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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최고 단편선 TV 피플

무라카미 하루키 최고 단편선 TV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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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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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1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5407366
ISBN10 8985407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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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김정희 candy@yes24.com
내가 하루키를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르웨이의 숲』(우리나라에선 문학사상사 판 『상실의 시대』로 더 알려졌다)으로 시작해서 『태엽감는 새』,『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양을 쫓는 모험』,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스푸트니크의 연인』 그리고 『하루키 일상의 여백』과 같은 여행에세이. 그의 작품 수를 생각하면 그다지 많은 양은 아니지만 어쨌든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정기적으로 알콜을 섭취하듯 하루키의 작품들을 읽어 왔다.

생각해 보면 『노르웨이의 숲』,『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같은 초기작을 제외하면 그리 몰입해서 그의 책을 읽은 기억은 없는 듯하다. 하지만 또 생각해 보면 나는 그의 글을 재미나 감동 등을 기대하면서 읽은 적도 없는 것이다. 단지 내가 술을 사랑하는(알콜 중독자가 아니라!) 사람처럼 하루키를 찾는 이유는 그가 창조해 내는 '특별'하고도 '일관'된 분위기에 기인한다.

보통 하루키표 등장인물은 대개 특정한 것에 집착하지 않고, 크게 놀라거나 기뻐하거나 화를 내지 않으며 매일 독서를 하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출세나 돈, 명예, 인기 같은 것에 신경 쓰거나 관심을 갖진 않지만, 이미 살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사회에서의 일정한 지위가 있고 경제력이 있다.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은 잘 겪지 않는 기묘(奇妙)한 일을 겪는다. 심플하면서도 댄디한 인생을 살던 하루키의 인물들은 그 기묘한 일을 겪음으로써 자신의 존재감를 각성하게 된다. 대충 이런 공식인 듯하다.

지난 96년에 발표되었다가 이번에 개정판으로 재출간을 한 『무라카미하루키 최고 단편선 TV피플』은 하루키의 색깔과 분위기를 찾아온 독자들이 만족할 만한 책이다. 모 CF광고에서 『상실의 시대』가 등장한 이후 하루키의 팬들이 급증한 전례를 생각한다면, 이번 재출간 역시 출판사의 상업적 속내에 혐의를 두어도 무방하다. 그러나 일상에서 실재하기 어려운 환상적 상황을 전제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TV피플」,「비행기」,「우리 시대의 포크로어」,「가노 크레타」,「좀비」,「잠」 등 6편의 단편들은 시종일관 일상과 신비의 경계에 머물며 묘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또한 이 환상적인 분위기 안에 틈입한 놀랄 만큼 선명한 리얼리티라니. 멋지다! 소름이 쫙쫙 끼칠 정도이다.

「TV피플」의 '나'는 어느 날 텔레비전을 들고 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보통사람보다 3할 정도 작은 몸집을 지닌 사람들. 그리고 갑자기 '나'는 아내에게 버림을 받고 보통사람보다 3할 정도 작은 'TV피플'이 되어 버린다.

「잠」의 '나'는 불면증에 걸린다. 하지만 잠을 자지 못해 괴롭기는커녕 의식은 더욱 말짱하게 깨어 있게 되는 그런 종류의 불면증이다. '나'는 한밤중에 초콜릿을 먹고 브랜디를 마신다. 그리고 『안나카레니나』를 읽고 가끔은 드라이브를 나가기도 한다. 그러던중 정체 불명의 두 남자에게 습격을 받는다.

이쯤 되면 과연 수학공식이라고도 할만하다. 여지없이 이 단편선의 인물들은 하루키표 등장인물인 것이다. 댄디하고 심플하고, 그리고 기묘한 일을 겪고. 그러나 왜 적지 않은 사람들은 천편일률적인 하루키의 등장인물들에게 매혹 당하는 것일까?

"나는 단념하고 시트에 몸을 기대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그리고 운다. 나는 우는 일밖에 할 수가 없다.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나는 외톨이이고, 이 조그만 상자에 갇힌 채 아무 데도 갈 수가 없다. 지금은 밤의 가장 깊은 시각이고, 그리고 남자들은 내 차를 뒤흔들어대고 있다. 그들은 내 차를 엎어뜨리려 하고 있는 것이다."

7시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지하철을 타고 점심을 먹고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집에 들어와 토크쇼를 보고 잠자리에 드는 것과 어느 날 가위에 눌려 몸이 땀에 흠뻑 젖을 만큼 굉장한 공포감에 사로잡히는 것. 이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리얼한가? 꿈에서 나를 고통스럽게 만든 유령을 현실에서는 절대 보지 못하는 것과 꿈에서 본 그 유령이 알고 보니 나의 남자 친구였다는 것 중 또 어떤 것이 더 리얼할까?

