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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진실을 전복하려 하는가

: 역정보와 가짜뉴스, 프로파간다로부터 민주주의 지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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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1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25*190*20mm
ISBN13 9791188719266
ISBN10 1188719262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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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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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주의 통치의 이상적인 신민은 확신에 찬 나치주의자나 공산주의자가 아니라 사실과 허구, 진실과 거짓을 더 이상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 한나 아렌트

탈진실(post-truth)에 매뉴얼 같은 게 존재한다면 아마 이렇게 적혀 있지 않을까? “진실을 말하는 자를 공격하라. 무슨 화제든 거짓말로 둘러대라. 역정보를 꾸며내라. 불신과 양극화를 조장하라. 혼란과 냉소를 유발하라. 그리고 독재자의 말이 곧 진실이라고 주장하라.” 그 목적은 단지 사람들이 거짓 주장을 믿도록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 거짓을 홍수처럼 쏟아내 사람들의 사기를 꺾어버리려는 것이다. 거짓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정치적 맥락에서 자유로운 진실을 파악하는 게 가능하다는 생각 자체를 포기하고 만다.
--- p.17

거짓말쟁이가 역정보를 이용하는 목적은 단지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특정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자’를 향한 신뢰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이 목적을 성취하면 한 번에 모든 부류의 사실을 무너뜨릴 수 있다. 요컨대 역정보는 정말 영악하게도 단지 거짓을 믿게 만드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 거짓말을 믿지 않는 사람이라도 진실을 불신하게(때로는 혐오하게) 만든다.
--- p.42~43

뉴스 매체의 가장 중대한 의무는 진실을 말하는 것이어야 한다. 물론 이런 이상이 정치적 편향을 보인다는 비난을 받지 않으려는 기자의 욕망과 충돌할 때도 있다. 만약 진실이 유독 한쪽 편에만 치우쳐 있다면 양극화된 시청자 입장에서는 그것을 보도하는 사람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이때 뉴스의 입장에서 가장 손쉬운 해결책은 ‘양쪽 이야기를 모두 말하는’ 대응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하지만 역정보가 가득한 환경에서 이는 ‘사실 문제’를 보도하는 최악의 방법이다. 거짓에 산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진실이 양쪽 의견 중간 어딘가에 있다는 암시를 전달하기 때문이다. 객관성이나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진실과 거짓 사이에서 무관심한 척할 필요는 없다. 진실이 편파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진실을 옹호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편파성에 굴복하는 것이다.
--- p.72

셰필드 대학교의 언론학 교수 조너선 포스터(Jonathan Foster)는 이렇게 따끔한 교훈을 남긴 적이 있다. “어떤 사람은 비가 오는 중이라고 말하는데 또 어떤 사람은 비가 한 방울도 안 온다고 말할 수 있다. 이때 당신이 할 일은 두 사람 말을 전부 인용하는 게 아니라 빌어먹을 창밖을 내다보고 어느 말이 진실인지 알아내는 것이다.”
--- p.73

일단 역정보를 듣고 나면 일부 사람들은 이후에 오류를 바로잡는 정보가 제시될지라도 역정보를 그대로 믿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런 경향성을 완화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들이 있지만 인포데믹infodemic(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삽시간에 퍼지는 현상?옮긴이) 현상 자체를 막을 길은 없다. 이미 오염된 정보의 흐름에 진실을 섞어 희석시킨다 한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반드시 오염의 근원을 제거해야 한다.
--- p.100

아직도 널리 인용되는 에릭 올리버Eric Oliver와 토머스 우드Thomas J. Wood의 2014년도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의 50퍼센트는 적어도 하나 이상의 음모론을 믿는다. 미국인 19퍼센트는 9·11 테러가 미국 내부에서 공모한 일이라고 믿으며, 미국인 40퍼센트는 연방약물관리국Federal Drug Admini stration이 고의로 암 치료제를 숨기고 있다고 믿는다. 그뿐 아니라 19퍼센트는 연방 정부가 2008년 경기침체를 의도적으로 일으켰다고 믿는다. …… 지금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미국인 23퍼센트는 여전히 9·11 테러가 미국 내부자 소행이라고 믿고 있으며, 25퍼센트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계획된 사태라고 믿는다.
--- p.110

