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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 열린책들 세계문학 163
eBook

로빈슨 크루소 - 열린책들 세계문학 163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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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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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1.06MB ?
ISBN13 978893296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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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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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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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류경희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 대학원 영어영문학과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 동국대학교,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현재 고려대학교 인문대학 초빙 교수로 있다. 옮긴 책으로는 『걸리버 여행기』, 『통 이야기』, 『책들의 전쟁』, 『유토피아』, 『톰 존스』, 『오만과 편견』, 『제인 에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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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머니는 내 앞에서는 아버지에게 내 일을 언급하지 않겠다고 일언지하에 거절하셨지만, 나중에 보니 사실은 나와 나눈 모든 이야기를 아버지에게 죄다 말씀하셨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땅이 꺼져라 걱정하고 한숨을 내쉬며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 애는 집에 머물러야 행복해. 하지만 해외로 나간다면 이 세상 누구보다도 비참하고 가련한 처지에 놓이게 될 거야. 그러니 그런 일엔 절대로 동의할 수 없어.」 --- p.15

보트의 키는 내가 잡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보트를 1리그 정도 더 바다 쪽으로 몰고 나갔다. 나는 마치 낚시를 하려는 것처럼 보트를 몰다가 소년에게 키를 맡기고 무어인 동료에게 다가갔다. 나는 그의 뒤에서 뭔가를 찾는 척하며 몸을 숙이다 순식간에 그를 급습하여 팔을 그의 가랑이 사이로 넣고 그를 번쩍 들어 올려 완벽하게 바다로 밀어냈다. 그는 곧바로 물 위로 떠올랐다. 그는 코르크 마개처럼 헤엄을 잘 치는 녀석이었다. 그가 나를 부르며 제발 보트 위에 오르게 해달라고, 세상 어디든 나와 함께 가겠다고 애원했다. 그가 하도 맹렬하게 보트를 따라 헤엄쳐 왔기 때문에 곧 우리를 따라잡을 것 같았다. 마침 바람도 거의 불지 않았다. 그걸 보고 나는 선실로 들어가 엽총 한 자루를 들고 나와 그에게 겨누며 이렇게 말했다. 「네게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겠다. 그냥 조용히 있으면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넌 해변까지 충분히 헤엄쳐 갈 실력이 돼. 마침 바다도 잔잔하니 최선을 다해 헤엄쳐 가라. 그러면 네게 아무런 해도 입히지 않겠다. 하지만 보트 가까이 다가온다면 총으로 네 머리를 박살내 버리겠다. 나는 내 자유를 찾기로 결심했어.」 그제야 그는 몸을 돌리고 해변을 향해 헤엄쳐 갔다. 워낙 뛰어난 헤엄 선수였기 때문에 나는 그가 쉽사리 해변에 도달하리란 걸 의심하지 않았다. --- p.37

숨을 하도 참아서 가슴이 터지기 직전의 순간, 몸이 잠깐 떠오른다는 느낌이 들었고, 당장 한시름 놓게도 머리와 양손이 물 밖으로 나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록 그 자세를 단 2초도 유지할 수 없었지만 내게는 큰 도움이 되었으며, 숨을 쉬고 용기를 얻기에 충분했다. 나는 다시 한참 파도에 뒤덮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견디지 못할 만큼 그 시간이 길지 않았다. 파도의 힘이 빠져 밀려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려고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나는 그것이 돌아오기 전에 해변을 향해 똑바로 섰다. 발밑에 다시 바닥이 느껴졌다. 나는 잠시 가만히 서서 숨을 골랐다. 그리고 쓸려 간 파도가 되돌아올 때까지 죽어라고 해변을 향해 더 멀리 내달렸다. --- p.67

들어가는 입구는 문이 아니라 짤막한 사다리를 이용하여 울타리를 넘어가는 방식으로 만들기로 했다. 안으로 들어온 뒤 사다리를 들어 올리면 온 세상으로부터 내 거처가 이 울타리에 의해 요새처럼 완벽하게 방호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그랬다. 따라서 나는 밤에도 안전하게 잠들 수 있었다. 이런 식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런 편안한 잠을 잘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나중에 알았지만 사실 내가 적들로부터의 온갖 위험을 걱정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았다. --- pp.86-87

곡식이 자라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런 풍토에서, 더구나 어디서 온 것인지 알지도 못하는 보리가 자라나는 모습을 보니 나는 기이한 충격에 젖어 들었다. 불현듯 하느님께서 기적을 베푸셔서 파종의 도움 없이도 이곳에 곡식이 자라나게 해주신 것이며, 게다가 순전히 이 일이 거칠고 험한 이곳에 살고 있는 내 생존을 위해 이루어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 생각에 가슴이 약간 뭉클해졌고 눈에선 눈물이 흘러 나왔다. 나는 이런 자연의 경이로운 기적이 나 때문에 일어났다는 사실에 나 자신을 축복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일은 바위 옆을 따라 나고 있는 앞서 말한 보리 줄기 말고도 그 근처 여기저기에 다른 곡식 줄기들도 흩어져 자라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한층 더 기이했다. 벼 줄기들이었다. --- p.110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에게도 내게 말하는 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그에게 앞으로, 그의 이름은 그를 구해 준 요일인 〈프라이데이〉라고 알려 주었다. 그날을 기억하려고 그렇게 부르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주인님〉이라는 말도 가르친 뒤 앞으로 그게 내 이름이 될 거라고 알려 주었다. 또 〈네〉와 〈아니오〉라는 말도 가르치고 그 의미도 알려 주었다. 나는 염소젖을 토기에 담아서 그에게 주며 바로 앞에서 직접 그걸 마시고 빵을 찍어 먹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그에게도 따라 해 보라며 빵 한 덩이를 주었다. 그는 재빨리 내 말을 따랐으며 그렇게 먹으니 아주 맛있다는 몸짓을 해 보였다.
--- 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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