만약 전자에 YES라고 외친다면, 이 책을 덮기 바란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후자 쪽에 YES라고 외쳤다면, 분명 당신은 『무라카미 하루키 최고 단편선 TV피플』을 아마 아주 인상적인 리얼리티 소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그 사람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만이 진실된 세계라고 믿지 않으며, 몸 안의 '물 소리'와 가슴의 '북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일 것이다. 또한 하루키의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들을 성의껏 받아들일 수 있는 조금은 독특한 독자일 것이다. 그렇기에 이러한 독자들에게 'TV피플'이 사는 텔레비전 안의 세계 혹은 좀비가 돌아다니는 이 세상의 끝과 같은 곳은 전혀 놀라운 공간이 아니다.

저기 멀리... 'TV피플'과 함께 타르푸·쿠·샤우스·타르푸·쿠·샤우스하고 소리를 내며 이 공간 저 공간을 두리번거리는, 흐릿한 그림자가 넘실거린다. 당신의 그림자가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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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피플이 내 방을 찾아온 것은 일요일 저녁 나절의 일이었다. 계절은 봄이다. 아마 봄이었으리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그다지 덥지도 않고, 그다지 춥지도 않은 계절이다. 하지만 정직하게 말해, 여기서는 계절이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일이 일요일 저녁 나절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나는 일요일 저녁 나절이란 시각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더 정학하게 말하면, 그에 부수되는 모든 것 - 요컨대 일요일 저녁 나절적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다. 일요일 저녁 나절이 가까워오면, 내 머리는 어김없이 쑤시기 시작한다. 때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여하튼 쑤신다. 양 관자놀이에서 일 센티미터나 일 센티미터 반 정도의 깊이에서, 부드럽고 하이얀 살 덩어리가 기묘한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다. 마치 그 살 중심에 눈에 보이지 않는 실이 튀어나와 있는데 한참 떨어진 저편에서 누군가가 그 실의 한 끝을 살며시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이다. 딱히 아픈 것도 아니다. 아파도 이상할 것은 없는데, 신기하게도 통증은 없다. 깊이 마취를 시킨 부분에 긴 바늘을 푹 지르는 것처럼.

그리고 소리가 들린다. 아니, 소리라기보다 그것은 두려운 침묵이 어둠 안에서 일으키는 삐걱거림 같은 것이다. 윽쿠르-즈샤아아타르ㆍ윽쿠르-즈샤아아아아타르, 으으으으윽쿠르-즈므므므스, 하고 그런 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첫 징후이다. 우선 욱씸거림이 찾아온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세게가 조금씩 뒤틀리기 시작한다. 들고나는 바닷물처럼 예감이 기억을 잡아당기고, 기억이 예감을 잡아 당긴다. 하늘에는 날카롭게 날이 선 면도칼 같은 달이 떠있고, 의문의 뿌리가 어두운 땅 속을 긴다. 사람들은 내게 들으란 듯이 큰 소리를 내며 복도르 걷는다. 카-르스파무쿠ㆍ다부ㆍ카-르스파무쿠ㆍ다부쿠ㆍ카-르스파무쿠ㆍ쿠부, 하고 그런 소리로 들린다.

그래서 TV 피플은 일부러 일요일 저녁 나절을 노려 내 방에 찾아왔다. 마치 우울한 상념이나, 소리도 없이 비밀스레 내리는 비처럼, 그들은 어슴푸레한 시각에 슬며시 파고 들어오는 것이다.
회의를 하는 꿈을 꾸었다. 내가 일어서서 발언하고 있다.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냥 주절대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말을 끝내면 나는 죽고 만다. 그래서 그만둘 수가 없다. 의미도 알지 못하는 말을 영원히 계속할 수 밖에 없다. 주변에 있던 인간은 이미 다 죽었다. 죽어 돌이 되었다. 딱딱한 석상이 되어 있다. 바람이 불고 있다. 유리창은 전부 깨졌고, 거기로 바람이 불어 들어온다. 그리고 TV피플이 있다. 그들은 세 사람으로 늘어나 있다. 맨 처음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꿈속에서도 역시 소니 컬러 텔레비젼을 나르고 있다. 텔레비젼 화면에는 TV피플이 비치고 있다. 나는 점차 말을 잃어간다. 그와 더불어 점점 딱딱해지는 손가락 끝을 느낀다. 나는 차츰 돌로 변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 p.50
하지만 그는 자신이 두 사람의 세계에 이전처럼 녹아들지 않고 있다고 느꼈다. 무언가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마치 진폭을 조금씩 잃어가면서 계속되는 반복 행위처럼 여겨졌다. 그 자체는 나쁘지 않다. 그러나 방향을 잡을 수가 없다...
--- p.105
우선 TV 피플의 외견에 대해 설명해 두기로 하자.

