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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리 문복자, 후궁 되다 (상)

무수리 문복자, 후궁 되다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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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352g | 128*188*19mm
ISBN13 9788969761194
ISBN10 896976119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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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은이라는 말은 궁녀들의 사이를 오랜 전설처럼 떠돌았다. 실재했으나 잊힌 이야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선왕(先王)께서 붕어(崩御. 임금이 세상을 떠남)하신 이후 젊은 세자께서 보위에 오르자, 궁녀들의 처소에서는 임금의 하늘같은 은혜를 받을 운 좋은 궁녀가 누가 될지에 대한 꿈같은 대화들이 오갔다.
그러나 일 년, 이 년, 삼 년이 지나고 십 년이 지나도 임금은 궁녀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아니하였다. 승은을 입어 쳇바퀴와 같이 답답한 궁녀의 생활을 벗어나, 한순간에 안락한 왕의 여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할 수 있으리라는 꿈. 그것은 말 그대로 이 궐 안에서는 그저 꿈같은 얘기였다. 단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는.
그리고 지금 그 엄청난 일이 무수리 문복자의 앞에 일어난 것이다.
“먼저, 전하를 뵈오면 바로 문안 인사를 올리되 눈을 마주쳐서는 아니 된다. 전하께옵서 잠이 드시고 숨소리가 고르게 나면 하직 인사를 올리고 조용히 밖으로 나와야 한다. 알았느냐?”
“예, 대령상궁 마마님.”
복자의 대답에 대령상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부터는 가장 중요한 것을 가르칠 시간이었다.
“전하를 뵈올 때, 여덟 가지를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다.”
팔금조(八禁詔).
팔금조란, 승은을 입는 여인들이 합궁 시에 해서는 아니 되는 여덟 가지 금기를 뜻했다.
“첫째, 불을 켜서는 아니 된다.”
“둘째, 하명이 내리기 전에 옷을 벗어서는 아니 된다.”
“셋째, 반드시 전하의 왼편에 누워야 한다.”
“넷째, 합궁 중에는 눈을 뜨고 임금을 보아서는 아니 된다.”
“다섯째, 소리를 내어서는 아니 된다.”
“여섯째, 전하의 몸에 손을 대서는 아니 된다.”
“일곱째, 몸을 떨거나 흔들어서는 아니 된다.”
“여덟째, 절대로 전하의 몸 위로 올라가서는 아니 된다.”
승은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으나, 스무 살을 넘기도록 아버지와 남동생 이외에는 사내를 접해 본 적이 없는 복자였다.
불을 켜서도 아니 되고, 눈을 떠서도 아니 되고, 소리를 내어서도 아니 되며, 임금의 몸에 손을 대서도 아니 된다. 아니 되는 것이 어찌 이리 많은지 모를 노릇이었다.
“내 말을 알아들었느냐.”
“알아들었습니다. 감찰…… 아니 대령상궁 마마님.”
“어려우냐?”
복자의 대답은 어딘가 망설이는 듯 시원찮았다. 되묻는 대령상궁의 목소리는 얼마간 누그러져 있었다. 신분이 어떠하든 간에 임금의 승은을 입을 아이였다. 전하께서 불편하시지 않도록,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잘 가르쳐서 들여보내야 하는 것이 대령상궁의 의무였다. 한결 부드러워진 말투를 들은 복자가 용기를 내어 고했다.
“어렵지는 않으나……. 아니 되는 것이 너무 많아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를 모르겠나이다.”
대령상궁의 눈썹이 슬쩍 치켜 올라갔다. 내내 부들부들 떨며 안절부절 못하기에 소심한 줄로만 알았더니, 의외로 호기가 있는 아이였다.
“전하께서 알아서 하실 일이다. 너는 그저 가만히 있으면 되는 것이다.”
복자가 눈을 내리깔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그저 가만히 있기만 하면 된다.
복자는 어린 나이부터 집안의 가장이나 다름없었다. 무수리가 되기 이전부터 이미 복자의 삶은 노동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물을 길어 나르고, 집안일을 하고, 쉬는 날이면 저잣거리에서 잡일들을 얻어다 하는 나날. 매일같이 무엇인가를 해야만 입에 풀칠이나마 할 수 있는 인생이었다.
엉덩이를 바닥에 붙일 새 없이 하루가 지났고, 지친 몸으로 쓰러져 잠자리에 들었다 깨어나면 똑같이 반복되는 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복자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일처럼 느껴졌다.
“마마님, 가마가 도착했나이다.”
대령상궁의 손에 이끌려, 흰 비단 한 장으로 몸을 감싼 복자가 내관들이 들고 온 작은 가마에 올랐다. 달칵, 가마의 문이 닫혔다. 알 수 없는 불안함으로 가득 찬 무수리 문복자를 실은 가마가 초롱불의 빛에 의지해 어둠을 뚫고 나아가기 시작했다. 대령상궁과 지밀상궁들이 그 뒤를 따랐다.
태어나서 처음 타 보는 가마의 흔들림에 겨우 적응이 될 무렵에서야 가마가 땅에 내려졌고, 다시 문이 열렸다. 비틀대며 가마에서 내린 복자가 고개를 들어 눈앞의 전각을 바라보았다. 복자로서는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는 큰 별채였다. 가마를 따라온 대령상궁이 별채의 문 앞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전하, 도착했사옵니다.”
“들라 해라.”
대령상궁이 복자에게 들어가라는 눈짓을 보냈으나, 긴장한 탓에 몸이 굳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름다운 양각이 새겨진 화려한 문안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하늘같이 지엄한 임금이었다. 복자는 지금 임금에게 자신의 처녀를 바치러 가고 있는 것이다.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와 드러난 살갗을 스치고 지나가자, 팔과 어깨가 오들오들 떨려왔다. 이런 복자를 쳐다보던 대령상궁이 귓가에 조용히 속삭였다.
“네 부모와 동생들이 한평생을 배불리 지낼 기회라는 것을 잊지 말아라.”
그 말을 듣고서야 움츠려들었던 복자의 어깨가 조금 펴졌다. 대령상궁의 눈에,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결심한 듯 숨을 깊이 들이쉬는 복자의 모습이 보였다. 복자가 천천히 걸음을 떼었다.

만월당(滿月堂).

선대 임금께서 지극히 사랑하였던, 궁녀 출신 후궁 소의 김 씨가 생전에 머물렀던 처소였다.
저 아이의 생은 어찌 흘러갈 것인가. 선왕 시절 숱한 궁녀들이 그러하였듯, 단 한 번의 승은을 끝으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특별 상궁으로서 쓸쓸하게 생을 마칠 것인가. 아니면 만월당의 전 주인과 같은 영화로운 길을 걷게 될 것인가.
희미한 등잔불이 켜진 방으로 걸음을 내딛는 복자의 뒤로, 작은 소리와 함께 조심스레 문이 닫혔다. 허리를 곧게 편 대령상궁이 문을 등진 채 대기하기 시작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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