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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4년 09월 24일 |
|---|---|
| 쪽수, 무게, 크기 | 416쪽 | 495g | 140*200*19mm |
| ISBN13 | 9788994300382 |
| ISBN10 | 8994300384 |
스페인의 자장가
: 서린 장편소설
[ 개정증보판 ]
서린 저
|
테라스북
|
2014년 09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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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서린(徐鱗)
사자자리, 수호성은 태양.
태어나서 지금껏 부산을 지키고 있는 지킴이.
다시 달리는 중고 신인 작가.
출간작으로는 《당돌한 제안》, 《팜므파탈》, 《떼조로》, 《폭풍의 그림자》, 《스칼렛》, 《완벽한 사냥》, 《마스까라뜨》, 《해독제》, 《퓨리어스 게임》, 《머슴열전》 등이 있고, 드라마 〈파리의 연인〉, 〈대한민국 변호사〉를 소설로 각색하기도 했으며, 현재 《천국의 문》, 《취향의 이유》를 집필 중이다.
태어나서 지금껏 부산을 지키고 있는 지킴이.
다시 달리는 중고 신인 작가.
출간작으로는 《당돌한 제안》, 《팜므파탈》, 《떼조로》, 《폭풍의 그림자》, 《스칼렛》, 《완벽한 사냥》, 《마스까라뜨》, 《해독제》, 《퓨리어스 게임》, 《머슴열전》 등이 있고, 드라마 〈파리의 연인〉, 〈대한민국 변호사〉를 소설로 각색하기도 했으며, 현재 《천국의 문》, 《취향의 이유》를 집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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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택을 벗어나 어두운 골목길을 달리며 인희는 마침내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볼에 닿는 서늘한 공기가 외친다. 이것이 진짜 세상이라고. 윤도운이 어린 그녀에게서 빼앗았던 것! 진짜 세상이라고 말이다. ---p.16
“원래, 여자들은 결혼 전에 불안하고 예민해지고…… 뭐 다들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 동생도 결혼식 이틀 남겨두고 사라져서 식구들이 아주 난리를 쳤으니까요. 조만간 잘 해결될 테니 너무 신경 안 쓰시는 게…… 하, 하, 하.”
천천히 고개를 돌린 도운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불안하고 예민해서 그런다라? 그래서 미리 준비해둔 가방을 끌고는 뒤도 안 보고 도망쳤나?” ---p.18
[뮤지컬 스타 코리아. 재능 있는 당신이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는 드라마틱한 기회! 우승자에게는 상금 1억 원과 대작 뮤지컬 카르멘으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지금 도전해 보세요…….]
차 안을 채우던 클래식 음악이 어느새 요란한 광고로 바뀌었다. ---p.21
그래, 서인희.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게 꼭꼭 숨어 봐.
이 게임에서 넌 정말 최선을 다해 숨어야 해. 왜냐하면 난 세상 끝까지 뒤져서라도 널 찾아내고야 말 테니까.
그리고 결국 다시 돌아온 너에게 ‘다음 기회’라는 건 없을 테니까.
맹세하지, 나의 공주님! ---p.21
“내 그럴 줄 알았어. 그깟 오디션 백날 해봐. 폴 포츠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나. 뮤지컬 스타 코리아? 뭐 우승하면 뮤지컬 배우로 바로 데뷔시켜줘? 대체 뭘 믿고? 어중이떠중이들 중에 최고래 봐야 뻔하지. 요즘은 아주 삽질 스케일도 대단들 하셔.” ---p.24
제대로 기억할 수 없는 어린 시절부터 인희는 그랬었다.
우리 눈이 수없이 많은 색깔을 구분해내듯 그녀는 소리를 바로 구분해낼 수 있었다. 아무리 작은 차이라도…… 아무리 많은 소리가 순식간에 들려도 말이다. 그렇게 들려온 소리가 모이면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물감이 번지듯 각기 다른 색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걸 음악이라고, 노래라고 불렀다. ---p.30
풍만하고 윤기가 흐르는 음성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결코 숨길 수 없는 힘이 있었다. 열정이 있었다.
새카만 밤하늘같이 깊고 윤기가 흐르는 여자의 음성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를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p.42
“1차 오디션 마지막 날 혜성처럼 등장한 여자. 그 여자를 카르멘으로 만들려는 호세 김동욱. 하지만 다른 제작진의 반대. 결국 이미 정해져 있던 카르멘 장유리와의 대결. 그런 콘셉트로 가자.”
“네?”
“뮤지컬 스타 코리아 마지막 방송에서 장유리와의 일대일 대결. 심사 위원들과 시청자들이 최종적으로 카르멘을 뽑는 거지.”
세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혀 들었다. ---p.67
“오늘 너도 알았을 거야. 인내심, 참을성 이딴 건 내 사전에 없다는 거. 그런데도 기다렸어.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너한테는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오……빠.”
“오빠? 난 네 입에서 나오는 그 소리가 진저리나게 싫어.” ---p.81
공주? 아니다. 서인희는 그런 고귀한 존재가 아니다. 그녀는 그냥, 인형이었다. 오직 한 남자를 위해 만들어진 값비싼 장난감. 그게 지금까지의 서인희 인생이었다고 영화는 말해주고 있었다. ---p.87
윤도운은 남자의 눈을 하고 있었다.
도운의 타는 듯한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며 윤 회장은 아찔한 느낌에 숨이 멎었다. 희수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기고 있는 작은 계집아이. 목표물을 포착한 짐승 같은 눈동자로 아들은 그 작은 등을 삼킬 듯 노려보고 있었다.
