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이다. 내가 어린시절을 보낸 1970년대만 해도 산업과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요 경쟁력의 상징과도 같았던 석탄과 석유, 즉 화석연료가 불과 반세기만에 인류의 존속을 위협하는 부작용이자, 부담이 되었다. 세계는 탄소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2050년까지 전 지구적 탄소중립을 결의했고, 우리나라 또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도 대비 40% 감축한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선언하였다.
내가 몸담고 있는 인천공항 또한 대한민국의 관문으로서 친환경 에너지 자립 공항을 목표로 아시아공항 최초로 RE100에 가입, 세계의 목표보다 10년 앞선 2040년까지 사용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로드맵 수립을 완료한 것은 물론, 전 세계 공항 관련 유일의 국제인증인 국제공항협의회(ACI, Airport Council International)의 탄소인증평가에서 항공기 운항을 포함해 공항 전 지역의 탄소배출을 저감하고 관리해야 취득이 가능한 Level4의 아시아 최고 등급을 획득하며 세계의 탄소지우기 노력에 궤를 함께하고 있다.
그리고 탄소중립 시대를 열어가고자 노력하는 우리 모두에게 좋은 교재이자 참고서가 될 만한 이 책이 만들어졌다. 15명 전문가들의 꼼꼼한 분석이 돋보이는 연구의 결과물을 한 권의 책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반가운 일이다. 탄소 중립 여정에 좋은 지침서가 되리라. 먼 미래가 아닌 2050년, 불과 반반세기안에 탄소기반의 사회에서 벗어나 우리가 만들어낼 탄소중립의 시대는 또 어떤 격세지감으로 다가올지 그 모습이 기대된다.
2024년 8월
-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
폭염, 폭우 등 극한 기상이 잦아지면서 기후변화 혹은 기후위기는 일상화되었다. 지구가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는 기후과학자들을 해석을 거쳐서 꽤 오래 전부터 소개되었지만 불길이 나에게 닿기 전까지는 강 건너 불이었다. 2020년부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추구가 국제적인 대세가 되고 주요국들이 탄소중립을 명분으로 기술, 산업, 통상 관련 제도와 정책을 쌓아가고 있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공동의 비전이면서 기업, 산업, 국가의 경쟁력과 존망을 좌우하는 과제가 되었다. 탄소중립은 시간 압박이 강한, 인류가 경험한 적이 없는 거대한 난제라 시민, 기업, 정부 다들 당황하고 허둥대고 있다. 한 두장의 그림으로 도식화된 탄소중립 온실가스 배출경로와 에너지 전환 경로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화성에 거대도시를 세우는 것보다 어려운 과제일 수도 있다. 각국 정상들과 지도자들이 틈만 나면 탄소중립을 외치고 있지만 다수의 기후 전문가들은 제 때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탄소중립은 과연 가능한가?
하지만 냉정한 현실주의자라면 상념을 떨치고 당장 실행가능한 기후행동을 전개해야 한다.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 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이 쉽지 않지만 정부는 에너지 정책, 배출권 거래제, 기후대응 기금, 기후공시 등 실행 중인 정책 수단과 제도의 강화를 통해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기업은 기후 기술과 탄소시장, 다양한 감축사업 활용을 통해 녹색경영을 강화해야 한다. 다행히 아직 충분하지는 않지만 정부와 기업은 각각 녹색경제, 녹색경영 전환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달성할 실행가능한 제도적, 재정적, 기술적, 경험적 수단을 가지고 있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다루는 저서가 홍수를 이루는 시기에 경제학자와 경영 전문가들이 차분하고 냉정하게 탄소중립 시대에 정부와 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기후행동을 강화하는 현실적이고 세부적인 수단과 방안을 소개하였다. 이 책은 현장에서 녹색경제와 녹색경영의 길을 찾는 공직자, 기업인들이 세부 이행 수단과 개념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판단과 행동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탄소중립 달성에 유의미한 기여를 하고자 공부하고 경험을 쌓는 대학원생, 연구자, 유관분야 종사자들에게도 적합하고 유용한 교재이다. 이 책의 발간을 계기로 행정과 경영 일선에서 기후행동을 개선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기술적이고 실용적인 저술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2024년 8월
- 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
예상하지도 못하고 전례도 없던 새로운 리스크(risk)는 우리 사회의 주변에서 어느새 핵심부로 깊숙이 들어서곤 한다. 디지털 전환과 더불어 지속가능성 전환이 마치 쌍둥이처럼 동시에 진전되어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그 진행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깊어지며 넓어지는 듯 하다. 그러니 뭐든지 똑똑한 AI에게 잘 물어보면, 그렇듯 한 답을 술술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그러면, “탄소중립은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답이 술술 나올 수 있을까? 가능하다면 언제 어떻게 가능할지 또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러할지 등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잇달아 해도 속 시원한 답을 얻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 같다. 정량적이기도 하고 정성적인 내용을 함께 살펴 봐야할 아주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지속성장 연구회에서 그동안 연구한 결과를 책으로 발간하는 소식을 접하며, 그 책에 우리가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이 있고 그 답으로 가는 지도가 있고 길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연구회 회원들께서 각고의 노력 끝에 탈고한 원고를 활자로 앉힌 초벌 파일을 받아 한 장씩 넘기며, 탄소중립과 녹색경제, 탄소중립 인프라와 녹색금융 그리고 녹색경영과 국제거래 등 3개 파트로로 구성된 16개 장은 마치 대학에서 한 학기 16주 강의 편성과 같아 하나의 완벽한 코스웍을 공부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읽어가면서 시험이나 과제 그리고 퀴즈로 다룰만한 사항에 별표도 그려보고 밑줄도 그어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느낀 이 책의 몇 가지 특징을 세 가지(3V)로 정리해 보았다.
첫 째는 가시성(Visibility)이다. 이 책에서 접하게 되는 데이터와 자료, 그림과 표를 통해 탄소중립을 시각적 서술을 하고 있기에 막연하고 모호하고 아련한 사항이 비교적 손에 잡힐 듯하다. 연구자들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를 짐작하기에 도움이 되며, 그래서 이 책에서 제시한 화두인 “탄소중립은 가능한가”에 대한 답에 해당하는 이미지가 도출되는 듯 하다.
둘 째는 가치(Value)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는 점이다. 이제 탄소중립은 시대정신이 되고 있는 듯 하다. 누구를 위한 것이며 무엇을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 가치판단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할 필요성과 당위성을 잘 설명하고 있다고 하겠다. 탄소중립은 모든 사람과 기업과 조직의 책임이라고 하겠다.
셋 째는 우리에게 비전(Vision)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탄소중립연구회에서 축적한 지식을 기반으로 탄소중립의 가능성을 진단하고 그와 관련된 주요 이슈를 다각도로 분석하여 시사점을 제시하였다는 점이 주목된다. 탄소중립과 관련된 이론적 분석은 물론 포스코를 비롯한 관련 실제 사례를 통해 기업과 조직의 실행 방안을 가능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한국경영학회의 비전 2030인 “Leading Future Agendas of Business and Society”에 적합한 시의절절하며 미래지향적인 연구를 수행하신 모든 저자분들의 노고와 열정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좋은 책을 먼저 읽고 여러분께 추천의 글을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김주태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통해 궁금하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시기를 바란다.
2024년 8월
- 김연성 (한국경영학회 회장 김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