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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4년 09월 01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32쪽 | 148*210*14mm |
| ISBN13 | 9788963272603 |
| ISBN10 | 8963272605 |
아라홍련
: 하용준 장편소설
하용준 저
|
글누림
|
2014년 09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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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하용준 河龍俊
그간 발표한 작품으로 장편소설 『유기(留器)』(1999), 『신생대의 아침』(2000), 『쿠쿨칸의 신전』(2001), 『제3의 손』(2005, 인터넷 연재), 『섬호정』(2012), 『고래소년 울치』(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교양도서, 올해의 청소년도서, 2013), 『태종무열왕』(전3권, 2013)이 있고, 단편소설로는 ?귀화(鬼話)?(2005)가 있다. 장편소설 『유기』는 2009년 글누림출판사에서 『유기』(전2권)로 재간하였다.
2006년부터 독자들과 만나고 있는 대하역사소설 『북비』(전15권)는 현재 출간 중에 있다. 제1회 문창文昌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06년부터 독자들과 만나고 있는 대하역사소설 『북비』(전15권)는 현재 출간 중에 있다. 제1회 문창文昌문학상을 수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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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자, 언제나 우리가 다시 만나 지난날의 언약을 이룰 수 있겠소?”
아라의 말투가 바뀌었다.
“짧게는 수백 수천 년, 길게는 수만 수억 년이 지나야 하지요. 어쩌면 영영 만날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꼭, 꼭 다시 만나고 싶소.”
“도련님께서 무량공덕을 쌓으시면 언젠가는 재회하는 날이 오겠지요. 그때는 산성 안 작은 연못에 도련님과 함께 던져 둔 자홍련 씨앗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것이어요.”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되오? 만나면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는 말이오?”
아라는 말없이 웃으며 사라져 갔다. 차연 스님은 아라의 옷깃을 붙잡으려고 따라갔다.
“낭자! 수백 수천 년, 그 긴 세월을 어찌 기다린단 말이오?”
아련히 멀어지는 아라의 목소리가 넓게 퍼져 나가는 파문처럼 차연 스님의 두 귓골 가득 울렸다.
“지나고 보면 다 찰나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찰나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찰나에…….”
아라의 말투가 바뀌었다.
“짧게는 수백 수천 년, 길게는 수만 수억 년이 지나야 하지요. 어쩌면 영영 만날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답니다.”
“꼭, 꼭 다시 만나고 싶소.”
“도련님께서 무량공덕을 쌓으시면 언젠가는 재회하는 날이 오겠지요. 그때는 산성 안 작은 연못에 도련님과 함께 던져 둔 자홍련 씨앗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것이어요.”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되오? 만나면 서로를 알아볼 수 있다는 말이오?”
아라는 말없이 웃으며 사라져 갔다. 차연 스님은 아라의 옷깃을 붙잡으려고 따라갔다.
“낭자! 수백 수천 년, 그 긴 세월을 어찌 기다린단 말이오?”
아련히 멀어지는 아라의 목소리가 넓게 퍼져 나가는 파문처럼 차연 스님의 두 귓골 가득 울렸다.
“지나고 보면 다 찰나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찰나에 지나지 않는답니다. 찰나에…….”
---본문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운명은 다 우연으로 찾아드는 법이라오.”
아라는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도련님을 낭군님으로 모시지 못해도 좋으니, 저를 버리지만 말아주시어요.”
“절대로 그런 일은 없소.”
아라는 허리춤에 달고 있던 주머니에서 연자를 한 움큼 내어보였다.
“반달못에서 딴 자홍련 씨앗이어요.”
“그러면 우리 오늘밤 그것을 증표로 삼으면 되겠구려.”
아라는 반씩 나누어 중문에게 다섯 알을 주었다. 두 사람은 하나 둘 셋을 세어 동시에 연못에 던졌다.
“이 연못은 낭자의 것이니 앞으로 아라의 못이라는 뜻으로 아라연이라고 부르겠소.”
“물속에 든 저 씨앗들은 도련님과 제가 맺어지는 날 꽃을 피울 것이어요. 단 한 알이라도.”
“어찌 한 알뿐이겠소. 다 피울 것이오.”
아라는 잠깐 망설이다가 말했다.
“도련님을 낭군님으로 모시지 못해도 좋으니, 저를 버리지만 말아주시어요.”
“절대로 그런 일은 없소.”
아라는 허리춤에 달고 있던 주머니에서 연자를 한 움큼 내어보였다.
“반달못에서 딴 자홍련 씨앗이어요.”
“그러면 우리 오늘밤 그것을 증표로 삼으면 되겠구려.”
아라는 반씩 나누어 중문에게 다섯 알을 주었다. 두 사람은 하나 둘 셋을 세어 동시에 연못에 던졌다.
“이 연못은 낭자의 것이니 앞으로 아라의 못이라는 뜻으로 아라연이라고 부르겠소.”
“물속에 든 저 씨앗들은 도련님과 제가 맺어지는 날 꽃을 피울 것이어요. 단 한 알이라도.”
“어찌 한 알뿐이겠소. 다 피울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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