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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중국을 지탱하는 힘 가난한 백성들과 전통연예

거대 중국을 지탱하는 힘 가난한 백성들과 전통연예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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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91쪽 | 388g | 153*224*16mm
ISBN13 9788994054582
ISBN10 8994054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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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학주
충북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을 졸업하고, 국립 대만대학 중문연구소를 거쳐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근 40년 동안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와 대한민국 학술원 회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서로 『중국 문학의 이해』, 『중국 고대의 가무희』, 『중국 문학사』, 『한대의 문인과 시』, 『공자의 생애와 사상』, 『노자와 도가 사상』, 『경극이란 어떤 연극인가』, 『장안과 북경』, 『위대한 중국의 대중예술 경극』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논어』, 『맹자』, 『대학』, 『중용』, 『노자』, 『장자』, 『열자』, 『격몽요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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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가난하고 신분이 미천한 백성들은 글은 모르지만 자기네 전통연극이나 우리의 판소리와 비슷한 고서(鼓書)와 탄사(彈詞) 같은 여러 가지 설창(說唱)을 늘 즐기고 있다. 심지어 하인이나 하녀들까지도 마을에서 연출되는 여러 가지 지방연예를 상당히 자유롭게 구경할 수가 있다. 때문에 그러한 연예의 구경을 통하여 여러 사람들이 한데 모여 즐기는 한편 자기네 역사나 전설 및 사회 지식 같은 것을 무척 많이 들어서 알고 있다. 책을 많이 읽은 조익 같은 학자도 자기네 역사적인 일이나 세상 얘기에 대해서는 그 지식이 글 모르는 자기 밑의 하인들만도 못하다는 것이다. 하인들은 글은 모르지만 연극이나 설창 같은 민간연예의 공연을 통하여 역사와 사회에 대하여 학자들보다도 많은 지식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p.15

청나라 말엽부터 중화민국에 이르기까지 그들 스스로 백년국치(百年國恥)라고 말하는 온 세계 제국주의자들에게 나라가 내맡겨지다시피 되었던 시대에도, 그처럼 큰 나라가 깨어지지도 않고 유지 발전될 수가 있었던 것은 바로 그 방대한 신분이 미천한 백성들의 힘이었다. 중국은 절대다수의 글도 모르는 가난한 백성들의 삶이 건전하였기 때문에 나라의 높은 지위에 있는 지배자들은 형편없는 지경이었는데도 큰 나라가 끄떡없이 지탱될 수가 있었다. 중국이 큰 나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아래 가난한 백성들의 힘 덕분이다. ---p.24

많은 예인들이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기도 하였지만, 청나라 말엽부터 통나무와 거적을 얽어 만든 매우 초라한 차도 팔고 연극과 연예도 공연하는 차붕(茶棚) 또는 차관(茶館)이라 불리는 극장이 들어섰다. 그러나 중화민국 시대로 들어와 1912년에 경극의 명배우 위즌팅(兪振庭)이 재목을 엮어 세운 것이기는 하나 규모가 큰 진화대희붕(振華大戱棚)을 세우고 극단인 희반(戱班)도 조직하여 공연에 들어가자 대성황을 이루었다. 이 뒤로 규모가 큰 극장이 연달아 생겨나기 시작하여 이 고장의 연극 연예 공연이 매우 활발해졌다. 그리고 그들은 자기 지역에서만 활동한 것이 아니라 가까운 지역의 수많은 신묘에서 묘회가 벌어질 때면 그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자기의 뛰어난 연기를 발휘하여 다른 지역 사람들과도 즐겼다. 이것은 그들의 연예가 전국에 영향을 끼치는 데에 크게 공헌하였다. ---p.45

