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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우리는

그래도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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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02쪽 | 226g | 124*188*10mm
ISBN13 9791196660369
ISBN10 119666036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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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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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잠시나마 자기가 얄밉게 생각하고 무시했던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장갑에 가려 보이지 않던 그들의 손도 따뜻한 시선으로 응시했다. 마늘을 움켜쥐고 단숨에 하늘 높이 뽑아 올리던 그들의 손이라, 참으로 거대한 힘을 지닌 듯 단단해 보였다. 일당 봉투와 마늘 한 접씩 쥐고 있는 그들의 손은 당당하고도 보람찬 하루를 증명하고 있었다. 저물어가는 저녁 하늘을 배경으로, 단단한 두 다리로 대지를 딛고 서 있는 위대한 여신 같은 그들의 모습을 그녀는 앙망하듯 쳐다보았다.
--- pp.31-32 「거친 손」중에서

장마가 시작되면, 할머니는 어느 날 문득 하던 일을 치우고 길을 나서기 시작했다. 물론 그 길 위에 작정된 계획이 있거나 그 행보에 대한 나름의 정보가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저 할머니는 할아버지한테 들었던 사람들의 이름을 기억하며 그 기억을 따라 다녔고 할아버지가 머물렀음직한 곳을 찾아 헤매고 다니기 시작했을 것이었다.
--- p.50 「우아한 틀니」중에서

너무나도 오랜 기다림 끝에 할머니는 할아버지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지도 모를 자신에 대해 전전긍긍하며 자신감마저 조금씩 잃어가고 있던 것이었을까. 그리고 정말 그 후로 할머니의 기억력은 하루가 다르게 소진되어갔다. 할머니는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해서 그만 둔 행각에 대해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우리의 무수한 추측을 방기한 채, 트랜지스터라디오와 함께 아득히 먼 자신만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 p.58「우아한 틀니」중에서

친구의 손에 의해 둔중한 피아노의 뚜껑이 열렸다. 새까만 뚜껑 속에는 순백의 건반과 오닉스처럼 빛나는 검정색 건반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장엄하고도 매력적이었다. 그 아름다운 피아노는 그녀로서는 도저히 가질 수 없는 세계의, 사물이라기보다는 그냥 하나의 관념이 형상화된 초현실적 오브제일 뿐이었다. 그것들은 그녀를 아득한 환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것 같았다.
--- p.81 「삼분의 일 박자」중에서

검진 결과는 이미 아는 바대로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치명적인 병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백화점처럼 성인병이란 병은 종류대로 다 ‘나쁨’ 수준에 가 있었다. 그녀는 크지도 않은 자신의 몸에 그렇게 많은 병들이 잠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암담하고도 두려웠다. 더구나 혈관 나이는 80세에 가깝다고 해서 절망스러웠다. 의사는 이제 나이가 나이니만큼, 병도 아픔도 친구처럼 생각하고 조심조심 몸을 다독거리며 살아야 한다고 했다. 위로 같지도 않은 의사의 말이 그녀의 감정을 더 상하게 했다.
--- pp.109-110「황혼 육아」중에서

분노는 어느덧 어둡고 무거운 슬픔으로 변해 그녀를 한없이 비루하게 만들고 허무감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 자신도 거칠게 밀려드는 감정의 격랑을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선아는 여전히 가위를 휘두르며 연두색 조각들을 더 잘디잘게 저며 내고 있었다. 연둣빛 파편들이 점점이 어지럽게 널브러졌다. 드디어 그녀는 움직이던 손을 멈추고 가위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얇게 베어낸 가죽 파편들 위로 몸을 길게 늘어뜨리고 드러누웠다. 잠시 늑골이 위로 치켜 오르는 것 같더니 울컥 눈물이 솟구쳤다.
--- pp.141-142 「마스크」중에서

