너편에 있는 숲을 우리는 ‘뱀숲’이라고 불렀다. 누군가 표지판 너머로 걸어갔다가 뱀을 봤다고 소문이 난 뒤부터 그곳의 이름은 뱀숲이 되었다.
--- p.21

“처음 파란 나라를 만든 취지를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왜 이곳을 만들었죠?”
아빠는 대답하지 않았다. 교장 선생님이 다시 말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는 걸 지켜보기 위해서 이 마을을 만들었어요. 우리 마을에 부모 없는 아이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 원칙은, 계속 지켜 나가야 합니다.”
--- p.34

“다들 진지한 척하는 게 웃겨서 말입니다. 사실 우리 부모 ‘놀이’를 하고 있잖습니까.”
누군가가 벌떡 일어났다.
“저 사람 제명해야 해요!”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우주 아빠는 전혀 기죽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평소의 조용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여러분 다 즐기고 있잖아요. 아이들을 입히고 먹이고 잔소리도 해 가면서 부모 놀이를 하고 있잖아요. 아닌가?”
--- p.61

“너, 어른들이 술 마시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고 했지?”
우주네 집에 거의 도착했을 때 우주가 입을 열었다.
“그날 우리 아빠 봤지? 평소에 하지 않던 말을 해. 마음속에 감춰 놓은 진짜 말들. 그리고 슬퍼하기도 해. 슬퍼하는 걸 어떻게 아느냐고? 평소보다 날 빤히 봐. 내 얼굴에 무언가를 숨겨 놓은 것처럼. 그때 바로 어른은 취해 있는 거야.”
“미안해.”
진심이었다. 우주의 아픈 부분을 꺼내게 한 게 후회스러웠다. 우주가 말했다.
“너를 받아 준 건, 네가 이 세계의 일부를 보았기 때문이야. 너를 믿는다는 뜻은 아니야.”
--- pp.77-78

도서관에는 파란 나라 밖의 마을에 대한 백과사전이 있었다. 여러 마을에 관한 정보를 지형, 식생, 기후 등으로 나눠 설명하는데, 어찌나 재미없는지 그걸 끝까지 읽은 사람은 우주 말고는 없을 것 같았다. 어떤 마을은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어떤 마을은 산이 마을 면적의 70퍼센트가 넘었다. 인구나 성비도 나와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우리가 다른 마을에 어떻게 갈 수 있는지 알려 주는 책은 없었다. 그곳 사람들은 어떻게 가족을 이루고,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지 만나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었다. 부족한 부분은 상상으로 메웠다. 산이 많은 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산을 뛰어서 오를 것이다. 바다 근처에 사는 아이들은 숨을 쉬지 않고 오래 잠수할 수 있을 것이다.
--- pp.102-103

엄마가 노래를 부른다.
‘파란 나라를 보았니, 꿈과 사랑이 가득한….’
엄마가 내 볼을 문지른다. 나는 그 촉감이 좋아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 엄마의 몸이 내 몸처럼 느껴져서 떨어지고 싶지 않다. 엄마가 말한다.
“사랑해, 아가야. 사랑해.”
나는 자고 싶지 않지만, 엄마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참을 수 없이 잠이 온다. 엄마는 잠이 드는 내 귓가에 속삭인다. 지구만큼 사랑해. 태양만큼 사랑해. 우주만큼 사랑해. 그 모든 걸 합친 것보다 더 사랑해.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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