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서는 새로운 ‘부의 증식’이 필요하지만 그 ‘부의 증식’을 위해 현재로서는 신금융자본주의와 레버리지 확대를 통한 방식을 고수하기엔 많은 국가경제가 더 이상 이를 용인하려 들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소비 수준이 감소할 때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그 무엇’이 미국으로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영국의 ‘브렉시트(Brexit)’는 그러한 차원에서 실패한 정책이다. ‘유럽경제에서 영국의 패권은 바야흐로 석양에 비쳐진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미국은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동맹정책에 대한 우려와 보호주의무역 정책을 통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대선 슬로건이 큰 파괴력이 없다는 가정을 갖게 하는 한 배경이기도 하다.
--- 「새로운 5년의 변화와 관련한 거시적/미시적 질문들」 중에서
비록 미중관계는 과거 구소련과 미국관계처럼 이데올로기적 상극체제는 전개되지 않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최근 몇 년간 양국 관계에서 새로운 지정학적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서로의 세계관을 깊이 의심하고 적대적인 다극적 세계에서 공존하고 있다. 동시에 두 나라는 서로를 압도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두 나라는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피하면서도 양국 간 경쟁을 다른 영역으로 확산시키고 있다는 점에 대해 우리는 이러한 지정학적 상황을 ‘신냉전’이라고 부른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적 노력이나 외교적 성과가 모두 미국의 이익에 해롭다고 간주해서는 안 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핵 확산, 기후 변화, 채무 구제와 같은 많은 글로벌 도전 과제는 중국이 해결의 일원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고 강조해야 한다. ‘자국의 경제적 편익이 타국의 경제적 비용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통해 국부를 구축하는 국가경제로서의 역할을 강조해야 한다.
--- 「미중 간 새로운 냉전을 세계는 대비해야 하나?」 중에서
남중국해 지역에서 미중이 충돌하며 불안한 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동해 지역 역시 남중국해와 같은 양상이 전개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난 시기에는 차단되어왔던 중국의 해상 영향력이 동해지역에도 미치게 된다면 러시아 연해주 지역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은 자명하다. 러시아로서는 중국을 믿을 수 없으며, ‘언제든지 중국이 동해안 해군 전력을 통해 러시아의 동부 영토를 점령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기엔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동맹 체제에서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압박이 강화될수록 ‘중국이 북중러 체제에 동참해야 한다’는 당위성은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중국의 동해 출해권 확보가 현실화할 경우에는 동해를 비롯한 동북아 안보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뀌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중국의 진출과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견제와 압박은 거세질 것이며, 중국의 해상력 확장으로 인한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 「한반도의 지정학적 가치,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다」 중에서
해리스는 미국 유권자들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공화당과 트럼프가 지난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해 민주당 정부를 비난하는 가장 핵심 사안이다. 하지만 바이드노믹스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둔화로부터 미국을 구출하고 기록적인 일자리 성장을 이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데는 사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0년 대선 당시 해리스는 중산층과 노동계층 가정이 생활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부부당 연간 최대 6천 달러의 환급 가능한 세금 공제를 제안한 바 있다. ‘LIFT the Middle Class Act(중산층을 위한 생계 보장법)’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납세자들이 매달 최대 500달러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 가족들이 높은 이자율의 급전 대출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 「미국 대선의 승부처는 중산층 유권자들의 향배」 중에서
2024년 이후 세계경제 전망을 다루는 데 있어 핵심 열쇠는 무엇일까? 경제적 내생변수로는 다음과 같은 4가지를 꼽을 수 있다. 즉 첫째, 미국경제의 성장 속도, 둘째, 미국의 소비자 물가, 실업률 및 고금리 체제의 전환 가능성, 셋째, 대선 이후 미국과 중국 간의 새로운 무역 마찰과 이에 따른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의 정도, 넷째, 유가 및 국제 원자재의 공급사슬 안전과 가격 안정이다. 그리고 경제적 외생변수로는 지정학적 요인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진행 정도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세계경제는 팬데믹 이후 3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팬데믹 이전 글로벌 경제가 가졌던 ‘망(network)’에 대한 신뢰, 즉 글로벌 공급사슬 및 가치사슬을 다시 복원하는 데 있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향후 세계경제는 이제 새로운 방향 전환이 없다면 ‘기회의 낭비’가 될 수 있다.