중국의 민간에서는 거지와 스님 도사의 관계 때문인지는 몰라도 신(神)으로 받들어 모시는 사람 중에는 거지 행색의 사람들도 있다. 보기로 지금 중국 민간에 연출되고 있는 탈놀이의 경우를 들기로 한다. 이 탈놀이에 등장하는 신(神) 가운데에는 이룡(李龍)이 있는데 차림새가 팔뚝을 내놓고 도롱이를 입고 지팡이를 짚은 거지 행색이다. 그는 본시 구걸을 하던 거지였는데 뒤에 상제(上帝)께서 사람들의 재난과 역병을 구해 주는 신으로 임명하셨다 한다. 그는 사람들의 재난과 역병 같은 어려운 처지를 면하도록 해주기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받들어 모셔지게 되었다 한다. 이룡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룡신왕(李龍神王)」이란 탈놀이도 있다. 이처럼 중국의 거지는 스님과 도사들과 관계가 밀접한 위에, 거지 자체가 신이 되기도 하고 그 신은 여전히 거지 복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거지를 가벼이 여길 수가 없는 것이다. ---p.57

중국의 거지들 장타령은 일찍부터 지식인들도 좋아하였기 때문에 ‘연화락’과 ‘도정’은 지금도 중국 각지에서 널리 유행하고 있다. 그 형식도 단순한 노래인 청창(淸唱)뿐만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이나 전설을 ‘연화락’이나 ‘도정’의 가락으로 창하는 우리의 판소리 같은 서사적인 것과 생(生: 남자 배역)·단(旦: 여자 배역)·정(淨: 난폭하고 간사한 배역)·축(丑: 어릿광대 역) 같은 서너 명의 연기자가 함께 어울려 이야기를 연출하는 간단한 연극 형식의 것들 등 여러 가지 모양의 것이 유행하고 있다. 이는 중국 민간연예의 일반적인 연출 형식에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중국 각지에 유행하고 있는 모내기 노래인 「앙가(秧歌)」도 본시는 노동요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다시 여러 지역에 따라 한두 사람의 공연자가 창을 섞어가면서 이야기를 연출하는 서사적인 형식의 것으로도 발전하고 다시 몇 사람이 함께 공연하는 연극 형식의 것으로도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가난한 백성만이 아니라 거지들까지도 그들의 민간연예 발전에 직접 참여하며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p.65

중국의 사원이나 신묘에는 한 종류의 신이 아니라 여러 가지 잡신들이 함께 모셔져 있다. 예를 들어 베이징시 하이덴취(海淀區)와 창핑셴(昌平縣) 및 먼터우꺼우취(門頭溝區) 경계에 있는 묘봉산(妙峰山)의 낭낭묘(娘娘廟)를 보면 주신으로 도교의 벽하원군(碧霞元君)과 그 가족들이 모셔져 있고, 또 불교의 관음보살·지장보살(地藏菩薩)과 민속신인 약왕(藥王)·재 신(財神)·월로(月老)·희신(喜神) 등이 모셔져 있다. 이처럼 한 신묘라 하더라도 여러 종류의 신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모시고 있는 여러 신의 탄생일 같은 것을 기념하는 날이 각각 달라서 연중에도 신묘마다 여러 번 축제인 제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한 신묘에 모시는 신이 많고 복잡하기 때문에 제사활동도 자연 복잡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묘 희’를 통해서 중국의 백성들은 함께 어울려 즐기는 한편 옛날의 조상들 이 즐기던 민간의 전통연예를 자연스럽게 계승·발전시키고 있다. ---p.69

일본에도 각지에 있는 신사(神社)를 중심으로 ‘마쓰리’가 행해지고 있다. 일본말 ‘마쓰리’는 제사의 뜻이다. 거기에서 제사지내고 받드는 신은 중국 못지않게 종류가 무척 많다. 따라서 거기에서 연출되고 있는 민속예능은 ‘가구라(神樂)’ 같은 것이 중심을 이루지만 그 종류가 엄청나 게 많다. 이러한 ‘마쓰리’는 중국의 ‘묘회’와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두 나라 모두 마치 동양의 카니발이라 할 수 있는 성격의 ‘묘회’와 ‘마쓰리’로 옛날부터 지금까지 그들의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p.70

