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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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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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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6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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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2.02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4만자, 약 5.4만 단어, A4 약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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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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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캐서린 오플린 Catherine O'flynn
1970년 영국 버밍엄에서 여섯 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첫 소설을 출간하기 전까지 교사, 매표소 직원, 웹 에디터, 미스터리 쇼퍼, 우편집배원, 공무원, 음반 매장 매니저 등 다양한 일을 했다. 부모님의 과자 가게를 드나들던 어린 시절과 음반 매장에서 일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데뷔작 『사라진 것들』을 발표하며 문단의 큰 주목을 받았다. 작은 독립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은 코스타 북 어워드 신인상, 브리티시 북 어워드 신인상을 수상하고 맨 부커 상, 가디언 퍼스트 북 어워드, 오렌지 상 등 영국의 주요 문학상 후보에 연이어 오르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010년에는 두번째 소설 『당신이 나오는 뉴스The News Where You Are』를, 2013년에는『린치 씨의 휴일Mr Lynch's Holiday』을 발표했다. 뉴욕 타임스, 인디펜던트, 옵서버 등에 글을 기고하며 버밍엄에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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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멍한 얼굴로 은행에서 몇백 파운드씩 인출해갔다. 어느 젊은 커플은 옷가게 쇼핑백을 각자 대여섯 개씩 들고도 각각 백 파운드씩 인출하더니 다시 쪼르르 옷가게로 돌아가기도 했다. 그들의 무표정한 얼굴은 쇼핑센터에 널리 퍼진 비현실적인 느낌에 한몫했다. 이곳의 어느 누구도 목적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아무 생각 없이 걷다가 케이트의 앞으로 불쑥 끼어들며 시야를 방해할 뿐이었다. 그래서 케이트는 가끔 무섭기도 했다. 자신이 그린 옥스에서 살아 있는 단 하나의 생명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문 28~29쪽

“넌 절대 성가시지도 않고, 이상한 애도 아니야. 넌 내 친구야. 오후에 나 혼자 그 가게에 있으면 아마 돌아버릴지도 몰라. 넌 다른 누구보다 멋져. 케이트, 난 널 존경한다고, 진심이야. 난 스물두 살이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데도 안 가잖아. 넌 열 살인데도 네 비밀기지를 갖고 있고 언제나 여기저기 잘 돌아다니는데다 이런저런 계획에 열심이잖아. 언제나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잖아. 넌 어른을 시체처럼 보이게 만드는 애야. 네가 몇 살이라는 건 중요하지 않아. 난 네가 여든다섯 살이든 스물다섯 살이든 상관없이 네 친구가 됐을 거야. 너는 내가 아는 그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나는 애야. 자신감을 가져.” 본문 78~79쪽

그 정글짐은 이글루 모양으로 쇠관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곳곳에 녹이 슬었고, 오늘같이 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이면 빈 나사 구멍으로 바람이 말려들어가 관에서 음산한 소리가 새어나왔다. 케이트는 그 소리를 무척 좋아했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녀는 이글루 한가운데로 들어가 거꾸로 매달렸다. 머리카락이 붉은 콘크리트 바닥 위로 찰랑거렸다. 과자봉지며 쇼핑백 들이 바람에 휘감겨 가장자리로 쓸려갔다. 아파트에서 야채수프 끓이는 냄새와 공장의 금속 냄새가 바람에 뒤섞여 실려왔다. 본문 97쪽

그는 자신이 정말로 떠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짐작했다. 언제나 무언가가 그의 뒷덜미를 붙들었다. 삶은 언제나 손가락 사이로 스르륵 빠져나가버렸고,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는 것뿐이었다. 본문 109쪽

사람들은 말했다. ‘시간이 약’이라고. 하지만 그는 시간은 결코 약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시간은 그저 풍화시키고 흩뜨려놓을 뿐이었다. 그런 것은 전혀 ‘약’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그녀가 죽은 지 벌써 사 년이 흘렀다. 가끔 오후에 혼자 집에 있다보면 햇빛은 늘 그렇듯 침실 창문으로 쏟아져들어오고 레이스 커튼은 미풍에 흔들려 벽 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럴 때면 사랑받았던 것 같은, 잠이 들고 깨는 순간 옆에 누운 이의 손을 꼬옥 쥐었던 것 같은 기억 혹은 느낌이 강하게 밀려들었다. 그 행복감을 되도록 오래 잡아두고 음미하려 애써보았지만 언제나 찰나로 끝나고 말았다.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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