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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벗을 찾아서

참된 벗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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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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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4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64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108254
ISBN10 8932108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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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제임스 마틴
제임스 마틴 신부는 현재 미국 예수회에서 발행하는 가톨릭 주간지 『아메리카』의 부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예수회에 입회하기 전 펜실베이니아 대학 와튼 경영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기업 재무 부서와 인력 자원 부서에서 6년 동안 일했다. 가톨릭언론협회가 주는 상을 세 차례 수상했다. 저서로는 『우리 시대의 유랑자-동아프리카 난민들과 함께하는 영혼의 여행』가 있고 편저로 『하느님을 찾아서How Can I Find God』가 있다.
역자 : 성찬성
전남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종교와 신앙에 관련된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역서로는 『나를 이끄시는 분』, 『제네시 일기』, 『놀라우신 하느님』, 『새벽으로 가는 길』, 『나는 나를 조각한다』, 『하느님 나라는 무엇에 비길 수 있을까』, 『감히 빵을 떼노니』, 『깨달음의 길 1·2』, 『신앙의 위기 사랑의 위기』, 『사랑의 탐색』,『하느님의 집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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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일들이 영적으로… 보다 더 심원한 느낌을 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랑의 선교회 수녀들은 누가 자기 몸에다 토하거나 자기 옷을 더럽힌다고 해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싶었다. 아니 설령 신경을 쓴다고 해도 그 일로 불평하지 않았다. 어느 날 아침에 장상 수녀가 나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 “짐 수사님, 수사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그러고는 한 사내가 피 묻은 붕대로 목을 감싼 채 앉아 있는 작은 방으로 나를 데리고 갔다. 그녀는 천천히 붕대를 풀어 냈다. “이 사람은 후두암을 앓고 있답니다. 우린 이 사람을 위해 기도해야 해요.” 나는 도저히 바라볼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그의 질병에서 풍기는 냄새를 맡을 수는 있었다. 죽음의 냄새였다. 울컥 슬픔이 솟구치며 그에게 메스꺼움을 느낀 것에 대해 죄책감마저 들었다.
내가 이와 똑같은 광경을 영화에서 보았더라면 분명 엄청난 감동을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영화관에 앉아서 “와, 나도 저렇게 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일을 하고 있는 지금, 내가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날 아침 한 사람을 씻기다가 문득 만일 이것이 실제 영화에 나오는 장면이었다면 틀림없이 감동적인 배경음악이 흘러 나왔으리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빠진 것이 어쩌면 그것일지 몰랐다. 그래서 일을 하면서 나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토마스 머튼이 쓴 다른 책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때에는 그가 “유명한” 사람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었다. 내 친구들 여럿에게 그의 이야기를 해 보았지만 누구 하나 그에 관해 들어 본 사람이 없었다. 그는 어쩌면 교회 안에서 소수 사람들의 이상한 “숭배” 대상이 되고 있는지도 몰랐다. 나는 확신할 수 없었다. 나는 『칠층산』의 후속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여러 곳에 수소문을 했다. 그리하여 엉뚱하게 찾아낸 책이 『어떤 인간도 외딴 섬이 아니다 No Man Is an Island』라는 제목의 묵상서였고, 별 생각 없이 책장을 넘기다가 마주친 대목이 이것이었다.

우리는 어찌하여, 우리가 무엇을 바라는지 알기만 한다면 결코 되고 싶어 하지 않을 어떤 것이 되려고 몸부림치며, 우리의 삶을 소모하고 있는가? 우리는 어찌하여 우리가 일손을 멈추고 잘 생각해 보기만 하면 알 수 있는 우리의 창조 목적과는 거꾸로 가고 있는 그런 일들을 하면서 우리의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가?

나는 예수회원이 되어야겠다고 작정해 본 적이 전혀 없었다. 나의 본바탕은 나를 지금의 나와는 전혀 다른 존재로 만들어 가고 있었다. 나는 GE에 입사했을 때 그곳에서 평생 일하며 살 거라 생각했다. 나는 많은 돈을 벌고 두둑한 은행 예금과 신용카드들과 자가용은 물론 심지어 부동산 담보 장기 대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었다. 나는 갈수록 좁아 드는 내 길을 바꾸어 놓을 어떤 것도 예측하지 못했다.
나는 병원에서 일하며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다. 개발도상국으로 나가 마더 데레사의 자매들과 병자들 틈새에서 고생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나 할 일이었다. 글로나 읽고 영화로나 볼 만한 일이었다. 내가 맨해튼에서 못 본 체 지나치고 무시하던 사람들이 노숙자들이었다. 그리고 중학교를 졸업할 때도 이제 다시는 이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일이 없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기도와 진짜 신앙은 거룩한 사람들의 몫이지 나와는 상관없었다. 하느님은 아주 멀리 계시는 것처럼 보였다. 성당에 앉아 있노라니 지난 세월 동안 내가 누렸던 축복과 은총이, 그리고 예수회원으로서의 내 삶을 채우고 있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나를 덮쳐 왔다. 불과 2년 사이에 나의 삶은, 나의 의지와는 거의 무관하게, 철저히 변화되어 버렸다. 그것도 더없이 좋은 쪽으로. 가브리엘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했듯이,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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