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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심장은 너무 멀어 새빨갛다

신생시선-63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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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25*129*95mm
ISBN13 978899094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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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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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기울이면
가라앉지 못하고 부유하는 곳마다
물소리 들렸다

무거움이 가벼움을 누르고
가벼움이 무거움을 견디는

여름 한낮
물의 무릎을 베고 오수에 든
나른한 꽃 한 채

꿈결에 홀로 물들다
선잠 깨
물소리 듣는다

정강이 적시며 가만가만
네가 내게로 건너오는 몸짓이겠다
한 고비 넘고 있겠다
---「수련睡蓮」중에서

나무들이 서로 촘촘히 끌어안고 싶을 때 저녁이 온다

들판의 까만 염소 울음소리 놓쳐서 저녁은 온다

한낮의 소란도 저물고 저물어서

온통 검보랏빛이어서

안을 들키지 않도록 우리는 불을 꺼야 하나

사랑하는 만큼 멀어져야 하고

얼굴 만지며 말할 수 없어서

나는 사과라 하고 너는 사탕을 그린다

빗물에 푸른 잉크 번지듯 베개를 점령하는 숱한 오해들

꿈속에서는 마음껏 달려도 숨이 차지 않을 거고

별들은 누가 보지 않아도 반짝일 거다

나무들은 굳게 제 자리를 지키고

파스텔화처럼 가장자리가 모호해진

지금은 어디나 저녁이다
---「저녁의 발생」중에서

인디고풀 베어
꼬박 하루를 물에 담가 두었다가
무람없는 발길질로
파랑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

세 살 아이도
등 굽은 노인도
물속에 종아리를 담근다

커다란 구리 솥에서
깨어나 끓고 있는 것은
물속 가라앉은 하늘과
모르포나비 떼의 날갯짓

맞춤한 틀에 나누어 붓고
기다리다 마음 굳히면
마침내 파랑이다

누구나 침울해질 때 있어
골똘히 하나의 색을 바라보면
욕망의 잎사귀도 함께 일렁여

블루데님 블루보틀커피 성모마리아의 길고 낙낙한 겉옷 이브 클라인의 그림 한 점 파라오의 머리카락

어지러워라,
너는 무엇을 걷어차서
파랑을 얻는가
---「파랑을 얻는 법」중에서

비다 몇 년째 비가 내린다 무릎 세워 열쇠를 깎고 있다 섬으로 향하는 배를 짓고 있다 발자국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빗소리에 묻혔을지도 모른다 내 현재에는 바람이 고이고 젖은 새의 날갯짓이 고이고 너무 높아 불가해한 마로니에 꽃향기가 고인다 너는 꼭꼭 숨어라, 어린 쥐가 어둠을 갉아먹듯 나는 내 시간의 중심을 잘라 먹을 테니 미완의 열쇠를 쥐어 본다 차갑다 금속성이다 빗줄기도 금속성이다 벽에 걸린 그림 옆의 그림처럼 끝내 너에게 도달할 수 없을까? 대못이 될지도 모른다 손끝이 자주 떨린다 무슨 비가 이래 원시 토템의 적의인 듯 자비도 없이 양분도 없이 섬까지가 너무 멀다 이 비로 기어코 애인을 잃을 거다 애초에 없던 문 사이에 두고 나는 남겨지겠지 너는 아무렇지 않을 거다 이 열쇠가 결국 완성된다 하더라도
---「열쇠를 깎다」중에서

산길 걷는데
보랏빛 산박하 한 무더기
코끝이 화하여
몇 날 지나도 자꾸 눈에 아른거려

괜한 헛기침으로 어슬렁거리다
그 모습 그 향기 그대로
한 움큼 꺾어 모자 속에 넣었다
붉게 물든 화살나무도 한 줄기
배경이 되어주길 바랐다

화병 속으로 잠깐
자리를 바꿔 주었을 뿐인데
오오, 꽃잎들 우수수 쏟아지고
가는 허리 꺾여
이내 시들어 버렸다
---「탐은 탈의 다른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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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일성은 서정의 동일성이 가져야 할 공리이자 모든 시적 세계의 근원적이고 숨겨진 힘이다. 비동일성을 동일성으로 전화하는 놀라운 아이러니를 겪은 뒤에야 비로소 우리에게 당도하게 되는 것이 서정이다. 이미숙 시인은 이러한 비동일성으로서의 자아와 세계와의 관계를 매우 철저하게 인식하고 이를 시적 형상화하여 보여주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련의 실험시나 (포스트) 모더니즘시만 비동일성에 바탕을 둔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견이다. 되레 서정의 세계관에 충실하면서, 그 세계관을 구축한 아이러니로서의 비동일성에 주목하는 것이 시의 긴장을 부여하고 시적 세계를 더욱 탄탄하게 하는 서정의 바탕을 만들어낼 수 있다. (…) 일반적으로 대상과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대상에 대한 주체의 열망은 아이러니컬하게도 높아져 간다. 이러한 낭만적 아이러니는 시적 주체의 숭고함으로 표현되곤 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미숙 시에서는 거리에 비례한 주체의 욕망이 좌절될 것임을 단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 대상에 도달하지 못할 것임을 알면서도 도달하고자 하는 애씀의 과정을 고백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항상, 시인은 동일성이란 하나의 당위로서, 지향점으로서, 마치 당신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라 가정되는 “섬”처럼 인식하고 있다.
- 손남훈 (문학평론가, 부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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