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를 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작은가를 알 수 있다. 그 속의 우리 집도 지도에는 보이지 않으니, 그 안에 살고 있는 나는 얼마나 작은 것인가? 그런데 나는 부모 속도 모르고, 아내 속도 모르고, 자식 속도 모르고, 심지어 나의 속도 모른 채 아옹다옹 지지고 볶고 산다. 정말 모르는 것도 너무 많다. 이렇게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데도 인생에 답이 없다고 한탄만 한다. 모르는 것이 제 탓이지, 무슨 인생 탓을 하는가?
자기 인생에 대한 문제의 답은 자기가 알아내야 한다. 먼저 문제의 대상인 인생을 차근차근 분석해보자. 나의 인생이므로 나를 알아보자. 그런데 나도 나를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 그중에서도 마음이라는 놈은 정말 모르겠다. 그놈이 내 것인지, 내 것이 아닌지조차 모르겠다. 어쨌든 이 마음이라는 놈을 정복해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속 편할 날이 하루도 없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내 속을 이 마음이라는 놈이 다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놈은 가만히 있지 않고 제멋대로 다니기 때문에 좀처럼 잡을 수가 없다. 정말 잡을 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 자기 것인데 자기가 잡지 못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우리가 알려고 하면 알 수 있는데, 그 길을 몰라서 찾지 못한 것뿐이다.
--- p.12~14
아름다운 삶이 되려면 먼저, 균형 잡힌 삶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자란 점을 계속 보충하고 메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쪽에 치우친 것을 바로잡는 것이다. 성격이 너무 소극적인 사람은 진취성을 기르고, 너무 공격적인 사람은 조심성을 키워야 한다.
여기서 우리가 유의할 것은 소극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적극성이 없다는 이분법적 접근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사람의 성격은 소극적·적극적 요소가 다 같이 있는데, 발현과정에서 잘 드러나는 성향이 어느 쪽인가에 따라 성격이 나뉜다. 소극적이니, 적극적이니 하는 것은 사물에 대한 반응경향을 말하기 때문에, 균형 잡힌 사람으로 만들려면 부족한 성격을 많이 끄집어내고 넘치는 성격은 자제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동양철학에서 말하는 중용中庸이다.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고, 어느 쪽으로도 치우침이 없는 상태다. 현재의 나쁜 성격을 없애고 좋은 성격을 심는 이분법적 방식은 또 다른 불균형을 낳을 뿐이다.
--- p.80~81
세상만물은 가장 작은 입자가 모이고 모여서 이루어진다. 세상만사는 작은 변화가 모여서 큰 변화를 낳는 것이지, 큰 변화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모든 것에는 단계가 있다. 고층 건물도 1층부터 짓고 올라가야 마지막 층을 완성할 수 있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옮길 수 있고愚公移山,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된다. 순간순간이 모여 시간이 되고 세월이 되는 것이다.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면 순간이라는 티끌이 세월이라는 태산으로 거듭난다.
이 순간은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우리는 매순간을 보내고 새로운 순간을 맞는다. 따라서 매순간이 마지막이고 최초다. 인생에 한 번밖에 만날 수 없는 것이 이 순간이다. 그래서 순간은 소중한 것이다. 오늘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라. 왜 내일 종말이 와도 한 그루 나무를 심어야 하는지 생각해보라. 따라서 마지막인 날을 새롭게 살아야 한다.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모두가 용서된다.
--- p.158~159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에 가버렸다. 평균 수명이 길어졌다고는 하나, 어느덧 인생의 하반기에 접어든 것을 보고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 우리는 가끔 과거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다가 ‘아! 그때 내가 그걸 했더라면, 안 했더라면’ 하고 후회를 한다. 우리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을 너무나 애통해하는 것 같다. 기회를 놓친 것은 복권에 당첨되지 않은 것처럼 인생에 있어서 일상의 일이다. 한 번 기회를 잡았다고 해서 인생이 성공하는 것도 아닌 것은 복권 당첨이 인생의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과 같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온 사람이 새옹지마 넉 자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유가 있다. 인생을 살면서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앞으로 덜 후회하고 살려면, 삶을 복기해보고 패착의 이유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손금대로 산다는 말도 있지만 손금도 변한다고 한다. 이렇게 인생을 변화시킨 요인, 즉 만남을 잘 정리하고 분석하자. 인생에는 변곡점이 있다. 이 전환의 계기, 원인 등을 잘 분석하자. 그러다보면 결국 사람과의 만남이 중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p.255~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