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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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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9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173쪽 | 223g | 128*188*13mm
ISBN13 9788963651170
ISBN10 896365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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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어니스트 톰슨 Ernest Thompson
어니스트 톰슨(Ernest Thompson, 1949~ )은 28살의 나이에 쓴 데뷔작 〈황금 연못On Golden Pond〉으로 가장 주목받는 미국 극작가가 되었다. 〈황금 연못〉은 1979~1980년에만 브로드웨이 뉴아폴로극장New Apollo Theatre과 센츄리극장Century Theatre에서 400회 가까이 공연되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다. 현재 40여 개국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었고, 이 작품으로 1979년 브로드웨이 드라마 조합 희곡상을 받았다. 또한 1981년 〈황금 연못〉을 각색하여 마크 라이델 감독, 헨리 폰다와 캐서린 헵번 주연의 영화 시나리오로 탄생시켜, 제54회 미국 아카데미 각색상, 제39회 골든 글로브 각본상, 제34회 미국 작가 조합 각색상을 수상하였다. 그의 또 다른 희곡 작품으로 〈웨스트사이드 왈츠The West Side Waltz〉와 〈유머 감각A Sense of Humor〉 등이 있다.
역자 : 최현
시인, 번역문학가. 1922년 함남 단천 출생.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휘문고, 서울교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문학예술》지에 시평을 쓰고 시인으로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여 《문》, 《당신의 그늘에 있으면》, 《자유인》, 《아마겟돈 전쟁》, 《하늘에 띄우는 엽서》, 《아담의 후예들》, 《제3의 다이알로그》, 《극시》 등 여덟 권의 시집을 남겼다. 옮긴 책으로는 《쇼펜하우어 인생론》, 《마하트마 간디》, 《간디어록》, 《사랑의 샘가에서》, 《명상록》, 《신곡》, 《채근담》, 《삼국지》, 《수호지》, 《팡세》, 《빙점》, 《속 빙점》, 《대지》, 《소크라테스의 변명(외)》, 《프로타고라스》, 《향연·뤼시스》, 《그리스·로마 희곡선》, 《엔트로피》, 《융 심리학 입문》, 《미학과 문화》, 《두뇌혁명》, 《우뇌혁명》, 《독서와 인생》, 《현대살인백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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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만 (잠시 침묵한 후) 진짜 이유를 말할까, 무엇 때문에 그렇게 빨리 돌아왔는지? 딸기 밭 옆까지 갔지만 옛길이 어디 있는지 생각나지 않았어. 숲속에 들어가 봤지만,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 나무 한 그루도 옛날의 모습을 한 게 없어. 어찌나 무서운지 견딜 수가 없었어. 그래서 뛰어서 돌아온 거야, 당신한테. 당신의 예쁘장한 얼굴을 볼 수 있는 안전한 곳으로 말이야. 난 아직도 내가 건재해 있다고 안심할 수 있는 곳으로 오고 싶었다구. (안경을 벗고 양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에셀은 그의 말에 충격을 받지만, 곧 정상으로 돌아간다. 노만을 품듯이 하고 등을 문지른다.

에셀 걱정할 것 없어요. 어리석기 짝이 없군요. 당신은 언제나처럼 건재해요. 찰리를 그처럼 잘 놀려주지 않았어요? 점심때 딸기를 따 먹고 나서 함께 옛길까지 가 봐요. 곧 생각날 거예요. 모든 게. 수천 번이나 걸었으니까요. 함께 딸기를 따요. 몸을 굽히고 따는 건 내가 할 테니, 당신은 좋아하는 독설로 모기나 쫓아요.

에셀은 노만의 등을 계속 문지른다. 그리고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그를 내려다본다.
- 69~70쪽

첼시 나 빌과 결혼했어요, 브뤼셀에서
에셀 브뤼셀에서 뭘 했다구?
첼시 나 빌과 결혼했어요.
에셀 그 결혼, 미국에서도 효력 있는 거야?
첼시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에셀 (첼시에게 다가가서 키스한다) 아무튼 축하한다. 기쁘다.
첼시 고마워요.
에셀 그런 좋은 뉴스가 있었는데도, 서두가 너무 길었구나.
첼시 하긴 그렇군요.
에셀 빌은 좋은 사람인 것 같아.
첼시 좋은 사람만이 아녜요. 어른이에요. 이번엔 어른끼리 결혼했어요. 기본 계약은 5년이고, 연장이 가능해요. 만일 연장하지 못하게 되어도 서로 벌금은 없기로 하구요.
- 127~8쪽


에셀 그래요? 저쪽에서 보았을 땐 당신이 정말로 죽은 것 같았어요. 푸른 슈트에 흰 셔츠 차림으로 브래스소 가(街)의 토마스 장의사에 안치된 당신이 손을 가슴 위에 얹고 약간 웃는 모습이 분명히 보였어요.
노만 멋있는 얼굴이었어?
에셀 아니, 조금도.
노만 어떤 넥타이를 매고 있었어?
에셀 몰라요.
노만 이건 어때, 낚시질을 하고 있는 사나이 무늬의 넥타이. 벌써 짐 속에 넣어 버렸나?
에셀 그만해요, 노만. (잠시 침묵) 당신은 언제나 죽는 얘기만 해왔어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맘에 드는 화제였나 보죠? 나도 죽음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은 건 아녜요. 우리들의 부모, 여동생과 남동생, 당신의 형, 그 아내들, 사이좋게 지낸 친구들. 이 황금 연못의 추억 속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죽었어요. 난 죽음을 보고, 손으로 만지고, 두려워했어요. 그렇지만 정말로 피부로 느낀 건 오늘이 처음이에요.
노만 정말?
에셀 뭐라 할까 ……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싸늘하다고 할까. 그렇지만 그다지 싫지는 않았어요. 마음이 진정되는 듯한, 그다지 징그럽지도 않고 나쁠 것도 없을 듯해요. 잘은 모르겠지만.
---pp.157~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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