TV 피플의 몸 사이즈는 나나 당신들의 그것보다 얼마간 작다. 그렇다고 눈에 띄게 작은 것은 아니다. 얼마간 작다. 대충 그렇다. 이할이나 삼할 정도. 그것도 몸의 각 부분이 모두 고르게 작다. 그러니까 작다기보다는, 축소되어 있다고 하는 편이 용어상으로는 오히려 정확할 것이다.

당신이 어디에선가 TV 피플을 본다해도, 어쩌면 처음에는 그들이 작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은 당신에게 어딘가 모르게 기묘한 인상을 안겨 줄 것이다. 뭔가 석여치않은, 이라 말하면 어떨까. 틀림없이 당신은, 어쩐지 좀 이상하군,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그들을 곰곰 눈여겨보게 될 것이다. 언뜻 보기에는 특별히 부자연스러운 곳이 없는데, 그래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것이다. 즉 TV 피플의 왜소함은 어린아이나 난쟁이의 작음과는 전혀 다르다. 우리들은 어린아이나 난쟁이를 보면, 그들이 <작다>고 느끼는데, 그른 감각적 인식은 대부분의 경우 그들의 균형이 덜 잡혀 있는 체격에 기인하는 것이다. 그들은 과연 작기는 하지만, 모든 것이 균일하게 작지는 않다. 손은 작지만 그에 비해 머리통이 커다랗거나 하는 일도 있다. 그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TV 피플의 작음은 그런 것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다. TV 피플의 경우는 마치 축소 복사기를 사용하여 만든 것처럼, 모든 부분이 실로 기계적이고 규칙적으로 작은 것이다. 키가 칠할짜리 축소판이라면, 어깨폭도 칠할짜리 축소판이고, 다리 사이즈도 머리통의 크기도 귀의 크기도 손가락의 길이도 칠할짜리 축소판이다. 실물보다 조금 작게 만들어진 정밀한 플라스틱 모형처럼, 혹은 그들은 원근법의 모델처럼 보인다고도 말할 수 있다. 바로 코앞에 있는데,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 마치 속임수 그림처럼, 평면이 뒤틀리고, 파도친다. 닿아야 마땅할 장소에 손이 닿지 않는다. 닿지 않아야 할 물건에 손이 닿는다.

그것이 TV 피플.

그것이 TV 피플.

그것이 TV 피플.

그것이 TV 피플.
--- pp.11-14
어느 날 오후, 나는 도서관에 가서 잠에 관한 책을 읽어 보았따. 잠에 관한 책은 그리 많지 않을 뿐더러, 대수로운 내용도 없었다. 결국 그들이 말하고 싶어하는 것은 딱 한가지였다. 잠이란 휴식이다-그것뿐이었다. 그것은 자동차의 엔진을 끄는 것과 마찬가지다. 엔진을 끄지 않고 내내 작동시키면, 그것은 금방 마모된다. 엔진의 운동은 필연적으로 열을 동반하고, 고인 열은 기계 자체를 피폐하게 만든다. 쿨 다운하는 것이다. 엔진을 끈다-그것이 수면인 것이다. 인간의 경우, 그것은 육체의 휴식이며 동시에 정신의 휴식이기도 하다. 인간은 몸을 눕히고 근육을 쉬게 함과 동시에, 눈을 감고 사고를 중단한다. 그러고도 남은 사고는 꿈이란 형태로 자연 방전된다.
--- p.195-196
신기한 일이다. TV 피플들의 그런 완벽하다고 해도 좋을 일솜씨를 지그시 보고 있는 동안, 나한테도 그것이 조금씩 비행기로 보여졌다. 적어도 비행기여도 이상하지 않겠다 싶은 기분이 들었다.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든, 그런 일 따위 별 상관이 없지 않은가, 하고 나는 생각했다, 저만큼 정밀한 작업을 저렇게 훌륭하게 해내고 있으니, 그것은 틀림없이 비행기일 것이다. 설사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해도, 그들에게 그것은 비행기인 것이다. 정말 이 남자가 하는 말 대로다. 비행기가 아니라면, 대체 뭐지?
--- p.57
비행기다. 그의 마음의 숲속 어딘가에서 만들고 있는 비행기를. 그것은 어느 정도 크기에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어떤 색을 하고 있을까, 어디로 가려하는가, 하는 것들을. 거기엔 과연 누가 탈 것인가. 깊은 숲속에서 끈기있게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 비행기를.
--- p.
두 사람은 부엌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서로 마주 앉아 있다. 가끔씩 근처에 있는 선로 위를 지나가는 전철 소리를 제외하면, 사방은 대체로 잠잠하게 가라앉아 있다. 때로는 너무 조용하다 싶을 만큼 조용했다. 전철이 지나가지 않을 때의 선로란 불가사의할 정도로 조용한 법이다. 부엌 바닥에는 비닐 타일이 깔려 있어, 맨발인 그의 발바닥에는 싸늘하고 기분 좋은 감촉이다. 벗은 그의 양말은 바지 주머니 속에 쑤셔 박혀 있다.