중화민국 시대 베이징 시정(市政) 당국에 등기(登記)되었던 사관(寺觀) 수가 1925년에는 1631개 처, 1936년에는 1213개 처, 1947년에는 728개 처인데, 묘회가 행하여진 사관은 60개 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60개 처에 묘회가 행하여졌다고 한 것은 경극 같은 연극도 연출된 대대적인 묘회만을 셈한 것이다. 적어도 어떤 사원이나 신묘이건 간에 그곳에서 모시고 있는 신의 특별한 기념일에는 반드시 제사를 지냈을 것이고 그 제사에는 규모의 크고 작은 차이는 있다 하더라도 언제나 묘회가 열렸을 것이다. 그리고 한 곳의 신묘에는 많게는 10여 종류의 신이 모셔져 있었고, 그곳에 모신 신의 생일 같은 날은 물론 또 그 밖의 정해진 날짜와 설 때에도 묘회를 열었으므로 거의 일 년 내내 쉴 새 없이 묘회가 계속된 셈이다. 이 밖에 명승지나 유원지 같은 신묘나 사원이 없는 곳에서도 빈 땅에 가설무대를 만들어놓고 묘회가 열렸다. ---p.76

마쓰리는 일본 각지에 일 년 내내 거의 하루도 쉴 날 없이 행해져 왔다. 예를 들어 1976년에 잡지사 『문예춘추(文藝春秋)』에서 발행한 『고향의 마쓰리(ふるさとの祭り)』에 실린 「오마쓰리 달력」에 의하면, 1월에는 25일(3·7·14·15·20일은 중복) 동안 22개 지역에서 각기 다른 마쓰리가, 4월에는 45일(2·3·4·5·7·11·15·21·22·23·24·25·26·27·29일은 중복) 동안 25개 지역에서 각기 다른 마쓰리가, 8월에는 65일(1-18·24-26일은 중복) 동 안 27개 지역에서 각기 다른 마쓰리가 행하여지는 식으로 일 년 내내 전국 각지에 계속하여 행해지고 있다. 하가 히데오(芳賀日出男)의 『일본의 마쓰리(日本の祭り)』에 실린 「일본의 마쓰리 달력」에는 도시별로 마쓰리가 행해지는 달력을 만들어놓고 있는데, 도교 한 곳만을 예로 들어도 1월에는 6일, 2월에는 11일·13일, 5월에는 3-6일과 세 번째 일요일, 6월에는 7일 전후의 토요일과 일요일 및 9일에 가까운 일요일, 7월에는 6-8일, 8월에는 15일 전후의 3일간 및 26-28일, 9월에는 11-21일, 10월에는 첫째 토요일과 19·20일, 11월에는 유(酉)일, 12월에는 17-19일에는 각기 다른 여러 가지 마쓰리가 행하여지는 것으로 되어 있다. 다른 도시도 모두 비슷하다. ---p.80

문화면에서는 중국이나 일본 모두 이 축제를 통하여 자신들의 여러 가지 전통적인 민속연예가 전승·발전되고 있다. 지금 중국에는 전국에 공연되고 있는 경극(京劇)·앙가(秧歌)·도정(道情) 등 전통희곡이 모두 374종이고, 그 중 중화인민공화국이 수립된 뒤 새로 만들어진 극종이 58종이라 한다. 이것들 모두가 주로 묘회를 통해서 전승되어 오고 있는 것들이며, 그것들을 바탕으로 다시 새로운 그들의 예능이 만들어지고도 있는 것이다.
일본도 혼다 야스지(本田安次)의 『민속예능』에 실린 「예능력(藝能曆)」에 의하면 간토(關東) 지방의 경우만 보더라도 1월에는 가구라(神樂)·덴가구(田樂) 등 10종이 여러 곳 마쓰리에서 연출되고, 2월에는 사자춤 등 10종이 각지에서 연출되며, 3월에는 13종, 4월에는 34종, 5월에는 18종, 6월에는 3종, 7월에는 28종, 8월에는 17종, 9월에는 8종, 10월에는 12종, 11월에는 6종, 12월에는 4종이 각지에서 공연되고 있다. 마쓰리를 통해서 엄청나게 많은 그들의 민속예능이 잘 전승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중국이고 일본이고 그러한 축제는 전통연예를 전승하게 해주는 중요한 문화행사라고 할 수 있다. ---p.86

