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함께 일하면 서로 감시하게 되고, 이는 두 집단 모두 이기심에서 벗어나 공동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통치 엘리트 모두가 같은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부패와 사익 추구를 막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에 권력 남용이 더 흔해질 것이다.
--- 「1장 정치인과 관료의 관계가 중요한 이유」 중에서
정치와 행정 관계를 조직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인센티브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통치 엘리트들은 사회 전체를 희생하면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려는 유혹을 받아왔고, 실제로 그럴 기회를 가졌다. 새로운 엘리트라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통치 엘리트들의 인센티브는 그들이 일하는 제도적 맥락에 의해 형성된다. 따라서 탐욕과 기회주의에 대한 인센티브를 약화시킬 수 있는 맥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2장 이론」 중에서
폐쇄형 베버 관료제 가설은 필자 주장과 경쟁하기 때문에 최대한 폭넓게 검증하려고 한다. 먼저 폐쇄형 베버 관료제 가설에 내포된 메커니즘을 논의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적절한 지표를 찾아낼 것이다. 이어 2장에서 언급한 관료제의 두 가지 차원인 규제와 경력 인센티브를 비교한 뒤 100여 개국을 대상으로 국가 간 비교 분석을 실시할 것이다. 다음으로 폐쇄형 베버 관료제 지표와 세 가지 종속 변수, 즉 부패, 정부 효과성, 행정 개혁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다.
--- 「3장 폐쇄형 베버 관료제」 중에서
부패 억제의 핵심은 관료제 규범일까? 즉, 정치로부터 자율적인 공무원은 비공식적 행동 규범을 내면화하기 때문에 자주 옮겨 다니느라 관료 조직의 핵심 가치를 내면화하지 못한 낙하산 공무원보다 덜 부패할지 모른다. 아니면 부패 억제의 핵심은 급여일까? 즉, 능력에 따라 임금을 받는 공무원은 연고에 따라 임금을 받는 직원보다 임금이 높아서 뇌물의 유혹에 덜 빠질 수 있을지 모른다. 아니면 부패 억제의 핵심은 경력 인센티브일까?
--- 「4장 부패」 중에서
왜 어떤 정부는 다른 정부보다 더 효과적일까. 이 질문을 필자가 처음 제기한 것은 아니다. 여러 사회 과학자들이 사회 후생 전반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기여를 하는지 여부에 따라 정부 유형을 여러 가지로 범주화했다. 한 나라의 사회 구조를 관찰하면서 경제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지, ‘개방적’인지, 또는 그 사회의 엘리트가 ‘착취적’인지, ‘포용적’인지 등으로 범주화했다. 이런 범주화는 매우 설득력 있고, 국가의 장기 발전에 대해 많은 통찰을 제공한다.
--- 「5장 정부 효과성」 중에서
공공 부문에서 소유주에 해당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민주주의 체제에서 궁극적 소유주는 유권자이겠지만, 국가 행정의 사실상 소유주는 정부 특히 장관이나 내각 구성원일 텐데, 이들은 공무원의 이익에 반하는 기회주의적 행동을 통해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민간의 소유주와 달리, 내각 구성원들은 공무원이 생산한 잉여를 취할 권리가 없지만, 정치인인 이들은 공공 정책으로 만들어진 잉여로부터 이득을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공공 부문의 관리자는 누구일까? 복잡한 행정 구조에서 ... 공무원의 관리자 직급을 규명한 행정학 연구에 근거했을 때, 국가 행정의 관리자는 영국의 상임 비서관, 스페인의 사무총장과 같은 직위, 즉 국가 행정의 일상적 관리를 책임지는 고위 공무원 또는 고위직이라고 할 수 있다.
--- 「6장 행정 개혁」 중에서
수수께끼의 해답은 관료 제도의 특성이 정치 제도의 특성 못지않게, 혹은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성과가 높은 정부들의 공통점은 국가 기구 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으로 정치인과 관료의 경력 분리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국가에서 정책 과정은 서로 견제하는 두 집단, 즉 정치인과 관료 사이의 투쟁, 긴장, 협력으로 점철되어 있다. 반대로 성과가 낮은 정부에서 정책 과정은 한 집단이 사회 후생을 희생하면서까지 자신이 생각한 최선책을 강요하거나, 아예 독점한다.
--- 「7장 결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