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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최후의 결전 1

이순신 최후의 결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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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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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5년 0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34쪽 | 33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7514733
ISBN10 895751473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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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丁酉年) 9월 16일(서력 1597년 10월 25일) 묘시 정 일각(卯時正一刻) 오전 6시 15분 경), 해남의 전라우수영(全羅右水營).

가을의 새벽이 바다에 깔리자 지난밤의 견고했던 어둠은 서서히 희석되었다. 어둠과 아침의 경계인 새벽에서는 모든 사물들이 흐릿한 물 속에서 눈을 뜬 것처럼 희뿌윰하게 비쳤다. 전라우도(全羅右道)의 수군거점인 해남의 내항에 정박된 열 세 척의 판옥선(板屋船)들은 물결이 칠 때마다 끽끽대며 울었다. 작은 성처럼 거대한 판옥선들의 앞에는 장수들과 병사들이 도열해 있었다.
“복명(復命)하라!”
나의 호통에 장수들이 움찔하다 도열한 차례대로 외쳤다.
“전라우수사 김억추(金億秋)요!”
“경상우도 조방장 배경남(裵慶男)이오!”
“경상우도 미조항첨사 김응함(金應喊)이오!”
“전라좌도 녹도만호 송여종(宋汝悰)이오!”
“경상우도 거제현령 안위(安衛)요!”
“전라좌도 발포만호 소계남(蘇季男)이오!”
“경상우도 평산포대장 정응두(丁應斗)요!”
“전라좌도 회령포만호 민정붕(閔廷鵬)이오!”
“경상우도 영등포만호 조계종(趙繼宗)이오!”
“경상우도 안골포만호 우수(禹壽)요!”
“전라우도 해남현감 류형(柳珩)이오!”
“경상우도 당포만호 안이명(安以命)이오!”
그리 길 것도 없는 장수들의 복명이 끝나자 새벽의 정적이 새삼스러웠다. 내 앞의 장수들과 병사들에게서는 해저에 가라앉은 것처럼 무겁고 어두운 침묵이 피어났다. 이것이 과연 조선의 모든 수군 전력이라는 말인가? 내가 가장 강했던 한산도 시절에는 200명에 달하는 장수들의 복명이 끝나려면 족히 한 나절은 기다려야 했다. 그 대함대를 휘몰아 나가면 일시에 바다가 역류했고 산천이 공포에 질려 숨을 죽였다. 엄청난 위용의 대함대가 위풍도 당당하게 바다를 가르면 백성들은 벅찬 감격에 몸을 떨었고 있는 힘껏 만세를 불렀다. 그러면 나는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오른손을 흔들어 답해 주었고 감격에 겨운 백성들은 그만 엎드려 통곡하는 것이 정해진 순서였다. 그런데 지금은…….
-나까지 포함해서 13척인가?
이렇게도 철저히 몰락할 수 있는가? 노름판에서 패가망신하여 마누라까지 팔아먹은 자들도 이렇게까지 비참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복명을 마친 장수들과, 그 뒤에 정렬한 병사들은 패배한 끝에 베어진 시체처럼 보였고 여기가 무덤 속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판옥선들의 함체(艦體)가 물결에 부딪치며 끽끽대는 소리도 여기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며 서글프게 우는 것처럼 들렸다. 그러나 나는 나가야만 했다. 나는 장병들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김억추! 너는 전군장(前軍將)이다! 조계종, 민정붕, 우수와 함께 가장 앞에서 싸워라! 만일 겁을 내어 물러난다면 즉참(卽斬)으로 다스릴 것이다!”
“예잇!”
“김응함! 너는 중군장(中軍將)이다! 안위와 소계남, 정응두와 함께 나를 보위하라! 만일 나를 지키는 데 소홀함이 있다면 그 또한 즉참으로 다스릴 것이다.”
“예잇!”
“배경남! 너는 후군장(後軍將)이다! 안이명, 류형, 송여종과 함께 중군과 전군을 떠받쳐라! 만일 겁을 내거나 군령에 따르지 않는다면 그 또한 즉참으로 다스릴 뿐이다!”
“예잇!”
악을 쓰는 것 같은 장수들의 대답은 베어지기 직전에 내지르는 비명 같았다. 하기야 겨우 13척에 불과한 전력으로 최소한 500척이 넘는다는 왜군들을 맞아 싸우겠다는 것이 과연 제정신이던가? 그들과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도 지금 나가 싸우라는 것은 세상에 보기 드문 미친 짓에 불과했다. 강제로 그 미친 짓에 동참해서 미친 짓을 완성시키는 도구가 되어야 하는 저들이 측은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러나 나는 내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했다.
“듣거라! 필사즉생(必死則生)이요 필생즉사(必生則死)다! 죽을 결심으로 싸우는 자는 반드시 살 것이요, 살려고 하는 자는 반드시 죽을 뿐이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흔쾌히 죽으려 나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는 나의 손에 잡힌 거대한 장검을 뽑아들었다. 새파란 검의 날에 새벽기운이 반사되어 불길한 죽음의 색채를 뿜어내자 장수들이 부르르 떨었다.
“싸우려고 나가지 않는 자, 나가서도 싸우고 싶지 않은 자들은 당장 나서라!”
물론 나의 장검 앞에는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나는 장검으로 각각의 전함을 가리켰다.
“승선(乘船)!”
장수들과 병사들은 처형장으로 끌려가는 사형수 같은 걸음으로 각각의 판옥선에 올랐다. 축 처진 어깨의 그들이 줄줄이 걸어 들어가는 판옥선들은 거대한 관처럼 보였다. 마지막 병사가 승선하자 판옥선은 측문(側門)에 걸쳐진 널판을 거두고 닻을 감았다. 나는 영선(領船 지휘함)에 올라 이물에 굳건히 버티어 섰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짜디짠 바람과 칙칙한 갯내음을 비롯한 일상적인 모든 것이 새롭기만 했다. 머지않아 내가 죽어지면 다시는 볼 수 없고 느낄 수 없을 것들을 가만히 음미하고 호흡했다. 나의 본능은 살고 싶다고 절규했지만 나는 진저리치며 머리를 크게 흔들어 그것을 털어 내었다.

