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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의 인생

이청준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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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73쪽 | 378g | 154*214*20mm
ISBN13 9788970633756
ISBN10 8970633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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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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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께선 언젠가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었다.
“나는 용기가 없어 인생의 80퍼센트를 손해 보고 20퍼센트밖에 살아내질 못한 듯싶네.”
하지만 나는 용기가 없었기 때문에 인생의 20퍼센트밖에 살지 못하셨다는 선생님의 삶이 용기가 모자란 삶이 아니라 그것이야말로 누구에게서보다도 온전하고 용기가 필요한 삶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선생님의 삶은 언제나 쟁취하는 쪽이 아니라 양보하는 쪽이었다. 그렇다고 그런 삶이 무기력했던 것만은 물론 아니었다. 선생님은 누구나가 누리고자 하는 80퍼센트의 삶은 이웃에게 양보하고 그 대신 누구도 돌보기 싫어하는 남은 20퍼센트의 힘든 삶만을 당신 혼자서 묵묵히 살아오신 것이었다. ‘하알 수 있냐아’의 양보 뒤에서 우리가 자칫 지나쳐버리기 쉬운 남은 20퍼센트의 그 소중스런 삶의 영역과 가치를 당신 혼자 힘겹게 지켜오셨더라는 이야기다. 그것이 어찌 용기 없이 가능할 수가 있을 삶일 것인가.
---p. 본문 중에서
우리는 아마 이런 저런 시류와 사회적 장치들의 힘에 이끌려 즐겁게 자기 부끄러움을 잃어가고 있는 듯싶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자신의 부끄러움뿐 아니라 남의 그것까지 빼앗고 있는 것이다.
시류의 요구가 아무리 그렇고 사회적인 장치가 그렇더라도 우리에게 얼마간 부끄러움의 소질을 남겨두는 여유는 있어야 할 것이다.
부끄러움이 없음은 곧 뻔뻔스러움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부끄러워할 줄 아는 데에서 비로소 양보와 겸양의 아름다운 덕목이 잉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끄러움도 없고 양보심도 없이 그저 완고한 주장과 자기 과시욕에 취해 사는 우리의 뒷날의 모습을 한번 상상해보시라.
---- p.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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