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죽이 잘 맞는 사람이라 해도 상황과 방향이 다르면 각자의 길을 가는 게 인간관계입니다. 오랜 시간을 함께했고, 서로가 서로를 진심으로 대했더라도, 남이 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입니다. 진정한 인맥은, 핸드폰에 저장된 사람의 수가 아니라, 자신을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사람의 수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청기 백기 네 편 내 편 나누거나, 꼭 나쁜 추억을 만들면서까지 나쁘게 멀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좋지 못한 기억을 일일이 따지고, 잘잘못을 혼자 곱씹다 보면 아픔을 끌어안는 건 본인의 몫일 테니 말이죠. 그러니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은 놓을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덕에 괜한 잡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미팅 날에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차가 막혀 늦는다거나, 좋은 사람을 소개받아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힘껏 꾸몄는데 뾰루지가 났다든가 하는 상황들 말이죠. 내가 원하던 오늘은 이런 게 아닌데, 잘못된 것들로 인해 우울하다면, 그건 안될 걸 알면서도 마음을 남겨두는 것입니다. 슬픔을 감내할 시간에 행복한 것들을 누리기에도 인생은 너무나도 짧습니다.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무거운 짐들은 잠시 내려놓고 인생을 즐길 필요도 있겠습니다. 이왕이면, 부족해도 항상 나를 바라봐 주는‘해바라기’ 같은 사람들과 말이죠. 그렇다면 좋았던 기억들만 간직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할 수 없는 게 인간관계라고 하니 좋았다면 추억, 나빴다면 경험이라고 생각하며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면 되는 것입니다. 좋았던 기억이 슬펐던 기억보다 더 선명하게, 그리고 힘들었던 날들이 행복한 날로 기억되게 말이죠. 이것이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을 어여쁘게 바라보는 시선이자, 나의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법입니다.
--- 「어찌할 수 없는 것이 인간관계다」 중에서
아무리 비싼 옷이라도 해지거나 구멍이 나면 버려야 하고요.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음식이라도 상하면 버려야 합니다.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처음에 얼마나 애틋했든, 얼마나 간절하게 사랑했든. 시간이 흘러 서로의 마음이 맞지 않거나, 상대방의 마음이 떠나 더 이상 하나가 아니게 되었을 때는 그 관계를 놓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함께한 세월을 쉽게 생각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놓아야 하는 순간이 오지 않게 방치하지 말자는 것이죠. 애인, 친구, 가족 모든 관계가 이에 속합니다. 순간의 욱하는 성질은 일을 그르치고, 이별을 만들며, 되돌릴 수 없는 후회를 만듭니다. 아쉽게도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사과하든, 끝을 내든 책임져야 합니다. 말하기 쉬운 세상에 산다고 해도 여기저기 흔적을 남기고 다니지는 않아야겠죠.
사랑하는 이를 놓아야 하는 후회의 순간을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는 후회가 없는 예쁜 말들이 오가게 하면 좋겠습니다. " 미소가 이쁘다", "다정하다", "성격이 좋다", "귀엽다", "멋있다"와 같은 소박한 마음을 담은 애정을 전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겁니다. 사람들은 이걸'칭찬'이라고 말하지만 저는'관심'이라고 말합니다. 관심이 아니고서야 할 수 없는 말. 의외로 하루의 힘은 소박한 것들에서 나오기에 당신의 하루도 이와 같은 관심의 말들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아끼면 아낄수록 예쁜 단어를 골라 사랑하는 이에게 전해주세요. 예쁜 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은 입담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기보다는 상대방의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다정함을 품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러한 다정함은 하루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까먹을 만큼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그렇게 다정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한다면, 분명 후회할 날보다는 행복한 날들이 가득할 거예요.
--- 「주워 담을 수 없으니」 중에서
인생에서 한 번쯤은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성격이 비슷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꼭짓점이 같다면 종종 있을 수 있는 관계입니다. 그렇다고 그 관계가 꼭 오래가는 관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래된 관계인 만큼 자신도 모르게 부족한 부분을 드러내게 되고,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해 쳤던 장난에 감정이 쉽게 상하게 되니깐요. 이런 관계는 정을 많이 주었던 만큼 서운함과 배신감이 크게 느끼기도 쉽습니다. 그래서 가족이 남이 되고, 친구가 적이 되는 일이 허다한 겁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매일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오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겉으로는 뭐 하나 맞는 게 없어 보이는데, 끝은 늘 화해와 미소로 가득한 그런 관계 말이죠. 이들 관계의 특징을 보면, 겉으로는 공격적인 말을 해도 서로를 인신공격하지 않습니다.
각자가 주도권을 잡으려 하지 않고, 오히려 서로를 배려하려는 마음이 큽니다. 먹고 싶지 않은 음식을 상대방이 먹고 싶어 한다면 툴툴거리면서도 함께 먹어주고, 가달라고 하면 귀찮다며 투덜대면서도 끝내 함께 가는, 그런 세심한 배려를 서로에게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오래되었다고 평생 가는 것도 아니고, 매일 같이 싸운다고 금방 연이 끊기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만날 때 중요한 건, 그 사람의 능력이나 행동이 아닌 얼마나 나와 잘 맞는지입니다. 사람이 싫은 사람과 좋은 사람으로 나뉘는 거 같지만, 나와 얼마나 잘 맞는가와 안 맞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다른 게 잘 안 맞아도 먹는 게 잘 맞으면 맛집 친구가 되는 거고요. 운동이 잘 맞으면 그때부터 운동 친구로 오랜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 겁니다.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오래가는 관계는, 단점을 보완해 주고 장점을 높이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관계는 서로에 대한 환상이 없는, 즉 콩깍지가 없는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 오래가는 것입니다. 사람을 볼 때 외모나 재력 같은 외적인 것만 본다면, 그 관계는 그런 요소들이 사라질 때 쉽게 끝날 가능성이 큽니다. 반면에, 단점이 있더라도 서로 맞춰가는 관계는 오랜 시간 유지될 수 있습니다. 외적인 것보다는 나와 잘 맞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그런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이어 나가시길 바랍니다.
--- 「사람을 만날 때 중요한 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