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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어쩌면 우리는 모두가 여행자

: <내 여행의 명장면> 공모전 당선작 모음집

강지혜 외 33인 | | 2014년 07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8 리뷰 5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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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7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560g | 150*210*20mm
ISBN13 9788993928730
ISBN10 8993928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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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산뜻하게 들린다. 동질감은 소주를 단번에 털어 넣게 하는 힘을 갖는다. 그 소주 한잔은 어떤 술보다 달큼할 것이다. 가벼운 말과 잔들이 쉴새없이 오고가지만 여행자들은 내일을 의식하고 서둘러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그렇게 우연히 만나 한자리에 모인 우리는 다음날 다시 각자의 길로 걸어나간다. 모두 다른 속도로. _30쪽 [이곳에선 모두가 다른 속도로]

재미있거나 설레는 경우가 조금도 없는 일이란 살면서 흔치 않은데, 수하물 찾는 시간이 그렇다. 인천에서 몸을 실을 때의 그 매끈한 모습은 오는 길에 무슨 험한 일을 당했길래 그리 엉망이 된 것인지 모르겠다만 다행히 나와 함께 같은 땅에 도착해준 것만으로도 그저 감사한 마음이고, 행여나 타인의 것은 아닌지 재차삼차 확인 후 이제는 마지막 관문인 입국심사장으로 간다. 여행으로 왔든 비즈니스로 왔든 나는 면세구역이나 면죄지역을 지나온 일종의 무균인간이고, 괜히 죄지은 것도 없건만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는 일단 잠재적 위험인물로 상정되어 심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파리의 샤를드골 공항처럼 ‘누가 드나들든지 크게 관심 없네요’라며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고 도장을 꾹 눌러주는 곳이 있는가 하면, 매번 은근히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주는 깐깐한 절차의 상징인 런던의 히드로 공항 같은 곳도 있다. _38쪽 [시작은 이곳에서]

엄마랑 여행하면서 여행은 어디로 가느냐보다 누구랑 가느냐가 중요하단 말을 여러 번 떠올렸다. 돗토리로 가는 기차 칸에서 마신 칼피스는 그냥 이국의 음료가 아니라 어릴 적 엄마가 외할아버지와 홀짝였던 추억의 음료였고, 미야자키에서 본 꽃은 그냥 철쭉이 아니라 엄마의 고향집 뒷마당에 자랐던 철쭉이었다. 남자친구와 같이 갔다면 뜨거운 시간을 보냈을지는 몰라도 내가 알지 못하는 엄마의 시간들을 만나진 못했을 것이다. _46쪽 [너무 늦을까 겁이 나서 엄마에게 여행을 가자고 했다]

지금은 나 혼자 이곳에서 이런 걸 보고 이런 걸 느끼고 있지만 왠지 편지를 쓰고 있을 때엔 당신이 내 옆에 앉아 있는 묘한 기분이 드니까 말이다. 마치 상대도 여기 나와 함께 있는 것 같은 굉장한 상상. 그렇게 편지를 다 쓰고 나면 나는 한참 수다를 떤 것처럼 후련하고 더이상 외롭지 않은 기분이 된다. 그리고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붙이고 한국으로 보낸다. 그 과정 안에서 실제로 나의 고민과 불안이 깨끗이 사라지지는 않지만, 지구를 반 바퀴 돌아 당신에게 전달되기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조금은 답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의 느낌을 받았다. 그러므로 답장 같은 건 없어도 괜찮았다. _54쪽 [주소도 없는데]

그의 말이 맞았다. 나는 어디에서든 도망치는 사람이었다. 정말 사랑하지 않는 것들로부터는 애초부터 관계를 맺기 싫어 도망쳤고 정말 사랑하는 것들로부터는 그 관계가 때때로는 부담이 되어 이따금씩 도망쳤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멕시코시티에 있든,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에 있든, 팔렌케에 있든, 서울에 있든, 나는 관계들 속에서 영원히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나 자신 혼자의 관념 속에서가 아닌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존재가 존립한다는 사실은 차마 도망쳐 외면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_84쪽 [우리 모두가 삶이 되는 곳]

