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령 소설을 쓰다가 한 곳에서 막혀 고전을 면치 못하면, 그 부분은 일단 건너뛰고 다음 장면부터 쓰면 된다. 만약 당신이 단편소설을 계획하고 집필을 시작했다면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서 무조건 70매 이상은 반드시 써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집필을 하는 도중 포기를 하거나, 처음부터 새로 쓴다면 평생 단 한 편의 작품도 완성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p.13
단 한 줄도 쓰지 못해도 하루에 최소한 1시간 이상은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소설은 머리로 생각하고 손으로 쓰는 것이다. ---p.16
모티프는 인간의 내면에서 어떤 목적을 지향하는 행위를 불러일으키고 이를 지시하는 요인이다. 모티프를 찾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평소 많은 대화를 나눴던 지인들의 이름을 떠올려 보면 그들에게서 들었던 흥미로운 이야기나, 그들과의 사이에 있었던 경험들이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 순으로 기억나는 일들을 적다 보면 당시의 시대적 사건이나 개인적인 경험담들이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방이나 거실, 혹은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나 사물을 하나하나 적어보면 뜻하지 않은 소재가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주된 문제점이나, 희망 사항, 꿈 들을 떠올려 보면 사회성이 짙은 소재가 떠오를 것이다.
최근에 일어난 주요 사건이나 관심사를 통해 시사성이 강한 소재를 발굴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신문, 잡지 등을 통해 소설의 모티프를 구할 수 있다. ---p.32
당신이 ‘단수’를 소재로 소설을 집필할 계획이라면, 우선 ‘단수’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소설을 쓰겠다는 의도를 버리라는 점이다. 소설을 쓰겠다는 부담감이 없어야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된다. 1단계는 될 수 있는 한 솔직하고 담백하게 작성해야 한다. 마치 회고록을 쓰듯 문장력, 묘사 따위는 무시하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솔직하게 쓰는 것이 좋다. ---p.41
초심자에게는 아우트라인을 기준으로 각각의 짧은 삽화를 만드는 방법이 가장 유리하다. 삽화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미 아우트라인이라는 스케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채색만 하면 삽화를 완성할 수 있다. 삽화라는 말은 책이나 신문, 잡지에서 설명을 돕기 위해 넣는 그림을 뜻하지만, 문학에서는 에피소드로 갈음할 수 있다. ---p.60
인과성이란 말 그대로 인연이 있으면 성과가 있다는 말이다. 즉 (1)번의 인연으로 인해 (2)번의 결과가 생기고 (2)번의 인연으로 인해 (3)번의 결과가 생긴다는 뜻이다. 즉 소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사건의 연속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 이번에는 위의 삽화들을 인과 관계로 연결해 스토리를 만들어보자. ---p.93
사기성이 짙은 남자 : 그는 연신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수긍을 하겠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거리자 잘게 웃으며 다리를 달달 떨었다.
? 서정적인 여자 : 그녀는 커피 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면서 시집의 표지를 덮었다. 그러고는 시선을 돌려 낙엽이 떨어지는 창밖을 조용히 응시했다. 고추잠자리가 갈대에 앉아 졸고 있었다. ---p.152
1. 당신의 방을 살펴보라. 벽지의 색깔이며, 창문의 형태, 창문 밖으로 보이는 대추나무, 봄이면 눈부시도록 피어나는 목련나무, 커튼의 색깔, 컴퓨터, 오디오, 소주병이 들어 있는 책상 서랍 등을 자세히 관찰하며 부지런히 적어보자.
2. 당신이 잘 알고 있는 지역을 송두리째 다른 곳으로 옮겨본다. 예를 들어 (…)
3. 늘 보던 동네에서 자신감이 생기면 좀 더 멀리 나가보자. 고향집의 전경, 바닷가, 산, 시골 장터 등등 뭐든지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는 장소의 전경을 그대로 글로 옮기는 훈련을 반복해본다. 그러면 놀랍도록 필력이 늘게 될 것이다. ---p.171
『예비 작가를 위한 실전 소설 쓰기』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일단 스토리를 완성한 다음에 주제를 보완하자는 것이다. 스토리도 완성이 되지 않았는데 무슨 주제가 있고, 시점이 있고, 플롯이 있겠는가, 하는 점에서부터 시작된 발상이다. 스토리를 완성해놓고 주제를 보완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완성한 스토리를 꼼꼼히 뜯어 읽어야 한다. 꼼꼼히 뜯어 읽는다고 천천히 정독을 하라는 말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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