지금부터라도 다시 전통예능을 공연하는 우리의 마을축제를 발전시키도록 애써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축제를 통하여 우리 조상들의 예능을 되살려내고, 또 우리 자신의 것들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힘써야만 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각 지역마다 새로운 축제를 남발하고 는 있다. 그러나 어디에도 한국 사람들이나 그 지역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하나로 만들어 모든 사람들을 함께 하도록 하는 축제는 아직 없다. 따라서 우리는 작은 일에도 제각기 다른 생각을 품고 좁은 나라인데도 지역을 따라, 직업을 따라, 나이를 따라 늘 서로 다투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는 지금 전해지고 있는 전통연예가 없기 때문에 이웃 나라와 관계가 소원해진 상태이다. 사자춤·학춤 같은 것은 중국·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있었던 것인데 지금은 우리에게만 제대로 전해지는 것이 없다. 중국과 일본의 경우는 민속연예 중에 두 나라가 함께 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儺)·탈놀이·등불놀이·우란분회(盂蘭盆會)·용선(龍船) 경주·칼춤·모내기춤·새신(賽神) 등 무척 많다. 따라서 두 나라 사람들은 상대방의 전통연예에 대하여 서로 친근감을 갖고 서로 대하고 있다. ---p.89

중국에서는 1980년대에 들어와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던 여러 오지에서 이제는 없어졌다고 여겨지던 탈놀이인 나희(儺戱)가 가난한 백성들에 의하여 유지되고 있는 것이 발견되어 그 연구가 크게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들의 탈놀이를 ‘나희’라고 부르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되고 있지만, 실제로 ‘나희’란 무엇을 말하는가 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현재 중국의 탈놀이야말로 교통도 불편한 오지의 가난한 서민들이 전승해 오고 있고, 그리고 오랜 역사를 통하여 계승·발전시켜 온 대표적인 전통 연예인 것이다. ---p.93

중국에서는 근년에 이르러 나희 또는 나문화(儺文化)란 이름 아래 다시 탈놀이 또는 가면극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본시 중국 학자들은 중국의 전통연극이라면 원 잡극·명 전기 및 청대의 경희를 위시한 지방희 같은 이른바 ‘대희’만을 생각해 왔다. ‘대희’만이 본격적인 연극이라 여겼기 때문에, 중국 연극사에서 이전의 ‘가무희’나 ‘탈놀이’는 그들의 관심으로부터 먼 거리에 있었다. 따라서 연극 학자들은 예전에 있던 탈놀이에 대하여 약간의 관심을 가졌다 해도, 그 것들은 이미 모두 없어지고 전해지지 않는 것이라 믿고 있었다. ---p.106

결국 중국의 전통문학은 시를 중심으로 발전하여 왔는데, 그것은 민간에 유행하던 노래가 그 바탕을 이루고 있었음을 뜻한다. 그리고 여러 가지 이야기도 노래를 중심으로 하면서 해설이 보태지는 형식으로 연출되었다. 곧 민간의 서사연예는 설창이 중심이었으며, 그리고 다시 연극 형식으로도 발전하였다. 따라서 이것은 중국 고대에도 시와 함께 소설과 희곡도 존재하였음을 뜻하게 된다. 다만 그것들은 주로 노래와 춤을 통해서 연출되었기 때문에, 근대적인 의미의 소설이나 희곡과는 다른 형식과 성격을 지니고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서사연예는 주로 민간에서 연출되어 이른바 대아지당(大雅之堂)에 오를 수가 없었으므로, 중국의 전통문학이나 전통문화로서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했을 따름이다. 그러나 가난한 백성들이 즐기던 ‘설창’은 결국 중국 시를 비롯하여 소설과 희곡을 포함하는 전통문학의 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p.129