그래, 너도 여행객이었어.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 네가 영영 떠나버린 것이 아니라 긴 여행을 하는 중이라고. 오히려 여기서 보낸 시간이 너에게는 잠깐의 여행이었을지도 몰라. 그래서 너는 떠나야만 했던 거라고. 넌 지금쯤 유럽행 비행기에 올라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고물 자동차에 몸을 실은 채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중일지도 모르고. 괜찮아. 짧은 여행길에 우리가 만나 마음을 나누었으니 그것만으로 충분히 즐거웠잖아. _92쪽 [그래도 만나서 다행이다]

전깃불이 없는 이곳에선 해가 지고 나면 엄마 아빠도 못 알아볼 만치 어두운데, 요 며칠 달님이 비상식적으로 밝다. 그래서 초저녁 개와 늑대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눈앞이 캄캄하다가 밤이 깊어지면서 서서히 세상이 밝아진다. 저 노란 달이 검은색 밤을 대낮처럼 환하게 만든다. 전기가 없어도 밤열시가 대낮처럼 밝을 수 있다니, 이건 뉴스보다 시에 가깝다. 달빛의 간섭에 멀찌감치 떨어져 초롱초롱거리는 일백여 별들도 뭔가 도우려 하는 듯하지만 그다지 일손이 되는 것 같진 않다. _122쪽 [그래서 당신에게]

이런 직관적인 통찰을 하는 데는 어떤 ‘문화적인 맥락’에 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한국말을 쓰는 우리는, 배워서 아는 게 아니라 같은 나라에서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끼리 통하는 ‘코드에 관한 정보’가 있지 않나. 문화권이 달라지니 나는 전혀 감조차 잡을 수 없었다. 그러니 아주 형식적인 담소 이후에는 더 깊은 대화로 진전되기 쉽지가 않았던 것. 이건 배우거 나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오로지 세월을 지불해야 한다. 사람이 눈앞에 있는데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가 없다니. 나는 약간 절망적인 기분을 느꼈다. _148쪽 [그냥 가서 살다 와보려 한다]

구름으로 둘러싸인 오름. 그 속의 작은 존재. 발걸음마다 뛰어오르는 생명 그리고 날아다니는 것, 고개를 뻗은 것들. 움직임을 보기에 좋은 날이었다. 이 계절에 오지 않았다면 보지 못할 것들이었다. 드문드문 계곡이 있었고, 누군가 쌓아올린 계단을 밟을 때마다 시원한 공기가 느껴졌다. 섬의 해안은 뜨거웠지만 이곳은 마치 냉장고 같았다. 냉장고라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은 사실에 낙담하다보니 눈앞에 긴 길이 보였다. 산의 능선은 길었다. 앞선 사람들은 연신 사진을 찍었고, 나는 올라오면서 세 무리에게 사진을 찍어주었다. _185쪽 [안전한 여행을 위한 안내]

각자의 삶을 살아내는 모든 사람들은 그 대상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간에 마음을 흠뻑 빼앗기는 제각각의 중대한 이유를 가슴에 품고 있을 것이므로. 누구와도 공유할 수 없는. 나 또한 내 삶에서의 ‘매혹’의 대상이 남들에게는 시시한 것이기도 했고, 매혹의 이유에 대해서도 상대가 수긍할 만큼 적절히 설명하지 못한 때가 많았다. 결국 주관적으로 비춰지는 모든 사람들의 선택은 오롯이 ‘자신만의 사랑법’에서 기인한 것으로 그것은 자신이 거쳐온 모든 삶이 만들어낸 결과물일 것이다. _222쪽 [흔한 여행]

내가 키 작은 동양인이기 때문에 당신은 내가 무척 어리다고 생각했을까요. 어쩌면 그게 당신이 일하는 방식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당신은 이메일 주소를 적어주며 집으로 돌아가거든 내가 찍은 당신의 사진과 여행 이야기를 보내줄 수 있겠냐고 물었습니다. 그게 무척 어려운 부탁인 것처럼 주저했을 때 나는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지만 돌아온 지 한참이 지나도록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을 보면 당신은 그게 쉽지 않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나봅니다. _258쪽 [안타깝게도 나는 그대로네요]

