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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4년 09월 13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152*225*30mm |
| ISBN13 | 9791170487500 |
| ISBN10 | 1170487505 |
앉은뱅이 꽃 그 향기
이흥렬 저
|
생각나눔
|
2024년 09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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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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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은 장애가 나타나 말은 물론 손가락 하나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 되고 말았다.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어린 시절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모든 아이들은 다 나와 같이 그렇게 커 가는 줄 알았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병신이라는 말을 해도 그 뜻이 나쁜 말이라는 것만 무의식적으로 느꼈을 뿐, 얼마나 비극적인 인생이라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게 보내고 있는 사이에 어머니는 그 의원을 찾기 위해 보따리 장사꾼이 올 적마다 수소문하려고 물어보기도 하고 오는 장사치들마다 밥도 먹여 보내면서 찾아봐 달라고 했지만 허사였다. 결국, 땅을 치고 후회하며 할머니에게 원망도 했지만, 나의 몸을 고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내가 네 살 때 아버지를 따라 대구로 이사 오는 날 차 안에서 아버지가 어머니를 보고 나를 버릴 수만 있다면 버리고 오고 싶다고 했단다.
--- p.19
아침 식판을 가지고 왔는데 보니 어제와 똑같이 말도 못 할 정도로 형편없는 식판이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울 때 꽁보리밥이지만 된장국, 김치는 제대로 먹었는데 식판에 놓인 것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국이라고 나온 것이 시래기 푹 삶아 된장 조금 풀었고 김치는 숨죽인 배추에 고춧가루 조금 뿌린 것이었고 멸치도 쪘는지 삶았는지 물컹했고 그나마 제대로 나온 것이 계란말이였다. 그 계란말이도 1주일에 한두 번 매번 다르게 나오는 반찬이기는 하지만 하나도 제대로 된 반찬은 찾아보기 드물었다. 결국, 한 끼의 양으로 종일 먹으며 보름을 버티다 온몸은 살이 다 빠져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고, 굶어 죽지 않으려면 먹어야 했다. 한 달쯤 지나자 그 밥도 더 달라고 총무님께 편지를 썼다. 이 시기에 「앉은뱅이꽃」 시를 썼다.
--- p.114
어둔 세상에서
별처럼 살려고 했으나
내 모습 너무 작아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허허로운 황무지에
달처럼 살려 했지만
내 빛이 약하여
이 많은 아우성에 어떤 미소여야 하나요
또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별일 줄 알면서도
내 영혼은 어디에서 배어나는
푸른 노래 소리
길고 긴 기다림의 순간을 위해
사랑에 겨운 내 노래는
어느 빛 어느 가슴으로
향해야 하나요
--- p.19
아침 식판을 가지고 왔는데 보니 어제와 똑같이 말도 못 할 정도로 형편없는 식판이어서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울 때 꽁보리밥이지만 된장국, 김치는 제대로 먹었는데 식판에 놓인 것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다. 국이라고 나온 것이 시래기 푹 삶아 된장 조금 풀었고 김치는 숨죽인 배추에 고춧가루 조금 뿌린 것이었고 멸치도 쪘는지 삶았는지 물컹했고 그나마 제대로 나온 것이 계란말이였다. 그 계란말이도 1주일에 한두 번 매번 다르게 나오는 반찬이기는 하지만 하나도 제대로 된 반찬은 찾아보기 드물었다. 결국, 한 끼의 양으로 종일 먹으며 보름을 버티다 온몸은 살이 다 빠져서 몰골이 말이 아니었고, 굶어 죽지 않으려면 먹어야 했다. 한 달쯤 지나자 그 밥도 더 달라고 총무님께 편지를 썼다. 이 시기에 「앉은뱅이꽃」 시를 썼다.
--- p.114
어둔 세상에서
별처럼 살려고 했으나
내 모습 너무 작아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허허로운 황무지에
달처럼 살려 했지만
내 빛이 약하여
이 많은 아우성에 어떤 미소여야 하나요
또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별일 줄 알면서도
내 영혼은 어디에서 배어나는
푸른 노래 소리
길고 긴 기다림의 순간을 위해
사랑에 겨운 내 노래는
어느 빛 어느 가슴으로
향해야 하나요
--- p.14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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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렬 시인의 삶을 한 오라기 한 오라기 읽어가며 부끄러움은 더해만 갔다. 우리 모두가 이흥렬 시인의 삶을 더 경험하고, 더 읽고 해야 하는 이유다. 부끄러움에서 출발해 진심으로 함께 살아가는 최소한의 윤리를 깨닫고 실천하기 위해서이다. 그의 자서전은 한 인간의 인생 이야기 그 이상이다. 모든 인간이 자신의 숨겨진 부끄러운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힘 있는 철학서이다.
이 추천사로 이흥렬 시인을 다 말할 수 없다. 이 책이 주는 감동을 그대로 표현할 길이 없기도 하지만 그가 온몸으로 하고 있는 말을 생생하게 전할 방법은 더더욱 없다. 마음을 열고 직접 그와 대화하기를 권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작게나마 뭔가 실천하려는 마음으로 그를 만나기 바란다. 이흥렬 시인과의 만남은 우리 자신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길이 될 것이다.
이 추천사로 이흥렬 시인을 다 말할 수 없다. 이 책이 주는 감동을 그대로 표현할 길이 없기도 하지만 그가 온몸으로 하고 있는 말을 생생하게 전할 방법은 더더욱 없다. 마음을 열고 직접 그와 대화하기를 권한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작게나마 뭔가 실천하려는 마음으로 그를 만나기 바란다. 이흥렬 시인과의 만남은 우리 자신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길이 될 것이다.
- 김익한 (『거인의 노트』 저자, 기록학자)
작가는 ‘앉은뱅이 꽃’이다. 홀씨가 날아가 앉은 자리가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 해도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워 홀씨를 퍼뜨리는 민들레처럼 자신이 처한 환경이 어떠하든지 간에 자기만의 방식으로 향기로운 삶을 피워 주변을 환하게 밝히는 사람이다.
다른 이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내기가 힘든 중증 장애인이면서도 오히려 아주 작은 자신의 것도 나누지 못해 안달하고 있는 몸서리치도록 치열한 이흥렬의 일상, 그 행동의 행간이 경외롭다. 삶이 고달프고 힘겹지만 포기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희망과 목표를 위해 도전하고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깨기 위해서 온몸으로 투쟁한 당신의 삶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토록 치열한 ‘이흥렬’을 읽으며 이흥렬의 늪에 빠진다. 그의 늪은 죽음의 늪에서도 일어서는 문학의 향기로 일어서기에 그를 집고서 나의 삶을 세울 힘을 얻는다.
다른 이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내기가 힘든 중증 장애인이면서도 오히려 아주 작은 자신의 것도 나누지 못해 안달하고 있는 몸서리치도록 치열한 이흥렬의 일상, 그 행동의 행간이 경외롭다. 삶이 고달프고 힘겹지만 포기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희망과 목표를 위해 도전하고 사회의 편견과 차별을 깨기 위해서 온몸으로 투쟁한 당신의 삶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토록 치열한 ‘이흥렬’을 읽으며 이흥렬의 늪에 빠진다. 그의 늪은 죽음의 늪에서도 일어서는 문학의 향기로 일어서기에 그를 집고서 나의 삶을 세울 힘을 얻는다.
- 이시형 (교수,사단법인 세로토닌문화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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