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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여자

그녀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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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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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7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123493
ISBN10 8970123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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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여사는 압구정동에 있는 한 백화점으로 갔다. 고급 상품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지닌 아름다움에 대한 안목을 나타낸다. 현 여사는 소연에게 그 안목을 느끼게 해 주고 싶었다. 현 여사의 발걸음이 맨 처음 머문곳은 까르띠에 직수입 상점이었다. 귀한 물건은 그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의 소유가 되는 법이다.
--- p.109
자신감이 되살아났다. 거리낄 것이 없었다. 이제는 그녀로부터 전화가 오든 오지 않든 구애됨이 없이 마음대로 볼일을 보러 다닐 수 있을 것 같았고,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언제든지 여행도 자유롭게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이 세상에서 자기의 마음에 반짝불을 켜주는 그녀가 거기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다. 거기에다 그녀가 자기의 꿈에 눈부신 날개를 달고 비상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도울 수 있겠다는 넉넉한 기분이었다. 어떤 점에서 소연으로 하여금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는 세계에 눈을 뜨게 했고, 번뇌에 시달리게 한 것은 자기 책임이지 않은가. 거리낄 것 없는 그녀의 싱싱한 젊음에다 족쇄를 채운 것은 오히려 자기가 아닌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그녀의 영혼을 감금하고 있다는 자책감이 투명한 물처럼 가슴에 차올랐고, 소연에 때없이 매몰차게 자기를 대하는 것도 마음의 고통이 크기 때문이라고 짐작되었다. 그녀를 자유롭게 놓아준다고 해서 그녀를 잃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 p. 262
가보자. 그 끝에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가볼 수밖에 없을것 같았다. 한 번이라도 그 소리를 들어 본 사람이면, 그 존재의 구석구석으로부터 순한 양처럼 길들여진 다정한 반향이 되돌아 나오리라는 환상을 품게 되지 않는가.
--- p.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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