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기 위해 필요한 키워드는 세 가지다. 텅 빈 벽, 공허한 마음, 그리고 아름다움. 책은 마음의 빈 곳을 채우기 위해 아름다움을 훔치는 도둑의 일대기다. 주인공이 절도를 거듭할 때마다 미술관 벽과 진열장은 비게 되지만 비어 있던 그의 다락방 벽과 마음에는 아름다움이 깃들게 된다. 상궤를 벗어난 병적인 아름다움이.
누구에게나 고통의 순간에 도망칠 수 있는 자신만의 세계가 필요한데, 그 세계를 어떤 것들로 채울 것인가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우리가 이 기묘한 도둑을 비난하면서도 이해하게 되는 것은 모두의 마음속에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채우고픈 공허가 있기 때문이리라. 훔치고 싶을 만큼 아름다운 것을 접한 적 있는 모든 이에게 권한다.
- 곽아람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나의 뉴욕 수업》 저자)
기묘한 절도와 기묘한 사랑, 기묘한 인생에 관한 아주 흥미진진한 이야기. 하지만 이 책에 ‘소설 같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소설보다 훨씬 더 기묘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읽는 경험도 몹시 기묘하다. 독자는 주인공의 행태에 절레절레 고개를 저으면서도 분명 몇몇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그의 공범이 되어버리고 만다. 그가 붙잡힐까 봐 겁내고, 아름다움을 온전히 독점하고 곁에 두는 은밀한 시간과 공간을 부러워하게 된다.
그리고 독자는 이 도둑이 미학적 열망 때문에 도둑질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반박하려다 심오한 수수께끼를 맞닥뜨리게 된다. 미학적 열망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 예술 작품은 왜 사람들을 사로잡는 걸까? 예술의 힘은, 그리고 예술은 뭘까? 혀를 내두르게 하는 꼼꼼한 취재와 마술처럼 유려한 문장, 그리고 이런 묵직한 질문들이 결합한 결과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 장강명 (작가)
영화 〈도둑들〉을 만든 영화 감독 최동훈은 언젠가 술자리에서 흥미로운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교수님, 미술관을 관람할 때 여기서 딱 한 작품만 훔친다면 어떤 작품을 몰래 가져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감상해보세요. 그림들이 완전히 다르게 보일 겁니다.” 영화 〈도둑들〉의 영감이 어디서 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정말로, 그 후 내 미술관 감상은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됐다. 몰래 집에 가져가서 평생 나만 훔쳐볼 그림을 찾는다는 건 은밀한 미학적 쾌감을 전해주었다. 다시 팔 수도 없는 장물이라, 오로지 작품과 나와의 관계에만 집중하는 흥미로운 경험은 내게 새로운 미적 욕망을 만들어냈다.
《예술 도둑》은 손에 들자마자 단숨에 읽어내려간 숨 막히는 책이다. 저널리스트 마이클 핀클이 이 책에서 역사상 가장 많은 예술품을 훔친 강도 스테판 브라이트비저를 그린다. 그는 여자친구 앤 캐서린 클레인클라우스와 함께 300여 점의 작품을 훔쳤는데, 그 가치는 무려 수십억 달러에 달한다. 오로지 어머니의 다락방에 비밀스럽게 보관하며 혼자 감상하며 미적 즐거움을 얻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범죄를 도모한다. 《예술 도둑》은 브라이트비저의 삶을 연대순으로 추적하는 38개의 경쾌한 장들로 구성돼 있는데, 핀클은 1997년 강도 사건으로부터 시작해 그들이 어떻게 작품을 훔치고 보관해왔는지 그리고 결국 파국에 이르는지 생생하게 그려낸다.
강도가 그림을 훔치고 몰래 보관하며 즐기고 감상해온 범죄는 흡사 사람을 납치해 지하실에 가두고 결국 살인까지 저지르고 시체를 유기한, 신문 속 끔찍한 살인 사건들과 무척 닮아 있다. 핀클은 브라이트비저의 흉악하면서도 치밀한 범죄 욕망을 통해 어쩌면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지게 된 ‘예술에 대한 소유 욕망’이 도대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예술에 대한 인간의 내밀한 욕망을 가장 비뚤어진 방식으로 탐해온 예술 도둑을 통해 미학과 윤리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성찰하게 만드는 책! 근래에 읽은 가장 흥미로운 예술 서적이다.
- 정재승 (뇌과학자, 《열두 발자국》 《과학콘서트》 저자)
돈이 아니라 정말로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 때문에 미술품을 훔치는 도둑이 있다면 믿어지나? 17세기 북유럽 작품에 특히 매력을 느끼고 도서관에 틀어박혀 독학으로 미술사 공부를 이어간 기묘한 도둑들. 스무 살 무렵부터 300여 점이 넘는 미술품을 훔친 실존 인물 스테판 브라이트비저와 그의 연인 앤 캐서린은 열정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무엇인가를 향한 지극한 사랑. 그런데 왜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축복보다는 삶의 함정과 같은 이 ‘미친’ 사랑을, 죽기 전에 한 번은 꼭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 이세라 (아츠인유 대표, 《미술관에서는 언제나 맨얼굴이 된다》 저자)
이 책은 은밀한 상상을 자극한다. 미술관에 갇힌 예술을 해방하고, 거장의 작품을 곁에 두는 삶. 그 환상을 현실로 만들어낸 어린 도둑의 신념이 지금 우리에게 질문한다. 미학이 윤리보다 우월할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을 울리는 강렬한 작품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 이지안 (미술치료사, 도슨트)
이 도둑은 우리의 마음도 훔친다.
- 뉴요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매혹적인 심리 스릴러. 《예술 도둑》은 프랑스 추리 소설 특유의 긴장감이 있다. 매그레 경감과 명탐정 푸아로가 범인의 뒤를 바싹 쫓는 느낌이다. 책을 읽는 동안 범죄자를 향한 동정심과 혐오감이 공존한다. 그리고 결말은 충격 그 자체다. 핀클은 그야말로 이야기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 잡으면 내려놓기 힘든 책이다.
- 월스트리트 저널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예술 도둑》이라는 책 자체도 자신감 넘치고 역동적이며 타이밍이 절묘하다. 끝없는 긴장과 놀라움의 연속이다. 불가능에 가깝지만 이득은 엄청난 범죄 행각을, 핀클은 그야말로 멋지게 그려낸다. 전형적인 기승전결 구조가 아닌 갈수록 미쳐가는 이야기다. 핀클의 책이 이토록 즐거운 건, 브라이트비저의 도둑질 전략이 한 번도 빠짐없이 미친 짓이라서다.
- 캐스린 슐츠 (《상실과 발견》 저자)
매혹적이면서도 복잡한 주인공의 삶을 놀랍고도 흥미진진하게 그려낸다. 집착과 잘못된 재능에 대한 이야기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 커크 월리스 존슨 (《깃털 도둑》 저자)
환상적이다. 이 실화를 손에 들면, ‘미친 듯이 열정적인 한 남자’가 값진 보물을 훔치고자 ‘어찌나 미친 듯이 범죄를 저지르는지’ 빠져들게 될 것이다. (…) 그러나 소동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그의 어머니와 연인 ─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알게 되는 순간, 이야기는 삽시간에 끔찍해진다. 주인공은 천재 같기도 하고 바보 같기도 한데, 아마 두 가지 모두일 것이다.
- 아마존 ‘올해의 책’ 추천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