선아는 오늘도 마스크를 사러 방문을 열고 슬리퍼를 질질 끌며 네 개의 계단을 올라섰다. 그리고 골목길로 나섰다. 요즘의 그녀로서는 방문을 나서는 유일한 외출이었다. 저물어가는 햇살이 선아의 눈을 찔렀다. 그녀는 한껏 얼굴을 찡그리며 천천히 한 걸음 앞으로 오른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그 다음 왼발을 들어 올려야 하는데 다리가 너무나도 무겁고 저려왔다. 점차 무채색으로 변해가는 저녁노을빛이 어깨를 찍어 누르듯 내려앉고 있었다.
--- p.148 「마스크」중에서

천막 안 전시장에는 희미한 주광색 불빛이 가득했다. 관객이라곤 단 한 사람도 없고 다만 예술제 관계자인 듯한 사람이 마스크를 쓴 채 둥근 테이블에 방문자 명단책과 열체크란을 놓고 앉아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수는 그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 그 사람은 수를 한 번 힐끗 올려다보더니
“둘러보세요.”
라고 짧게 한 마디 던지고는 다시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 p.165 「그래도 우리는」중에서

그 때 갑자기 하늘이 우르르 울더니 다시 비가 쏟아져내리기 시작했다. 빗방울이 굵어지고 천막이 흔들렸다. 텐트는 쏟아지는 빗방울을 다 받아내 빗소리를 증폭시켰다. 거칠어진 빗줄기가 허공에서 부서지며 알전구의 빛을 받아 금빛 가루가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녀의 얼굴 위에도 빗방울이 흩뿌렸다. 그 순간 울컥, 설움이 치밀어 오르면서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그녀의 얼굴 위를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 p.170 「그래도 우리는」중에서

더구나 나는 그림으로 먹고 사는 전업 작가이다. 그림을 못 팔면 먹고 살 수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생각은 아예 하려고 엄두조차 내지 않는 것 같았다. 자기들은 직장에 나가 일하고 그 대가로 월급 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화가가 그림을 그려서 그걸로 생계를 이어가는 것은 이해하지 못하는 셈이었다. 아니 아예 이해하려는 발상 자체가 없어 보였다. 그림 그리는 행위를 여기(餘技)로 여겼던 조선시대 문인들의 오랜 관습 때문인지, 사람들은 내가 하는 작업과 작품을 그저 하나의 취미활동이나 재주로 볼 뿐인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그림 값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시정잡배의 도발처럼 생각하며 불편해 하고, 때로는 뭔가 자기들을 무시하거나 가깝게 여기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끈질기게 그림의 값을 따져서 이야기했다.
--- pp.180-181 「작품비」중에서

눈길은 수많은 빛깔을 무채색으로 응축하며 겨울바람의 거친 소리에 담긴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세상의 얽히고설킨 모든 인연은 다 눈 속에 파묻혀 순백으로 승화되었다. 산죽은 그 침묵의 품에 안긴 채 고개를 내밀어 자신의 존재를 오롯이 발현하고 있었다. 새하얀 눈빛 속에 처절할 정도로 푸르렀던 산죽은 시린 고독 속에서도 청청함을 자랑하듯 했지만, 동시에, 하필 그 혹독한 겨울에 그 곳에 있어야 하는 거역할 수 없는 존재의 부조리함을 온몸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가슴이 저리고 슬펐다.
--- pp.184-185 「작품비」중에서

수채화가 걸려있던 자리가 휑뎅그렁했다. 그 텅 비어있는 공간이 엄청 크게 보였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론 시원하기도 했다. 사실은 전시회를 준비하는 내내 선생님의 부탁이 내 마음을 떠나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나를 잘 이해하는 선생님이 힘들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현실과 타협해 가는가 싶어 나 자신도 싫었다.
--- p.193 「작품비」중에서

그 밤 나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감정에 휩싸여 눈물을 줄줄 흘리고 소리 내어 징징 울면서 강물을 따라 밤길을 오래도록 걷고 또 걸었다. 강물은 강변을 따라 꺼져가는 불빛과 함께 모든 색채를 머금은 채 서서히 무채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 p.196 「작품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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