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4년 05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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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418g | 168*214*20mm |
ISBN13 | 9788901045856 |
ISBN10 | 8901045850 |
발행일 | 2004년 05월 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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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418g | 168*214*20mm |
ISBN13 | 9788901045856 |
ISBN10 | 8901045850 |
1. 저 어딘가에 내 별 하나 2. 사막으로 향한 꿈 3. 실크로드를 따라서 4. 서역 진출 통로, 허시후이랑 5. 만리장성의 끝, 자위 관 6. 나의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수염 7. 사막의 푸른 섬, 둔황 8. 투루판의 후오이엔 산과 카오창 고성 9. 톈산 산맥과 천리마 10. 고선지 장군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쿠처 11. 마침내 도착한 파미르 고원 12. 사막의 별이 된 고구려의 혼 13. 대륙으로 향한 꿈 |
한 때 팔공산 뒷자락을 거닐면서 왕건에 대해 많은 생각을 지녔던 적이 있다. 이곳이 견훤과 왕건이 마주친 곳이구나. 왕건이 수만의 후백제 군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었구나. 그때의 왕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대업이 이곳에서 끝이 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수많은 부인들과 자녀들, 그리고 송악을 중심으로 두고 온 모든 나라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지 않았을까? 자신을 초청하여 이렇게 사지로 들어서게 한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에 대한 마음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마지막 전투로 모든 것을 불태울 각오로 있을 때, 부하 장수인 신숭겸이 베푼 책략을 마지못해 수용하면서 대신 그를 죽이고 탈출을 했던 길을 바라보면서 그의 참람한 심경을 떠올린 적이 있다. 그가 지금의 안심이라는 지역까지 도망을 해 그제야 안심했다가 붙여진 고을 이름, 안심을 떠올려 보면서 그가 다진 각오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난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시대의 기억들을 찾아 여행을 떠난 저자의 마음을 살폈다. 더불어 내가 자주 머문 경주를 중심으로 한 땅에서 천 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이 겪은 일들과 그들이 생각한 내용들을 보고 듣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책을 통해 고선지의 흔적과 김유신의 흔적이 겹쳐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 많은 시간들이 흘렀지만 강산은 여전하고 그것에서 많은 흔적을 만들면서 살았던 분들을 떠올리는 일은 당연할 것이다. 시간만 비워졌을 뿐이지 그 내용까지 비워진 것은 아니기에 말이다.
저자는 고선지 장군의 흔적을 찾아 시안으로 떠났다. 시안은 오래 전 중국의 수도로 역할을 했던 곳이다. 장안이란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아마 장안이란 말이 서울처럼 인식되는 것도 여기에 연유하리라. 시안에서 진시황의 흔적을 찾고, 동행한 사진기자와 함께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든다. 실물과 같이 제작된 지하병마용은 그들에겐 감탄의 자료가 된다. 또 후아칭즈에 들러서는 당 현종과 양귀비의 생각에 골몰한다. 동시대를 살았던 고선지 장군과 연결되어 그들의 삶이 각색되어 전해진다. 경산사에서는 현장법사를 떠올리기도 하고, 실크로드를 글 속에 끌어 들인다. 실크로드는 고선지 장군이 서역정벌을 이루어나간 길이요, 중국의 비단이 서역으로 흘러가던 길이다.
치렌 산맥과 고비 사막을 열차로 건너면서 광막한 땅을 바라본다. 달려도달려도 목적지가 나타나지 않는 열차의 길을 예전에는 낙타와 말들로 다녔다 생각하니 아득하고 아득할 뿐이다. 서역 진출의 통로를 가면서 그곳에서 사라진 누란왕국을 떠올려 본다. 얽힌 애틋한 전설도 곱씹어 본다. 지금은 황폐화된 그곳, 흔적만이 그때의 평화로웠던 삶을 기억하게 한다. 만리정성의 끝인 자위관을 지나 드디어 둔황에 도착한다. 시안에서 며칠이 걸리는 길이라고 한다. 그 길은 열차를 타고도 인내하지 않으면 가기 힘들 곳이라 한다. 둔황에서의 저자의 발걸음은 비교적 가볍다. 모가오 굴을 찾아보고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의 흔적이 발견된 곳도 찾아본다.
둔황을 지나 불산도 지나고 드디어 안서도호부가 있었던 카오창 고성에 들린다. 안서도호부는 중국이 서역을 견제하던 곳이고, 당이 거대한 국력을 자랑하던 상징적인 곳이다. 고선지 장군이 활약한 곳이기도 하고, 힘을 드러낸 장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가까운 쿠처는 고선지 장군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다. 고구려 유민으로 이 땅에 온 아버지 고사계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그가 태어났고, 성장하면서 고구려 후손이라고 어려움을 당했던 곳이다. 장군은 이곳에서 그의 위용을 떨친다. 파미르를 넘어 토번의 세력에게 치명타를 안기는 전쟁을 감행한다. 소발율국을 접수하여 실크로드를 당의 영향 아래 배속하는 공을 세운다. 당으로선 위대한 업적을 이룬 것이다. 이 공로가 인정되어 그는 안서 절도사가 된다.
안서도호부는 동으로 언기, 서로는 소륵, 남으로 토번, 북으로 돌궐을 감시하는 막중한 곳이다. 서역 최고의 군사중심지라 할 수 있다. 장군은 이곳에 절도사로 부임하면서 실크로드의 실질적인 주인이 된다. 또한 당은 실크로드를 통해 일찍 경험하지 못했던 부의 황금기를 이룬다. 이로 인해 현종과 양귀비가 사치의 극을 달리게 되기도 하지만 당의 부를 세계에 떨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장군은 이곳에서 그의 책무를 이루어나가는 와중에 부하의 배반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서역의 패자를 결정하는 사라센과의 중요한 전투에서 패하게 된다. 그 전쟁이 세계 전투사에 이름을 올린 달라스 전투다. 작은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한 전쟁이 아군의 배반으로 전세가 기울면서 패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장군은 책임을 지고 장안으로 소환되게 된다. 그후 칩거하는 생활을 하다가 안록산의 난에 다시 기용된다. 그는 여기서도 모함을 받아 결국은 이국땅의 고혼이 된다.
고선지 장군, 고구려의 피를 이어받아 무명을 크게 떨친 장군이다. 물론 당의 장군으로 활약을 했지만 그의 피 속에서 고구려가 늘 함께하고 있었다. 그것이 그에게 어려운 일을 만드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의 기개는 더없이 높았다. 그 기개가 그를 안서도호부를 맡는 수장이 되게 하고 실크로드의 실질적인 주인이 되게 하였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그의 꿈, 기개를 높이 칭송하고 있다. 그리고 한민족임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아동들이, 젊은이들이 이 책을 통해 민족의 기개를 높이고, 자긍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저자가 장군이 거닌 길들을 밟으면서 떠올린 기억들이 너무나 생생하다. 그 글이 어린 독자들에게 쉽게 다가갔으면 한다. 많은 독자들이 읽어 기쁨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