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망루’에서 지상의 고뇌를 안고 새까만 숯으로 구워낸 소설!”
《망루》. 첫 장을 펼치면 단숨에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을 만큼 사뭇 긴장 감도는 문제작이다. 등단 이후 한국 사회의 천박한 풍경을 독특한 시각으로 곰비임비 고발해 온 주원규가 “언젠가 신학과 문학을 결합해 보고 싶다”고 토로했을 때 반가웠다. ‘대안교회’ 목사인 작가의 신학적 성찰이 민중의 고단한 삶에 깊숙이 뿌리내린다면, 우리 문단이 수작을 수확할 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소설 《망루》는 작가의 오랜 꿈을 전망할 수 있는 ‘망루’다. 애면글면 살아온 철거민들이 새까만 숯으로 죽어간 비극의 망루에서 지상에 다시 온 예수의 고뇌를 담는 데 그치지 않았다. 대형 교회의 두터운 위선을 질타하며 철거민 운동을 벌여 온 신학도가 쥔 시퍼런 식칼의 끝이 결국 파고들어가는 대상은 우리의 심장에 뾰족한 여운을 남긴다.
-손석춘(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 전 한겨레논설위원)
“읽는 사람에게 자기 성찰을 요구하는 회초리가 너무 따갑게 느껴지는 소설”
성악설의 포위망 안에 살며 성선설을 꿈꾸는 건 부질없는 짓일지 모른다. 정치권력과 경제 권력, 종교 권력이 의형제를 맺으면 새로운 로마 제국이 탄생한다. 작가는 2천 년 전의 열심당원 벤 야살과 2천 년 후의 열심당원 김윤서를 번차례로 내세워 제국의 실체를 규명한다. 제국 군대에 의해 불타는 예루살렘을 보며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메시아를 기다리는 일밖에 없다. 결국 그들이 만난 재림 예수가 제국의 폭력 앞에 무기력한 존재로 밝혀지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서글프다. 읽는 사람에게 자기 성찰을 요구하는 회초리가 너무 따갑게 느껴지는 소설이다.
-윤흥길(소설가)
“오늘의 현실을 종말론적 시선에서 조명한… 일품의 기독교적 상상력!”
《망루》는 오늘의 현실을 종말론적 시선에서 조명하고 있다. 소설에 묘사된 기괴한 욕망으로 뒤틀린 현실 기독교나 사회사적 비극 모두가 결국은 자본에 포섭된 총체화된 비극의 결과일 것이다. 《망루》에서는 인간뿐만 아니라 예수조차도 이 비극에 심각하게 연루되어 있다. 그러니 구원은 멀고 아득하다. 일품의 기독교적 상상력이다.
-이명원(문학평론가)
“문장만으로도 대가들의 대열에 껴들 수 있는 최소한의 재능이 있는 작가”
나는 평소에 근? 현대 우리나라 소설은, 벽초 홍명희, 이광수, 염상섭, 채만식, 이태준, 박태원, 김유정, 이상, 김동리, 황순원, 김정한에, 생존 작가 네댓을 합친 15명 내외로 꼽아오고 있다. 이들에게서 공통점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제각기 자신만의 독특한 문체, 문장 스타일부터 우선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한데, 이번에 새로 나온 장편 《망루》는 문장으로만 보아서도, 이 젊은 작가는 위에 거론된 작가들 대열에 껴들 수 있는 최소한의 싹수는 있어 보인다는 것이, 지난 60년 가까이 소설이라는 것을 써 온 본인대로의 조심스러운 평가이다.
-이호철(소설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우리 시대의 가장 예민하고 핵심적인 문제를 꿰뚫는 소설!
사납고 용렬하고 잔인한 시대의 초상을 그려낸 대담한 문단의 기대주!”
놀랍다. 무명에 가까운 신진 작가에 의해 당대 현실의 가장 예민하고 핵심적인 문제를 꿰뚫는 소설이 나왔다는 사실이! 서른 해쯤 앞서 나온 이문열의 《사람의 아들》에 견줄 만큼 주원규는 진지하고 거칠게 악과 싸우는 한 인간의 신학적인 고뇌를 소설로 녹여낸다. 굵은 서사의 선, 빠른 장면 전환, 추리 기법 등은 이 소설의 덕성이다. 작가는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대립 구도 속에서 인생 막장까지 내몰린 사람들의 절망과 분노, 탄식에 공감의 언어를 부여한다. 삶이 진화한다면 악도 따라서 진화한다. 《망루》는 진화하는 악의 ‘현재’를 드러내고, 그게 비판적 지성이 미약한 현실에서는 언제나 재귀하는 것임을 고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리는 교회 권력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비리의 양태들을 통해 악은 진화하더라도 그 진부함은 사라지지 않음을 깨닫는다. 그게 악의 본질이니까. 주원규는 《열외인종 잔혹사》로 문단에 제 존재를 알리고, 새 장편소설 《망루》로 사납고 용렬하고 잔인한 시대의 초상을 그려냄으로써 대담함을 가진 문단의 기대주라는 평가를 이끌어 낸다.
-장석주(문학평론가)
“망루에 오른 이들은 철거민이 아니라 욕망과 구원, 권력과 저항, 분노와 용서가 뒤범벅된 우리들이다”
현실 세계에서 일상과 절망을 가르는 망루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보통의 사람들도 일상에서 망루를 오르내리며 살고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직접 당해 보기 ?에는 이 땅 대부분 사람들의 삶은 망루 주위를 맴돌고 있다. 우리
는 용산 참사의 희생자들을 통해 일상의 평범한 사람들이 망루로 올라가서 숯덩이가 되어 내려오는 것을 보았다.
예술과 문학이 어떤 내용으로든 세상을 비춰 주는 거울이라는 상식을 《망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신학대학 동기인 민우와 윤서가 보여 주는 두 종류의 삶은 남의 얘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세상의 모습 그대로이다.
신과 인간과의 관계 성찰을 날줄로, 이 땅 위에 사는 ‘열외인간’들의 삶을 씨줄로 엮어낸
주원규의 《망루》는 비단이 아니라 엉성하고 거칠지만 그래서 사람 냄새나는 삼베와 같다.
주원규의 ‘망루’에 오른 이들은 철거민이 아니라 욕망과 구원, 권력과 저항, 분노와 용서가 뒤범벅된 우리들이다.
조승수(진보신당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