지구처럼 동그란 금성이 입체감 있게 보였다. 선명하고 커다란 금성을 보노라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일도 비현실적일 때가 많지만, 저 우주 너머 금성이 지구처럼 동그랗게 존재하고 있다는 것도 비현실적이었다. 밤하늘에 밝게 빛나는 점 같은 별이 아닌,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처럼 생명력이 깃든 듯한 행성. 관측기구가 아닌, 그저 맨눈으로 총총 떠 있는 금성과 별들을 보는 것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이었지만, 망원렌즈 너머로 어마어마하고 거대하게 확대된 우주 너머의 별을 바라보는 황홀한 느낌은 감동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곧이어 ‘박사님’은 서비스라며 은하수의 장관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은빛 별들의 무리가 하늘을 덮고 있었다. _276쪽 [남반구의 어느 첨문대에서]

찬 공기가 휘감는 침묵하는 대합실 안에서 따사롭게 빛나는 역 밖을 바라보면서 난 서서히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작은 시골 역사 안에서의 두 시간이란 시간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으로 체감되었다. 대책 같은 것을 생각해보아도 아주 작은 희망조차 찾기 힘든 시간이었다. 그 역 안에서라면 누구라도 나와 같았으리라. 땅콩을 다 먹은 이 녀석도 슬슬 불안해서인지, 땅콩 조각들이 목에 눌어붙어서인지 자꾸 목을 가다듬었다. 키가 큰 친구는 급격한 초조함에 놓였나보다. 손톱을 깨물기 시작했다. 오히려 초조했던 내가 담대하고 숙연해진 모습이 되었다. 난 팔짱을 끼고 이런
심각한 상황이 재밌어지기 시작해졌다. 버려진 듯 텅 빈 대합실에서 남자 셋이 아무런 대화 없이 작은 벤치에 큰 엉덩이들을 바싹 붙어 앉아 멍하니 유리로 된 문 밖만 보고 있는 모습이 로드무비의 에필로그 같았다. _286쪽 [기다리다]

두 사람의 이별은 사소한 취향 때문이라고 했다. 실내화를 신고 방에 들어가거나, 눈썹을 길게 기르는 일, 밥을 먹고 설거지를 한 다음 차를 마실 것인지, 차를 마시고 설거지를 할 것인지 하는 모든 일상이 다툼거리였다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상대가 먼저 꺼내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다고 했다. 모양이 다른 거울이었겠다. 어느새 나는 낯선 시골길 인적 없는 교차로에서 사고를 목격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너무 결정적인 순간에 있었다. _322쪽 [기다리다]

얘기를 들어보니 내가 학생이고 혼자 여행할 거란 얘기를 듣고 이 여행자를 도와야겠다고 자기들끼리 결정을 내렸단다. 그래서 내 차비를 보태고자 다섯 명이 각자 1달러씩 모아 내게 5달러를 주려고 한 것이다. 그 얘기를 듣자 너무 당혹스러웠다. 이 어린 친구들이 하루종일 고생해가면서 번 돈 중 일부를 내게 주려는 마음씨가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그저 공항에서 나가는 수많은 배낭여행자 중 한 사람인데 왜 이런 분에 넘치는 친절을 내게 보여주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나는 여행하면서 꼬마아이들이 1달러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한 적은 있었지만, 정작 캄보디아 사람들이 내게 금전적으로 도와주려고 하는 장면은 생각하지 못했다. _339쪽 [캄보디아에서 첩보영화를 찍다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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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채로운 시선과 경험이 담긴 여행 글들이 한 권의 책으로 묶인다는 것은 세상에 흔치 않은 일임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이 책의 향기는 특별할 정도로 자극적이고 발칙하며 식감 또한 사랑스럽다.
이병률(『끌림』,『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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