청(淸)대의 지방희(地方戱)와 경극(京劇)은 그 음악이나 연출 분위기가 더욱 오랑캐화한 것이다. 청나라를 지배한 만주족은 본시 가무(歌舞)를 좋아하여 청나라 궁전에서는 초기부터 희곡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지방의 여우(女優)들을 궁중으로 불러들였다. 이른바 이들의 종합 호칭인 ‘난탄(亂彈)’은 본격적인 희곡 연출 기구인 남부(南府)가 설치된 강희(1662---p.1722) 후기에 이루어졌다고 한다. 특히 건륭(乾隆) 황제(1736---p. 1795 재위)는 희곡을 무척 좋아하여, 지방을 순행할 적에도 민간의 희반(戱班)이 천자의 부름을 받아 천자의 앞에 나와 연출을 하였으며, 또 많은 희반들을 황제의 궁전 안으로 불러들여 희곡을 연출케 하였다. 궁정 안의 희극기구를 크게 확장하였으나 그래도 모자라 민간의 희반들을 더 불러들였던 것이다. ---p.132

끝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화부희(花部戱)가 성행한 청대 중엽 이후로는 이들 민간연예조차도 그 영향을 받아 크게 변질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이전에는 북이나 박판(拍板) 또는 비파(琵琶) 같은 간단한 악기 한두 가지로 반주를 하였는데, 지금에 와서는 이호(二胡)를 비롯한 여러 가지 경희나 지방희에 쓰이는 악기들로 반주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창강(唱腔)이나 연출방식 등 모든 것에 변화가 일어나 이전의 것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것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앞에서 이미 설명했듯이 이 대희(大戱)들이 오랑캐화한 것임을 뜻하므로, 이러한 민간연예들의 대희의 영향으로 말미암은 변화는 전통으로부터의 이탈을 뜻한다는 것이다. ---p.139

흔히 중국 문학사상 중국 고대에는 시문(詩文)만이 있고 소설과 희곡 은 존재하지 않았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옛날에도 중국에 소설과 희곡 이 존재하였다. 다만 고사를 창(唱)을 위주로 하여 표현하였고, 중간에 끼었던 산문의 해설은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작품들이 근대 의 소설이나 희곡 형식으로 전해지지 않고 있을 따름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고대문학에서는 시·소설·희곡이 구분되지 않았고, 시를 존중한 결과로 산문과 운문의 구별도 분명치 않았다. 그것은 『시경』의 시대부터 이미 그러하였다. 그리고 고대의 서사(敍事)는 설창을 중심으로 민간에 유행하여 연극도 설창의 기초 위에 이루어져 발전하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연극은 남송(南宋) 이후로는 이전과 전혀 다른 대희(大戱)로 발전하는데, 그것은 그때부터 중원을 지배하기 시작한 여진족의 금나라와 몽골족의 원나라의 영향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 잡극을 비롯한 대희의 형식이나 내용에 설창의 영향이 뚜렷하다는 것은 중국의 서사 문학에 끼쳐 온 설창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가를 말해 주는 것이다. ---p.143

중국 공산당은 1931년 11월에 장시(江西) 루이진(瑞金)에 소비에트 공화국을 건설하고 바로 공농홍군학교(工農紅軍學校)를 세우고 연극을 포함하는 문예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연말 무렵에는 붉은 군대의 창설일을 기념하는 팔일극단(八一劇團)이 조직되어 본격적인 공연활동을 시작한다. 붉은 군대는 처음부터 연극과 문예로 그들 정치공작의 중심을 삼았다. 1932년에는 팔일극단의 일부 단원들이 다시 공농극사(工農劇社)를 설립하였는데 소비에트 지역에 수많은 분국을 설치하고 연극활동을 전개하였다. ---p.159

한국전쟁 때에도 메이란팡(梅蘭芳)·저우신팡(周信芳)·마롄량(馬連良) 같은 경극의 명배우들이 모두 두세 번씩이나 수많은 극단을 이끌고 미군과 싸우는 중국지원군을 위문공연 하러 북한을 찾아와 공연을 하였다. 메이란팡의 경우만 보더라도 58세 때인 1951년과 52년에 위문단을 이끌고 북한에 가서 중국인민지원군을 위문하는 공연을 하였고, 1953년 연말에도 부조위문단(赴朝慰問團)을 이끌고 북한에 가서 김일성과 최용건 등을 만나고 최전방 개성(開城)에까지 가서 위문공연을 하고 있다. 따라서 위문단원의 희생도 적지 않았던 것 같다. 이미 1951년 6월 5일에 베이징시에서는 부조위문단으로 갔다가 죽은 연예인인 랴오헝루(廖亨祿)·창바오쿤(常寶坤)·청슈당(程樹棠)·왕리가오(王利高) 네 사람의 추도회를 열고 있다. 그러니 한국전쟁 중에 위문단으로 파견되어 왔다가 희생된 연예인도 상당수일 것 같다. ---p.161

