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일단 빛나시기를. 당신들이 때때로 작고 끔찍한 괴물이 된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충분히 빛나시기를. 그러다 이따금 주위를 둘러보며 다른 별들도 살피시기를. 당신들이 잇는 점선을 좇는 마음으로, 이토록 먼 곳에서, 조그맣게, 기뻐하며, 청한다. --- p.17
이쪽으로 가도 후회할 것 같고, 저쪽으로 가도 후회할 것 같다. 그런데 가장 크게 후회하는 방법이 있다. 어떤 선택의 순간에 어느 쪽도 택하지 않고 그냥 주저앉아 버리는 것이다. 신중한 선택은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때로는 그냥 저지르는 게 가장 좋다. 용기가 나지 않을 때, 나는 일단 남들 앞에서 선언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올해는 책 한 권을 꼭 쓰겠어.”, “내년 가을에는 바다를 건너 어딘가에 가 있을 거야.”, “돌아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내가 안무를 짜서 댄스파티를 하겠어.”
사실 그 ‘남들’은 내가 그걸 진짜로 하는지에 대해 큰 관심이 없다. 그 선언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벌금을 내거나 크게 무안을 당할 일도 없다. 하지만 입으로 내뱉는 그 행위가 나를 그쪽으로 내달리게 한다.
--- p.51
슈퍼맨도 아니고, 개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자산과 자원이 다른데 뭐든지 할 수 있는 나이가 어디 있단 말인가.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의 교집합을 집요하게 파고들 수 있는 여유가 많이 주어지는 시기가 있을 뿐이다. 어른들이 젊을 때 뭐든지 열심히 하라고 했던 것도, 지나고 보니 이 교집합을 찾아보라는 이야기였다. 민낯이 가장 예쁘고 꾸미지 않은 게 제일 예쁘니 어쩌니 하는 건 다 뻥이다. 어른들이 하는 입에 발린 소리를 죄다 믿으면 반드시 후회한다. 십대나 이십대에 반드시 해야 할 몇 가지 같은 것도 없다. 다 여러분한테 책 팔려고 하는 소리다. 정말 중요한 건, 다시 한 번 말하건대, 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 사이의 교집합을 찾을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내가 후회하는 건 그걸 좀 더 집요하게, 좀 더 열심히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부디 여러분은 후회하지 않기를. --- p.62
미친 듯 좋아서 거기 푹 빠져 열중하는 것, 그것은 심장을 세차게 뛰게 하고 모든 세포에 불을 켜 우리를 자라게 한다. 좋아하는 일과 함께 젊음은 성장할 수 있다. 집착과 의존, 강박의 중독이 아니라 모든 생활에 힘을 줄 수 있는 동력이 되는 매진과 몰두 - 그것이 취미건 운동이건 공부건 사랑이건 살아 있음을 증명해 주는 어떤 것이 있다면 거기에 중독되시라. 열광이 없는 청춘,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는 무기력한 청춘만큼 슬픈 존재를 본 적이 없다.
중독되고, 미치도록 사랑하고, 때가 되면 스스로 기꺼이 그만두고 빠져나오기를 되풀이하면서 우리는 성장한다. 균형과 평정을 아는 인간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젊은 당신들은 우선 중독되시라. 무언가를 절절히 사랑하시라. 혹시 남을지 모를 후유증과 상처, 그마저 당신들을 성장시킬 것이니. _
--- p.72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권하고 싶다. 경쟁심에 멍든 불행한 아이가 되는 것보다 어른들 말 안 듣는 행복한 아이가 되는 게 낫다고. 그러니까, 가끔 ‘땡땡이’를 치더라도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가고 싶은 곳을 여행하고, 위대한 자연을 느끼고, 노래하고, 춤을 추라고. 그와 함께 스스로 만드는 즐거움을 누려 보라고. 물건을 구매하거나 얻기보다 스스로 만들어 쓸 줄 아는 능력을 얻게 되면 스스로 뭔가 창조했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갖게 될 거라고. 그게 바로 자존감을 높이고 스스로를 더 사랑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경쟁에서 이긴 인간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이 되는 걸 인생의 목표로 사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 p.83
그렇다면 이런 “후회할 거야.”라는 식의 꼰대질은 어느 정도 쓸 만한 걸까? 그런 소리를 들은, 화자보다 어린 사람들이 정말로 자신의 행동과 태도를 바꿀 수 있다면 나름 기능성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답을 먼저 말한다면, 그런 일들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우선 “지금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 후회할 거야.”라고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 스스로도 그렇게 공부를 한 적이 없다. 공부를 안 한 경험이 있고 만족스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택하지 않은 길, 그러니까 ‘어렸을 때 열심히 공부한 평행 우주의 자신’을 그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이건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지금 공부를 안 하는 아이들이 그걸 몰라서 안 하는 건 아니다. 어른들이 그렇게 말을 한다고 애들이 언제 들었던가.
--- p.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