맙소사…… 그 모습에 머리가 어찔했다.
타는 듯 뜨거운 스페인의 태양 아래 도운의 눈동자는 그 태양마저 태워버릴 듯 뜨거웠다. ---p.129
발꿈치를 바닥에 탁탁 치며 스텝을 밟는 인희의 눈동자에 선명한 붉은색이 파고들었다. 카르멘이 바닥에 떨어뜨린 붉은색 숄. 붉은색…… 선명한 붉은색.
아주 오래전 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광장에서 마치 날아가는 새처럼 춤을 추던 집시. 그 여자의 이마 위로, 콧등 위로 떨어지던 땀방울은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났었다.
“원래, 여자들은 결혼 전에 불안하고 예민해지고…… 뭐 다들 그런 것 같습니다. 저희 동생도 결혼식 이틀 남겨두고 사라져서 식구들이 아주 난리를 쳤으니까요. 조만간 잘 해결될 테니 너무 신경 안 쓰시는 게…… 하, 하, 하.”
천천히 고개를 돌린 도운은 무표정하게 대답했다.
“불안하고 예민해서 그런다라? 그래서 미리 준비해둔 가방을 끌고는 뒤도 안 보고 도망쳤나?” ---p.18
[뮤지컬 스타 코리아. 재능 있는 당신이 뮤지컬 배우가 될 수 있는 드라마틱한 기회! 우승자에게는 상금 1억 원과 대작 뮤지컬 카르멘으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지금 도전해 보세요…….]
차 안을 채우던 클래식 음악이 어느새 요란한 광고로 바뀌었다. ---p.21
그래, 서인희.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게 꼭꼭 숨어 봐.
이 게임에서 넌 정말 최선을 다해 숨어야 해. 왜냐하면 난 세상 끝까지 뒤져서라도 널 찾아내고야 말 테니까.
그리고 결국 다시 돌아온 너에게 ‘다음 기회’라는 건 없을 테니까.
맹세하지, 나의 공주님! ---p.21
“내 그럴 줄 알았어. 그깟 오디션 백날 해봐. 폴 포츠가 하늘에서 뚝 떨어지나. 뮤지컬 스타 코리아? 뭐 우승하면 뮤지컬 배우로 바로 데뷔시켜줘? 대체 뭘 믿고? 어중이떠중이들 중에 최고래 봐야 뻔하지. 요즘은 아주 삽질 스케일도 대단들 하셔.” ---p.24
제대로 기억할 수 없는 어린 시절부터 인희는 그랬었다.
우리 눈이 수없이 많은 색깔을 구분해내듯 그녀는 소리를 바로 구분해낼 수 있었다. 아무리 작은 차이라도…… 아무리 많은 소리가 순식간에 들려도 말이다. 그렇게 들려온 소리가 모이면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물감이 번지듯 각기 다른 색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사람들은 그걸 음악이라고, 노래라고 불렀다. ---p.30
풍만하고 윤기가 흐르는 음성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결코 숨길 수 없는 힘이 있었다. 열정이 있었다.
새카만 밤하늘같이 깊고 윤기가 흐르는 여자의 음성은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를 압도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p.42
“1차 오디션 마지막 날 혜성처럼 등장한 여자. 그 여자를 카르멘으로 만들려는 호세 김동욱. 하지만 다른 제작진의 반대. 결국 이미 정해져 있던 카르멘 장유리와의 대결. 그런 콘셉트로 가자.”
“네?”
“뮤지컬 스타 코리아 마지막 방송에서 장유리와의 일대일 대결. 심사 위원들과 시청자들이 최종적으로 카르멘을 뽑는 거지.”
세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혀 들었다. ---p.67
“오늘 너도 알았을 거야. 인내심, 참을성 이딴 건 내 사전에 없다는 거. 그런데도 기다렸어. 기다리고 또 기다렸지. 너한테는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오……빠.”
“오빠? 난 네 입에서 나오는 그 소리가 진저리나게 싫어.” ---p.81
공주? 아니다. 서인희는 그런 고귀한 존재가 아니다. 그녀는 그냥, 인형이었다. 오직 한 남자를 위해 만들어진 값비싼 장난감. 그게 지금까지의 서인희 인생이었다고 영화는 말해주고 있었다. ---p.87
윤도운은 남자의 눈을 하고 있었다.
도운의 타는 듯한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며 윤 회장은 아찔한 느낌에 숨이 멎었다. 희수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기고 있는 작은 계집아이. 목표물을 포착한 짐승 같은 눈동자로 아들은 그 작은 등을 삼킬 듯 노려보고 있었다.
맙소사…… 그 모습에 머리가 어찔했다.
타는 듯 뜨거운 스페인의 태양 아래 도운의 눈동자는 그 태양마저 태워버릴 듯 뜨거웠다. ---p.129
발꿈치를 바닥에 탁탁 치며 스텝을 밟는 인희의 눈동자에 선명한 붉은색이 파고들었다. 카르멘이 바닥에 떨어뜨린 붉은색 숄. 붉은색…… 선명한 붉은색.
아주 오래전 뜨거운 해가 내리쬐는 광장에서 마치 날아가는 새처럼 춤을 추던 집시. 그 여자의 이마 위로, 콧등 위로 떨어지던 땀방울은 햇살에 반사되어 반짝반짝 빛났었다.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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