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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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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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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 예정일 미정
쪽수, 무게, 크기 520쪽 | 764g | 153*224*35mm
ISBN13 9788901152219
ISBN10 890115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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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예일대학교에서 오랫동안 진행해온 죽음에 대한 강의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 강의는 ‘열린예일강좌(Open Yale Course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모두 녹화됐다. 이 강의에서 내가 했던 모든 이야기들이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이 책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강의를 책으로 펴내기 위해 원고를 수정하면서 중복되는 내용을 뺐고, 실수를 바로잡았으며,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은 곳에서는 설명과 논증의 방식을 바꿨다. 지나치게 장황한 논의는 간략하게 다듬었다(특히 플라톤에 관한 내용은 대폭 줄였다). 그리고 강의의 순서와 사례도 함께 고쳤다. 하지만 실제 강의의 자연스러운 말투와 분위기는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다. 물론 죽음은 심각한 주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끝까지 무거운 학술적 분위기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죽음에 관한 책이자 삶에 관한 책이며 동시에 철학에 관한 책이다. 이 말은 죽음에 관한 기존 책들과는 사뭇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우선 나는 이 책에서 절대로 다루지 않을 내용들을 언급하고자 한다. 즉, 죽음을 주제로 한 책이라면 당연히 다루고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내용들 중 이 책에는 들어 있지 않는 것들을 먼저 밝혀두고자 한다.
죽음 또는 죽음이라고 하는 현상에 관한 심리학적·사회학적 질문들에 대해 말해보자. 가령 죽음에 관한 책들 대부분은 ‘죽음에 도달하는’ 과정이나 ‘인간은 모두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가까운 이의 죽음과 그 슬픔의 장면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미국의 장례 산업, 죽음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 죽음을 외면하려는 여러 가지 방법들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 모두 대단히 중요한 주제임에는 틀림없지만, 이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죽음과 관련해 대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을까? 우선 죽음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때 떠오르는 철학적인 질문들을 다뤄볼 것이다. 가령 “죽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와 같은 질문에 대해 생각해볼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먼저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볼 것이다. “우리는 어떤 존재인가?”, “인간의 실체는 무엇인가?”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영혼이란 게 정말로 존재하는가?”
이 책에서 나는 ‘영혼(soul)’이라는 표현을 일종의 ‘철학적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둔다. 여기서 말하는 영혼이란 정신적 존재, 즉 육체와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존재를 의미한다. 이런 영혼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우리는 비물질적인 영혼, 즉 육체적 죽음 이후에도 살아남을 그런 존재를 갖고 있는가? 만약 영혼이 없다면 이는 죽음의 본질과 관련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우리가 세상을 떠나는 순간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 pp.6-7

일요일 새벽 3시에 갑자기 신이 나타나 내 영혼을 다른 영혼으로 바꿔놓았다. 신이 내 몸에 새로운 영혼을 불어넣고, 그 새로운 영혼에 나의 모든 기억, 믿음, 욕망, 의지를 심었다. 다음날 아침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내 침대에서 누군가가 깨어나 이렇게 말할 것이다. “좋은 아침이네.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한 날이야(실제로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종종 이렇게 혼잣말한다).” 그런데 과연 이 사람이 나일까? 사실 그는 셸리 케이건이 아니다. 영혼 관점에 따르면 그는 다른 사람이다.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영혼 이론을 기반으로 셸리 케이건이 되기 위해서는 내 영혼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 속에서 그는 다른 영혼을 갖고 있다. 내 영혼은 일요일 새벽 3시에 내 몸으로부터 빠져나갔고, 그 자리에 새로운 영혼이 들어왔기 때문에, 그는 내가 아니다. 내 침대에 어떤 사람이 있다. 그는 금방 태어났고 지금부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셸리 케이건과는 분명히 다른 사람이다. 영혼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의 의미를 생각해보자. 일요일 새벽에 신이 홀연히 내 앞에 나타나 내 영혼을 바꿔치기하면서 원래의 영혼을 파괴했다면 나는 죽은 것이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 깨어난 그 사람은 내가 아니다. 