많은 사람들이 타이완(臺灣)이나 신장(新疆)의 위구르족 및 시장(西藏)의 티베트족 등은 결국은 중국으로부터 독립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가까운 시일 안에 그들이 독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들이 1840년 아편전쟁이 일어날 무렵부터 서양의 제국주의자들이 중국을 멋대로 침탈하여 그들 스스로 청말의 한 시대를 백년국치(百年國恥)라고 하는 거의 나라의 주인이 없던 시절에도 그들은 독립을 하지 않았다. 정치며 국방은 모두 엉망진창이었지만 가난한 서민대중들의 마음이 하나였던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경극 같은 전통연예를 통하여 함께 즐기고 함께 어울릴 수 있었기 때문에, 쓰는 말과 생활 습관이 다르지만 마음이 늘 서로 통하여 살림은 무척 가난하고 살아가기도 매우 어려웠지만 한 나라 사람으로 함께 어울려 사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p.165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들어와서도 경극을 좋아하는 경향은 전혀 변하지 않고 있다. 다만 크게 달라진 것은 이전 중국 사람들은 ‘미친 듯이’ 경극을 좋아하였지만 지금의 중국 사람들은 경극에 대한 뚜렷한 이해와 목적의식을 가지고 경극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의 중국에서는 경극은 농민 노동자를 비롯한 온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자기네 전통연예가 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봉건시대의 경극을 다시 현대화하고 개량하여 잘 이용함으로써 모든 소수민족까지도 아울러서 온 인민을 즐겁게 해주고 그들을 화합케 하여 자기네가 목표로 하는 사회주의 건설의 방향으로 그들을 이끌어가려는 것이다. 여러 소수민족을 위한 경극도 여러 편 새로 편극하여 공연되고 있다. 이전 사람들은 경극에 미쳐 그것을 즐기기만 하였으나 지금은 경극을 통하여 위안을 받고 격려를 받으며 13억 민족을 화합시키고 나라를 이끄는 힘까지 얻으려는 것이다. ---p.182

경극을 개혁하고 현대화하려는 움직임 속에는 우국의식에 혁명의식까지 더해져서 지금 와서는 경극으로 인민을 일깨우고 이끌어 주어 자기네 나라를 사회주의를 바탕으로 한 대국으로 굴기(?起)시키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다. 그들은 경극을 통하여 인민들의 국가관·민족의 식·역사의식·문화의식·정치의식 등을 그들이 설정한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어 주고 있는 것이다. 경극은 다시 중난하이(中南海)에서 시작하여 가난한 인민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이 소중히 여기며 좋아하는 연예가 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경극을 통하여 온 백성들을 즐겁게 해주고 화합케 하여 자기들이 목표로 하는 건전한 사회주의 혁명의 방향으로 달려가려는 것이다. 경극은 중국의 13억 인구 모두가 즐기는 위대 한 대중예술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가난한 인민들이 함께 즐기는 경극이 있기에 중국의 가난한 백성들은 중국이라는 큰 나라의 힘의 원천이 되고 있다. ---p.184

이처럼 중국의 가난한 백성들의 힘은 무척 강하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어려운 중에서도 모두가 스스로 공연하고 함께 즐기는 경극(京劇)을 비롯한 여러 가지 민간연예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지식을 얻고 모두가 화합을 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중국의 무식하고 가난한 백성들이야말로 그들 전통문화의 계승자이며 가장 큰 나라의 힘인 것이다. 중국이란 큰 나라는 그들로 말미암아 크게 발전하며 지탱되고 있는 것이다.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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