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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나 광장에서 베르니니와 만나다

나보나 광장에서 베르니니와 만나다

: 로마가 사랑한 다섯 미술가

리뷰 총점10.0 리뷰 1건 | 판매지수 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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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634g | 153*224*20mm
ISBN13 9788932472416
ISBN10 8932472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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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나윤덕
저자 나윤덕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예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로 건너가 로마에 위치한 디자인 학교 이스티투토 에우로페오 디 디자인(Istituto Europeo di Design) 실내장식과를 졸업했다. 이탈리아 전 지역을 누비며 5년간 통역과 가이드 활동을 하고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있는 가죽 의류 전문 매장 테너리 하우스(Tanery House)에서 3년간 매장 및 쇼윈도 장식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한국으로 돌아와 설치미술 작품 제작 회사에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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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에 따르면 조각이란 돌 속에 숨겨져 있는 누군가를 밖으로 끄집어내는 행위라 한다. 훌륭한 요리사가 조리법만큼이나 재료 자체에 집착하듯 미켈란젤로 역시 자신이 조각할 대리석을 고르는 데 매우 깐깐하게 굴었다. 대리석을 납품해 줄 상인들은 얼마든지 많았다. 돈만 지불하면 카라라에서 대리석을 채취하는 일에서부터 운송과 통관에 걸친 복잡한 절차들을 로마에 앉아서도 얼마든지 힘들이지 않고 해치울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켈란젤로는 자신이 쓸 대리석을 직접 고르기 위해 로마에서 2백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카라라까지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리석을 고르느라 채석장에 머무르며 8개월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다. - p55

오늘날까지도 「발다키노」 하면 으레 베르니니 한 사람의 이름만이 거론되는 것은 안타까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피땀을 흘려 가며 자신의 손과 발이 되어 준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를 잊는다면 제 아무리 위대한 작품이라 할지라도 단지 피상적인 아름다움만을 전해 주는 데에 그치고 만다. 성 베드로 성당 한가운데 독불장군처럼 우뚝 서 있는 「발다키노」를 바라볼 때마다 영혼을 파고드는 숭고함을 느끼기에 앞서 바벨탑을 세워 신이 있는 곳까지 도달하려 했다던 인간들의 오만함이 먼저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 p277

첫 사랑을 만나고, 부부의 연을 맺고,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광장은 물리적인 공간 그 이상의 존재이다. 우리가 그토록 연연해하는 것은 어떤 장소가 아니라 그곳에 남겨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추억인 것이다. 얄팍한 이득을 취하기 위해 소중한 추억이 깃든 공간을 다짜고짜 허물어 버리는 일을 자처하려는 파렴치한은 그리 많지 않기에 사람들이 남겨 두고 간 모래알 같은 추억들을 고스란히 주워 담으며 광장은 이제껏 살아남았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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