물론 그는 스스로 나라고 믿고, 아니 자기가 다른 사람인 줄 전혀 모른 채 이렇게 말할 수도 있다. “오늘도 죽음에 관한 글을 계속 써야지.”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영혼이 다르므로 그는 내가 아니다. 그는 착각에 빠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자신이 착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믿음과 욕망 그리고 기억들을 차분히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영혼 관점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아니다. 계속 말하지만 영혼 관점에서 인간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핵심은 동일한 영혼을 갖는 것이다. 그는 분명히 내가 아니다. 하지만 영혼이 같은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셸리 케이건의 모든 기억, 믿음, 욕망, 의지를 주입받았기 때문에 자기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챌 도리가 없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여러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한다. “혹시 어젯밤에 내게도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아닐까? 아니라면 어떻게 확신할 수 있을까?” 여러분은 아침에 일어나 자신이 어제 이 책을 읽고 있던 바로 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어젯밤에 신이 여러분의 영혼을 파괴한 뒤 새 영혼을 불어넣고 그 영혼에 과거의 모든 기억과 믿음, 욕망, 의지 등을 그대로 심어놨다면, 어제 이 책을 읽고 있던 여러분은 이미 죽은 것이다. 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은 방금 태어난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이다. --- pp.169-170

경험 기계에 연결돼 살아가는 삶에 대해 상상해보자. 우리가 원하는 최고의 경험들을 데이터파일로 다운로드해 마음대로 경험해볼 수 있다고 하자. 가령 위대한 소설을 쓰는 경험을 선택했다면 여러분은 이제 밤을 새워 글을 쓰고, 줄거리를 고치고, 원고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던지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초고 파일을 컴퓨터에서 몽땅 지워버리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최고의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여러분은 생생하게 체험할 것이다. 또는 암을 정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경험을 선택했다고 해보자.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놀라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 억제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아니면 환상적인 석양을 감상하거나 이국적인 곳을 여행하는 경험을 선택했다면, 정말로 그런 경험을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경험 기계 속 인생이다.
이제 생각해보자. 여러분은 이런 삶을 원하는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경험 기계 속에서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여기서 보충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영화 〈매트릭스(The Matrix)〉가 내 이 완벽하고 우아한 철학적 사례를 망쳐놓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이 사례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학생들은 너도나도 이렇게 말한다.
“그 악마의 기계가 인간들의 몸을 에너지로 쓰고 있겠군요.”
그리고 그 영화 속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심지어 이렇게 걱정하는 학생도 있다.
“경험 기계 속에 있는 동안 기계들이 몰래 제 간을 먹어치우면 어쩌죠?”
나는 여러분에게 이와 같은 어떤 것들도 상상하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그런 악의적인 실험을 수행하기 위해 여러분을 속이는 과학자는 없을 테니 그럴 위험은 없다. 한 가지 더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 사례에 대해 생각하는 동안 기아 문제나 세계 정의에 대해서는 잠시 잊어두기 바란다. 다만 여기서는 ‘모든’ 사람들이 경험 기계에 연결돼 있으며, 그들 모두 최고의 경험을 누리고 있다고만 상상해보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내가 여러분에게 묻고 싶은 것은, 경험 기계에 연결된 채 ‘평생’을 보내고 싶은지에 대한 것이다. 1주일, 1개월 또는 1년 동안 신나고 흥미로운 체험을 해볼지 묻고 있는 게 아니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경험 기계 속에서의 삶이 지금 여러분의 삶보다 더 나을 것인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물론 가슴 아픈 일이기는 하지만, 지독하게 나쁜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경험 기계 속의 삶이 분명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 pp.36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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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심리적·종교적 해석을 완전히 배제하고 오직 이성과 논리로 죽음에 관한 모든 것을 파헤치는 책이다. 삶과 죽음, 육체와 영혼에 대한 우리의 기대와 믿음을 원점으로 돌려놓고 그곳에서 다시 시작하게 만든다. 읽고 나면 간절히 원하던 뭔가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묘하게도 동시에 내면으로부터 삶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솟구친다.
앤드류 스타크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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