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백나무』- 중국
리 지안은 자기 집 앞 길가에 있는 측백나무를 자기 것이라 우기며 매우 아낀다. 그러던 어느 날 측백나무 그늘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봇짐장수를 발견하자 자기 나무라며 쫓아낸다. 봇짐장수는 그 뒤 다시 측백나무 곁을 지나다가, 나무가 알려 준대로 리 지안에게서 금붙이를 주고 나무 그늘을 산다. 그 뒤 봇짐장수는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나무 그늘에서 카드놀이를 하다 그늘을 따라 리 지안의 집 안까지 들어가게 된다. 그들을 쫓아낼 방법이 없자, 할 수 없이 리 지안은 처음 샀던 금붙이의 몇 배를 주고 그늘을 다시 산다는 중국 전래동화다.
『케이폭나무』- 과테말라
한 번 들어가면 나오지 못한다고 알려진 숲 지대에 신비한 힘을 지녔다고 알려진 커다란 케이폭나무가 있다. 비달은 사랑하는 리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케이폭나무의 열매를 따러 숲으로 갔다가 나무의 정령에게 사로잡혀 나무로 변해 버린다. 그러나 그제야 사랑하는 남자를 자신이 위험에 빠트렸다는 잘못을 깨달은 리오가 숲으로 가 눈물로 용서를 빌면서, 두 연인은 무사히 숲을 빠져나오게 된다.
『밤나무』- 일본
읍내 부잣집에서 하녀로 일하는 아이코는 집에서 읍내까지 가는 길 중간에 있는 밤나무를 친구 삼아 외롭고 힘든 일을 견딘다. 그러던 어느 날 밤나무는 영주가 자신을 베어 배를 만든 뒤 진수식을 가질 텐데, 아이코가 와서 말을 하면 그제야 움직일 것이라고 속삭인다. 아이코는 꿈이라고 생각하지만 며칠 뒤 밤나무는 진짜로 베어졌고, 영주는 진수식에 참가하러 아이코의 마을 바닷가에 온다. 장정들이 밀어도 꿈쩍도 안 하던 배는 아이코가 나타나 말을 걸자 스르륵 물에 띄워졌고, 밤나무와 아이코의 우정을 전해 들은 영주는 아이코에게 반해 청혼한다는 일본 전래동화다.
『벚나무』- 인도
비단 상인 비슈누가 중동지역에 장사를 하러 떠나면서 친구들이 아닌 하인에게 장사를 부탁했다는 얘기를 듣고 놀란 친구들이 부처님을 찾아 말씀을 듣는 이야기. 옛날 멋진 정원으로 둘러싸인 궁전에 왕이 있었는데, 이 왕은 벚나무를 무척 아꼈다. 그러다 왕의 침실 기둥이 썩어가자 적당한 나무를 찾았지만, 벚나무밖에 없어 벚나무를 베어야 할 상황이 된다. 이 때 벚나무 아래서 자라고 있던 보잘것없는 억새풀이 카멜레온에게 부탁해 벚나무 옆에 매달려 벚나무가 썩어가는 것처럼 보이도록 꾸민다. 당연히 나무를 베러 온 사람들은 벚나무가 썩었다고 생각하고 다른 적당한 나무를 찾는다는 이야기로 신분의 높고 낮음이 없음을 알려주는 인도 전래동화다.
『야자나무』- 나이지리아
주술사 요요치 바바가 죽은 뒤, 어린 아들 오조와 원숭이, 거북이는 생계가 끊겨 매일 굶게 된다. 그러다 야자나무 위에 올라가 야자나무를 움직여서, 시장 사람들이 놀라 도망간 틈을 타서 배를 채울 수 있게 된다. 이 때 추장이 직접 문제를 해결하러 나섰다가 오조와 거북이, 원숭이가 범인임을 밝혀내지만, 주술사 요바치 바바의 아들로 주술 실력이 뛰어나고, 생활의 어려움으로 어쩔 수 없이 한 일임을 알고 오조를 아들로 삼는다. 오조는 훗날 뛰어난 주술사가 되었다는 춤추는 야자나무에 전해지는 이야기다.
『무화과나무』- 동유럽 유대 설화
구두장이 허셀은 어리석은 아들 멘델에게 세상을 혼자 힘으로 개척하라며, 샌들을 한 켤레 만들어 주고 여행을 떠나게 한다. 멘델은 샌들을 신고 여행을 하다 어느 나무 아래서 잠이 들었는데, 어두운 방에서 울고 있는 여자와 무화과 잎사귀가 있는 꿈을 꾸다 잠에서 깬다. 깨어보니 잠이 들었던 나무가 무화과나무였다. 멘델은 무화과 열매와 잎사귀를 가지고 가, 앞이 안 보이는 공주의 눈을 뜨게 한 뒤 왕의 총애를 받게 된다. 그러다 멘델의 지혜를 탐낸 왕은 멘델을 공주와 결혼시키고, 왕궁을 절반 떼어준 뒤 멘델의 지혜가 나온다는 샌들을 갖게 된다. 그러나 샌들 밑에 붙어있던 무화과잎사귀는 샌들을 닦으면서 떨어져 나가고 영험한 효과는 사라지고 만다.
『석류나무』- 모로코
모로코 사막 지대의 아스니라는 마을에서 사내아이들이 하나 둘씩 없어지고 정령이 데려갔다는 소문이 떠돈다. 아미르는 할머니에게 정령이 아첨에 약하고, 치장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그러다 정령에게 사로잡혀 정령의 집에 끌려 간 아미르는 새장에 갇힌 열 한 마리의 앵무새를 발견한다. 새장 속 앵무새들은 그 동안 잡혀갔던 아이들로, 하루 종일 석류를 깨서 알맹이를 정령에게 바친다. 아미르는 정령의 비위를 맞추다가 정령이 방심한 틈을 타 석류나무 가지를 꺾어 정령을 앵무새 새장에 가두고, 친구들을 구해내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