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58쪽 \| 611g \| 16020015mm
ISBN13	9791195212149
ISBN10	119521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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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무거운 이야기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설 분야에는 ‘소설’이라는 의미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지요. 소설가, 평론가, 문화저널의 칼럼니스트 같은 사람들이 그들입니다. 그들은 ‘소설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묻습니다. 소설에 대한 비평들은 그 질문에 대한 여러 버전의 답이라 할 수 있지요.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요? 과연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명사가 살아 있는지, 누가 이 명사의 뜻을 논하고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질문이 없고 논의가 없으면 이 장르는 사라질 것입니다. 먼 훗날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이미지 생산자’ 혹은 ‘주로 장식적인 그림을 그리는 사람’ 정도로 정의될지도 모릅니다. 일러스트레이션은 무엇이고, 지향해야 할 방향은 어디이며, 분야가 견지하고 있는 원칙들은 무엇인지, 과연 일러스트레이터는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 이야기를 나눌 마당이 늘어나야 합니다.
- 이성표

p.200
좋았던 예술들은 작품 감상 후에 일시적으로나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줬었던 것 같아요. 습관적인 패턴 속에 무뎌졌던 감각을 예민하게 해주기 때문인 듯 합니다. 좋은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내 작업 역시 누군가의 생각이나 감각을 깨워줬으면 좋겠습니다.
- 정원교

p.207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과 남들이 제게 바라는 그림이 다르다는 게 항상 문제였습니다. 어떤 때는 너무 상업적인 세계에 잘 적응하는 제 자신에게 회의가 들기도 하지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때 조차도요. 그게 언제나 제 딜레마였습니다.
- 이우일

p.222
혼자 하는 시간이 많은 직업이다 보니 언제나 고독해요. 같은 생각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고 위안이 됐어요. 안일하고 나태했던 태도도 다시 돌아보게 됐죠.
- 백두리

p.231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라고 칭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일러스트레이터’가 있다고 생각해요. ‘작가’라고 칭할 수 있는 부류는 삶과 세계에 대한 자신의 가치관을 충분히 그들의 그림에 반영하는 부류로 일러스트레이터 집단 내에 아주 소수인 듯 합니다. 그들의 그림에 드러나는 삶과 세계에 대한 그들의 관점이나 태도는 제게 좋은 영감을 주며 삶의 의미를 환기해 줍니다. 또한 그들에게는 차별화된 조형어법, 수사가 빛나는 독특한 조형세계가 있습니다. 또한 그들은 자신의 그림을 단지 상업적, 직업적 차원에서 이해하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션은 이러한 부류의 작가들 그림입니다. 가능할지 모르나 저 역시 그 부류의 한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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