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파넬리(Sara Fanelli)는 1969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주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미술사학자인 어머니와 건축사 교수인 아버지를 둔 덕분에 어릴 적부터 러시아 아방가르드 시인 마야코브스키, 타이포그라피의 거장 리시츠키, 20세기 위대한 콜라주 작가인 쿠르트 슈비터즈의 등의 작품을 자주 접하며 영향을 받았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여 자기만의 그림책을 만들면서 일러스트레이터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피렌체의 미켈란젤로 학교에서 공부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예술 학교와 캠버웰 예술 학교, 왕립 예술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자인을 심도 있게 공부했다. 1995년 왕립 예술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뉴요커, 뉴욕 타임즈, 펭귄 북스, BBC worldwide 등에서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했다.
사라 파넬리가 그림책 작가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 것은 캠버웰 예술 학교 2학년 재학 중에 펴낸 《단추 Button》로 ‘맥밀런 어린이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상’과 ‘국립 예술 도서관 일러스트레이션 상'을 받으면서부터이다. 사라 파넬리는 그 뒤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그림책 세계를 보여 주어 아주 실험적이면서도 대중적인 그림책 작가라는 명성을 얻는다. 특히 《소중한 일기장 Dear Diary》과 《신화 속 괴물》로 볼로냐 라가치 상을 받으면서 그의 실험적인 그림책들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된다. 《소중한 일기장 Dear Diary》은 일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새로운 형식과 손으로 쓴 글씨, 기발한 일러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신화 속 괴물》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괴한 괴물들을 독창적인 캐릭터로 형상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라 파넬리는 평범한 색감과 평평한 그림에서 벗어나기 위해 콜라주 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라 파넬리에게는 주변의 모든 것이 콜라주의 재료가 된다. 책의 일부, 얼룩이나 표시가 있는 종이 조각, 사탕 봉지, 할머니가 장보려고 적어둔 목록까지……. 직물을 구기거나, 표면에 설탕, 콩, 스파게티, 밥알 따위를 발라 새로운 느낌의 직물을 만들어 거기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사라 파넬리는 자신의 콜라주 작업을 갖가지 재료를 뒤섞으면서 노는 ‘놀이’라고 표현한다. 그런 만큼 어떤 틀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움을 보여 주고,새로운 시각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만든다.
사라 파넬리는 한 가지 기법, 한 가지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때로는 다다이즘이나 초현실주의를 끌어 오기도 하고 세계 여러 나라의 민속예술을 도입하기도 한다. 과감한 색감과 콜라주, 모노프린트, 스탠실, 크레용, 과슈, 연필 등 여러 가지 기법을 정교하게 결합시켜 자기만의 해석을 담은 그림책 세계를 보여 준다. 번데기에서 갓 나온 나비가 세계 여행을 하면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담은 최근 작 《날고 싶어!》에서는 과감한 색감과 문자, 기호를 조화롭게 접목시켜 여러 나라의 특징을 잘 보여주기도 한다.
사라 파넬리는 디지털 작업은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크린에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데다 옛날 방식으로 작업을 함으로써 생기는 삼차원적 질감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꿈꿀 시간 It's Dreamtime》이 종종 컴퓨터 작업 같다는 말을 듣기도 하는데, 이 책 역시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포토그램(실루엣 사진)으로 처리한 것이다.
사라 파넬리는 타이포그라피에 조예가 깊어 책마다 그 특징에 맞게 자신이 직접 손글씨를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화 속 괴물》나 《소중한 일기장》에서도 직접 손으로 쓴 서체가 자유분방한 책의 분위기를 잘 살려 주어 글 읽는 재미를 더한다. 사라 파넬리는 여행을 좋아하여 여러 도시, 박물관, 미술관을 탐험하면서 아이디어를 얻는다. 언제나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여행에서 얻은 경험이나, 아이디어를 바로바로 스케치북에 담아 두었다가 필요할 때 자료로 이용하는 꼼꼼한 일러스트레이터이다.
국내 출간 작
《신화 속 괴물》 보림, 2004
《날고 싶어!》 보림, 2004
수상 작
《Button》 맥밀란 어린이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상 대상
국립 예술 도서관 일러스트레이션 상 대상
《Pinocchio: Picture Box》 국립 예술 도서관 일러스트레이션 상 우수상
《Wolf!》 국립 예술 도서관 일러스트레이션 상 우수상
《It's Dreamtime》 국립 예술 도서관 일러스트레이션 상 우수상
《Dear Diary》 볼로냐 라가치 상 우수상
《신화 속 괴물》 볼로냐 라기차 상 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