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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였다가 연잎이었다가 구렁이였을

생명 시집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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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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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38g | 125*195*12mm
ISBN13 9788979736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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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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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살고자 했으나
들판의 이름 모를 잡초가 되었어
꽃을 피우기엔
바람이 너무 혹독했지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밑으로만 파고들어
깊어진 속울음
쓰디쓴 눈물이 약이 되었어
하늘을 사랑하다
하늘을 닮은
노란 하늘꽃
바람처럼 살고 싶었지
춤추는 여인이 되고 싶었어
자유로이 떠다니는 구름처럼
홀씨를 품고
하얗게 하얗게
꿈이 되어
날아다녔어
---「강혜성_ 춤추는 민들레」중에서

가풀막 묵정밭에 잊힌 지 오래
올 여름에도 풀벌레들이 알을 슬었습니다
그믐께는 들고양이가 머물다 갔습니다
영도 앞바다는 여전히 수만 년 신탁神託을 낳고 있습니다
빈자리, 하나의 환環입니다

깃든 것들과 깃들 것들로 허공은 늘 완성입니다

냉이꽃이나 냉이꽃 닮은 부처님들
굴뚝새나 굴뚝새를 닮은 예수님들
발치에서 돋는 아파트들로 온몸이 자주 가렵습니다
문득 제자리에 멈출 때 하늘이 커다래지듯
빈자리, 하나의 환幻입니다

기울어진 것과 기울어질 것들로 지평선은 늘 완성입니다

실금 많고 한쪽이 헐어 삐딱한 속을
들여다보는 햇빛, 살아있으므로 들여다보입니다
신선동 샛골목은 매일 신선神仙들을 길러냅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저절로 차오른 기다림으로 조금 더 기울어집니다
빈자리, 하나의 환還입니다

가난한 것과 가난해질 것들로 목숨은 늘 완성입니다

빈자리, 촘촘합니다
---「김수우_ 배불뚝이 장독의 독송」중에서

빗방울은 이파리를 두드린다 비를 튕겨내는 잎사귀 섬세하게 젖어가는 흙과 수분을 만끽하는 생명체 그것을 바라보는 내 눈동자에 비쳐있을 풍경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숨을 쉬고 있을 씨앗들을 생각하면 이 생동감은 나의 몫 이 세계는 땅을 움직여 인간을 기른다 꽃이 피고 식물이 자라고 모든 것들의 동시적 전개를 느끼는 나를 지켜보고 있는 저 풍경은 누구인가 종일 비가 반짝인다 죽은 개를 파묻었다 꽃과 새는 가지에서 가지로 옮겨가며 논다 할머니는 죽어서 접시꽃이 되었고 삼촌은 고양이가 되었나 오래된 할아버지는 내 자식의 눈이 되어 있다 고요는 글썽인다 정원에는 마음먹고 돌아오는 것이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고스란히 귀가 열리고 있다
---「손음_ 고요 속에 파묻힌 정원」중에서

가을이 오자 세월은 멈추었고
겨울이 왔는데도 멈춘 세월은 움직이지 않았다
지난 세월 속에 언제나 그랬듯이
끈질김이 다양함을 이길 수 있다고
스스로 세뇌하며 세월을 달래보지만
볼 수 있는 것만 보아왔고
들을 수 있는 것만 들어왔고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해왔던
인내와 관습의 지난 세월은 이제 더 이상
아무 소용없는 세상이 되었다
세상은 바뀌었는데도 일상은 바뀌지 않으니
계절이 바뀌어도 세월은 동요하지 않았다
아이는 크지 않았고 어른은 늙지 않았고
모두 조금씩 조금씩 굳어만 가고 있었다
아이와 어른의 구분이 없어지고
모든 어제는 모든 내일과 동의어가 되어가니
봄이 와도 사랑은 새롭지 않았고
여름이 와도 생명은 신성하지 않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것일수록
굳어가는 속도로 빨라져 갔고
세상 전체가 화석이 되어가는데도
우리만 모른 채 이렇게 외쳤다
‘와 세상은 너무 빨리 변해 가는구나’
봄이 오니 일상이 멈추었고
여름이 가는데도 가을은 오지 않았다
---「이규열_ 자기 조직화 개론 8-화석일기」중에서

천천히 와서 순식간에 흘러가 버린 발 없는 사랑아
달빛을 머금은 너의 둥근 몸에는 슬픈 부정어 따윈 없었다

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밤새 밀고 밀어 납작해진 몸뚱이로 어둠에 젖은 공터를 기어간다 무심한 나 한 마리가 비틀린 세계로 미끄러지듯 꺼져간다 투명한 살 속에 품은 된소리들 설움 깊은 초록의 혀들로 가녈가녈 기어간다 나 한 마리다

느린 생에는 상스러움이 없다 예리함에 베이는 일도 한 움큼의 우울도 살기殺氣도 없다 밝아서 틈인 너와 잃어서 틈인 나 사이 신의 가슴이 뻐개진 흔적들 나는 스스로를 핥으며 기어간다 목을 길게 빼고서 잘릴 듯 잘려진 듯

나는 본디 달팽이였고 달팽이가 삼킨 풀잎이었고 풀잎이 간지럽히던 흙이었고 흙에 안겨있던 무심無心이었다 땅의 발치에서 느리지만 멈춤 없이 속도 아닌 쪽으로 욕심 아닌 쪽으로 삶은 고작 1g의 무게, 수많은 이빨로 서로의 얼굴을 물어뜯지 않는 천품天稟의 결, 바람이 불어도 대롱대롱 고상한 점액질에 기대어 그저 흔들리고 떠다니는 세상 가장 작은 우주, 달팽이의 가슴에는 땅의 시간을 역행하는 주문은 없었다

고적한 생명 하나가 나를 떠난 날, 정수리에 박힌 못을 뽑고 천천하게 땅에 누워 더듬이로 기어갔다 잘 있다 갑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떠날 수 있게
---「차고비_ 나? 달팽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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