“상대가 애초에 논리적으로 납득한 적이 없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반박할 수는 없다.” 애초에 부정론자의 신념이 사실을 기반으로 형성되지 않았는데 사실 정보를 마구 쑤셔 넣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오히려 대부분의 믿음은(심지어 경험적인 믿음마저도) 단순한 사실 이상의 무언가와 관련되어 있다. 믿음은 가치와 관련되어 있으며, 내가 속한 공동체 구성원이 무엇을 믿는가와 관련되어 있다. 부정론자가 부정론을 믿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감정 때문이다.
--- p.113~114

대부분의 부정론은 정체성과 관련되어 있다. 부정론자의 믿음은 그의 생각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반영한다. 따라서 누군가의 믿음을 공격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그 사람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역정보 선동가들이 원하는 바도 그처럼 ‘우리 대 그들’의 대결 구도를 만드는 것이다. 역정보가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프로파간다의 핵심은 단지 상대가 허위 정보를 믿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적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부정론자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다면 사실을 공유할 기회는 물론 불신의 장벽을 허물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 p.114

리 매킨타이어는 탈진실의 가장 중요한 기초로 과학 부정론을 든다. 따라서 그가 추구하는 진실의 요체는 과학적 진리scientific truth에 근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정통 합리주의적 과학철학자는 미국 사회에 만연한 ‘과학적 태도’의 상실, 즉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를 가장 중요한 주제로 삼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과학 부정론보다 역사 부정론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 이들이 자주 대놓고 부인하는 것은 역사다.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을 애써 ‘식민지 근대화’로 포장하려고 하고, 반민주·반인권적인 행보로 결국 시민의 손에 의해 끌어내려진 부패한 권력자들을 ‘자유의 수호자’로서 복권시키려 한다. 이들의 역사 부정론 또한 ‘부정론denialism’의 중요한 일부라는 점에서 탈진실에 복무한다. ‘이미 확인된 사실’과 ‘사회적으로 합의된 정의’보다 그릇된 신념과 질 낮은 정파적 이해를 앞세운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탈진실적이다.
--- p.155~156

리 매킨타이어 역시 이 책을 통해 힘주어 말한 바대로, ‘진실이 있다는 신념, 그리고 진실을 지켜야 한다는 당위’에 입각해, 당장의 내 편익에 부응하는 허위보다는 내 불편과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선택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그것이 어느 일방에게만 유리한 무언가zone of interest가 아니라 모두에게 이로운 무언가zone of common interest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처럼 쳇바퀴 도는 일만 반복하기 십상이다. 역정보에 대한 사회적 규제가 ‘윤리적’으로도 타당할뿐더러 장기적으로 나 자신을 포함한 우리 공동체의 존속에 ‘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는 확신을 갖게 하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특히 작금의 탈진실적 조건, ‘기만이 능력이자 누구나 행하는 게임’이 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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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권을 살 거라면 이 책을 구입해 역정보로부터 민주주의를 구하는 데 동참하라.
- 샌더 반 데 린덴 (케임브리지대학교 사회심리학 교수 《거짓의 프레임》 저자)
이 책은 진실의 적이 누구이며 그들의 거짓 주장에 어떻게 이성, 과학, 연민을 가지고 맞설 수 있는지 훌륭하게 밝혀준다.
- 마이클 셔머 (《스켑틱》 발행인, 《음모론이란 무엇인가》 저자)
우리 시대를 다시 진실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모든 사람이 읽어야 할 명쾌한 입문서다.
- 조너선 라우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지식의 헌법》 저자)
진실을 지키기 위한 역정보와의 전쟁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여주며,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세상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실행 가능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 《커커스 리뷰》
‘의심과 분열, 불신을 조장하는 군대를 만들기 위해’ 역(허위)정보를 대중에게 퍼뜨리고 조직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진실 도살자’들에 대한 경고의 책이다.
- 《뉴욕타임스》
과학자들은 과학적 진실이 단시간에 받아들여지지는 않더라도 언젠가는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과학적 진실과 민주주의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사회가 변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행동하라고 촉구한다.
-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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