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프 씨는 끊임없이 가증스러운 질투를 만들 수밖에 없었을 게다. 그는 속으로 분명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다른 남자들만을 질투하는 자는 행복하다>라고. 나는 그가 기묘한 표정을 지으며 쥴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종종 보았다. 그는 분명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나는 쥴리를 믿을 수 없어. 그녀는 이미 매순간 여전히 나에게서 자기를 앗아갈 것에 지독한 추파를 던지지 않았던가 말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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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 K...... 씨가 커피를 다 마신 다음 코트를 걸치고 다른 곳으로 도망치듯 가버리자마자 나는 서둘러 옷을 입었다. 더 이상 자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상상력의 나래를 펼치지 않더라도 사건은 중대했다. 그 <교활한> 남자가 그날 나와 면담하러 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었던 것이다.
나는 꽤 냉정한 사람이었다. 나처럼 어쩔 수 없이 빈손으로 재산을 모아야 하는 처지가 되면, 귀족이나 영지를 상속받은 사람들과는 달리, 영혼은 굳어지게 마련이다. 나는 평소 부엌살림을 두고 있는 설거지 하는 조그만 방에 가서 선반을 쭉 둘러보았다.
나는 누구에게도 거짓말이라는 꼬투리를 안 잡히고도 설탕, 쌀 심지어는 계피가 떨어졌다고 안심하고 말할 수 있는 형편이었다. (날씨가 추웠던 터라 데운 포도주를 만들어 마시고 싶었다. 보다시피 나는 아무것도 소홀히 하는 법이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아침 이른 시각부터 두 곳의 식료품점과 약국을 갈 수 있었다. 물론 나는 어느 가게를 가야할지 알고 있었다. 주위를 돌아보기 위해서 그리고 빈틈없이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나는 우유통을 버리기로 했다. 나는 우유통을 물 버리는 곳 가장자리에서 부순 다음 그 조각들을 신문지에 쌌다. 그리고 이 조각들을 증거품으로 가지고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