--- 「2025~2029년 세계경제 전망」 중에서
전 연준의 이코노미스트 클라우디아 삼(Claudia Sahm)은 자신의 ‘삼 법칙(Sahm rule)’에서 실업률의 3개월 평균이 이전 1년 동안의 최저 3개월 평균보다 0.5%p 이상 상승하면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간주한다. 최근 3개월 동안 실업률 평균은 4.13%로, 지난 1년 동안의 3개월 평균 최저치인 3.6%보다 0.53%p 높은 수치다. 하지만 이는 통계적 규칙일 뿐 경제 규칙처럼 반드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2024년 8월 2일 미 증시의 급락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 속내를 찾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첫째, 지표 그대로 미국경제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에 따라 이 현상이 나타난 지 1년이 지나면 반드시 경기 둔화가 올 확률이 100%라는 점에서 피할 수 없는 선제적 신호다. 둘째, 미 연준에 대한 월가와 사람들의 강력한 요구 조건이 강화되었다. 즉 금리를 0.5%p 인하하라는 것이다.
--- 「2025~2029년 미국경제 전망」 중에서
중국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위협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투명한 정산이 필요하다. 중국의 지방 정부는 산업 지구, 리조트, 교통 시스템 및 주택 프로젝트를 건설하기 위해 회계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부채를 최대 11조 달러까지 쌓아왔으며, 이 중 많은 프로젝트는 실패했다. 중국 공산당은 2019년 초 그들이 계획한 공업 도시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경제는 번창하고 있었고, 새로운 산업 지구가 자고 나면 생겨나고 있었으며, 고가 경전철 시스템이 형성되고 있었다. 하지만 숨겨진 비장의 카드는 그 누구도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의 수많은 도시들이 나름 성과를 내기 위해 경제 개발 프로젝트를 위장한 회계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수조 달러의 부채를 쌓아왔고, 이 불투명한 자금은 중국이 세계의 부러움을 사게 만든 효모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 「2025~2029년 중국경제 전망」 중에서
A&D 기업들은 변화하는 인력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보상 외의 전략을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국 A&D 산업의 연평균 급여는 10만 8,900달러로, 전국 평균보다 약 55%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Z세대 직원들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면서 주목할 만한 경력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임무 중심의 마케팅 캠페인을 통해 인재를 유치하고, 직원의 가치와 회사의 가치가 일치하도록 더 전략적인 채용을 진행한다. 그렇다면 현재 근무하고 있는 인재를 유지하는 일은 어떻게 할 것인가? 상당수의 신입 채용에도 불구하고, 2023년 8월 기준 제조업에서의 구인 공석은 여전히 60만 4천 개였다. 또한 자발적 퇴직이 총 이직의 약 68%를 차지했다. A&D 산업은 직원들에게 특정 교육 기준과 보안 승인을 요구하는 기준과 기대치가 높다. 이는 특히 퇴직자 수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재 유지에 집중할 필요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 「우주항공 및 방산 : A&D 산업의 4가지 트렌드」 중에서
미 대선 결과, 카멀라 해리스와 도널드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된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재정 및 통화정책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즉 통화정책에서 금리 인하가, 재정정책에서 미국경제의 활황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적자 행진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히 한때 작은 정부를 주장하던 레이건 전 공화당 대통령 시대와 달리 트럼프 전 정부에서도 큰 정부를 지향한 점을 감안할 때 반도체지원법(CHIPS ACT)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기후환경 등에 대한 보조금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가정아래 미국 정부의 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는 130%선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시나리오 1에서 8까지 해리스 정부와 트럼프 정부 등 각각의 경우 금리 인하와 재정 적자의 불가피성으로 인해 근본적인 정책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트럼프는 좀 더 친기업정서, 동맹에 대한 비용 부담 요구권,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한 상대적으로 강한 드라이브 정책 등이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시나리오별 2025~2029년 연평균 미국의 GDP 성장률은 2%대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경제는 향후 1~2년간 통화 긴축과 함께 재정팽창정책을 국내 부동산 개발, 그림자 금융 및 LGFV 부실화를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거시경제 정책기조는 2029년까지 5년 연속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2025~2029년 한국경제 시나리오 1~12」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