4월치고는 지나치게 따듯한 오후였던 것이다. 그녀는 엷은 색상의 체크 무늬 셔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부치고 있었다. 그리고 가늘고 하얀 손가락으로 커피 스푼을 반지작거리고 있다. 그는 그런 그녀의 손가락을 바라보고 있다.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으려니, 의식이 기묘하게도 평탄해졌다. 그녀가 세계의 끝자락을 쥐고, 그것을 조금씩 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 p.63-64
'돼지야, 당신 거기 말이야, 그것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야. 나는 할 수 없이 하기는 하지만, 찍 늘어난 싸구려 고무줄 같단 말이야. 그런 걸 달고 있느니, 나 같으면 차라리 죽어 버렸을거야. 내가 여자고, 그런 걸 달고 있다면 말이야. 창피해서 죽었을 거라고. 어떤 식으로 죽어도 상관없어. 아무튼 미련없이 죽어 버릴거야. 살아 있다는 게 죄지.'
--- p.145
나는 전화기를 보았다. 그리고 전화기 코드를 생각했다. 어디까지고 하염없이 이어져 있는 전화기 코드. 그 끔찍한 미로로 얽힌 회선의 크트머리 어딘가에 아내가 있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저 먼먼, 내 손길이 닿지 않는 멀리에. 나는 그의 고동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5분, 하고 나는 생각했다.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냐? 나는 일어나 무슨 말인가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일어난 순간 언어가 꺼졌다. 사라지고 말았다.
--- p.59
그리고 어둠이 찾아왔다. 어둠 속에서 경찰관이 걸어다녔다. 그는 무슨 말을 하려 하였지만, 목이 잘려 있어, 공기가 쉬익쉬익하는 소리를 낼 뿐이었다. 그리고 나서 나는 나의 몸을 흐르는 물의 소리를 들었다. 그렇다. 정말 들렸다. 작은 소리지만, 그것은 분명히 들렸다. 나는 나 자신의 몸 속으로 내려가, 그 벽에 살며시 귀를 대고, 똑 똑 떨어지는 희미한 물소리를 들었다. 래롯프ㆍ래롯프ㆍ리롯프

래롯프ㆍ래롯프ㆍ리롯프
내ㆍ이름은ㆍ가노 크래타.
--- p.137
그럼, 죽음이란 대체 무엇인가, 하고 나는 생각하였다. 나는 그때까지, 잠을 일종의 죽음의 원형이라고 파악하고 있었다. 즉 나는 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서, 죽음을 상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죽음이란 요컨대, 보통 때보다 훨씬 깊은, 의식이 없는 잠-영원한 휴식, 블랙 아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p.209
그런 식으로, 나는 잠을 못 자는데 대한 두려움을 없앴다. 아무것도 두려워할 일이 없다. 좀 더 미래를 내다보며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요컨대 나는 인생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밤 10시에서 아침 6시까지의 시간은 자신을 위한 것이다. 그 하루의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시간을 지금까지 잠이란 잡업에 낭비한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은 지금 나만을 위한 것이 되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그 어떤 요구도 받지 않고, 그렇다, 그것은 그야말로 확대된 인생이다. 나는 인생의 삼분의 일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 p.199
그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서글펐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벽을 쳐부술 수 없는 것이 서글펐다. 방금 전까지, 그 벽은 그를 지키기 위해 존재했었다. 하지만 지금, 그것이 그의 앞길을 막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무력하다고 느꼈다. 나는, 이제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그는 느꼈다. 나는 아마도 이대로, 이 막강한 틀에 갇힌 채, 거기에서 밖으로 나가보지도 못하고, 허망하게 나이를 먹어가겠지, 하고.
--- 우리들 시대의 포크로아-고도자본주의 전사 중에서
가끔 꿈을 꾼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꿈이다 있을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게 불쑥 일상 속에서 꿈처럼 예기치 않은 비일상이 파고들 때 환타지가 시작된다...
--- 머릿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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