“출격!”
“출격하랍신다!”
기패관(旗牌官) 송희립이 메마르게 복창했다. 내항을 가로지른 쇠사슬이 끄르륵거리며 해면 아래로 내려가자 초라한 함대는 해남을 빠져나갔다. 이제 날은 완전히 밝았고 멀리까지 식별이 가능했다. 가장 먼저 나의 눈에 닿은 것은 해안을 따라 길게 늘어선 하얀 옷차림들이었다.
“아부지이!”
감격에 찬 만세 소리 대신 아비를 찾는 어린 계집아이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바다를 갈랐다. 곧 서방과 아들을 부르는 울부짖음이 악머구리처럼 들끓자 병사들이 끅끅대며 울었다. 나의 장검에 눌려 감히 소리 내어 울지도 못하는 그들의 울음이 나를 이물에서 돌아서게 만들었다.
“전력으로 저어라! 우리가 먼저 가서 명량을 막아야만 하느니, 잠시도 지체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나는 송희립과 김탁, 우치적을 비롯한 장수들에게 전투준비를 명한 다음 선실로 들어섰다. 좀 전에 장수들을 위협하던 장검은 그저 지팡이 노릇을 하는 것에 만족할 따름이었고 나는 이미 쉰 셋이나 먹은 늙은이에 불과한 나의 육체를 의자에 내던졌다.
- 그때가 좋았었지…….
나는 임진년에 시작된 전쟁에서 엄청난 전과를 거두었다. 닥치는 대로 격파하여 연전연승을 거두던 나는 그 해 7월, 한산도의 견내량과 안골포에서 왜놈들을 모조리 바다에 쓸어 넣었다. 그 자체의 전과도 대단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자신이 구상하고 명령한 대전략 - 수군들이 서해를 통과해서 보급로를 개척한다는 수륙병진(水陸竝進)의 전략 - 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에 전쟁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내가 생각하기에도 실로 엄청난 공이었다. 나는 그 공으로 삼도수군통제사(三道水軍統制使)라는 전무후무한 벼슬에 올랐고 정2품의 정헌대부(正憲大夫)에 오를 수 있었다. 나보다 낮은 사람들이 나를 대감으로 부를 수 있던 것은 그때부터였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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