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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윌리엄의 이발사

포트윌리엄의 이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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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3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95쪽 | 709g | 153*224*30mm
ISBN13 9788989763482
ISBN10 898976348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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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웬델 베리(Wendell Berry)
미국의 농부이며 시인이자 작가, 그리고 현대문명의 비판자 중에서 누구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사람 중 하나. 영문학을 전공하여 한때 대학 강단에 서기도 했던 그가 지금은 고향 켄터키로 돌아가 현대적 농법을 거부하고 전통적인 방법으로 땅을 일구며 성실한 농부로서 살아가고 있다. 현대의 미국으로 대표되는 문명사회를 향해 쏟아붓는 그의 치열한 비판은 그가 대지에 발 딛고 선 농부라는 사실 때문에 더욱 무게를 지닌다. 그는 낭만적인 전원생활이나 조화로운 자연만을 역설하지는 않는다. 그가 주장하는 것은 공동체의 보존과 지역경제의 활성화라는 현실적인 과제이다.
웬델 베리의 책으로는 『Home Economics(생활의 조건)』『Sex, Economy, Freedom & Community(희망의 뿌리)』, 『What are People For?(나에게 컴퓨터는 필요없다)』, 『Citizenship Papers, In the Presence of Fear』등이 있다.
역자 : 신현승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육식의 종말』『해커, 디지털 시대의 장인』『인디아, 그 역사와 문화』『인터넷은 휴머니즘이다』『홀로코스트 산업』『전쟁에 반대한다』 등이 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들은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가장 덧없는 것이 가장 아름다울 수 있음을 알지 못했다. 그들은 교회가 하나의 조직일 뿐, 질서와 신비의 세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교회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존재를 깨닫는 세계가 아니라 죽음과 지옥을 두려워하는 세계에 속해 있었다. 그들에게 영혼은 언젠가 빠져나올 수밖에 없는 어둡고 무기력한 무엇이었다. 대다수 젊은 설교자들은 포트윌리엄 주민들을 신학적으로 ‘잃어버린’ 존재이자 신학적으로 ‘구원 가능한’ 존재로만 이해했다. 그들은 가톨릭 신자, 힌두교 신자, 이슬람 신자, 불교 신자들처럼 이런 소식을 접하지 못한 자들은 지옥에 떨어진다면서 타인에게 소식을 전파하는 데 우리가 최선을 다하길 원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나는 그들과 단절되어 있었다. 심지어 교회에 앉아 있을 때에도 나는 국외자였다.
--- p.212

어둠 속에서 검은색과 노란색 얼룩이 있는 커다란 거미가 통나무와 양딱총나무 줄기 몇 개 그리고 내 셔츠를 버팀줄 삼아 내 머리 위에 완벽한 거미줄을 쳐놓았다.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거미줄을 떼어내려 했지만 거미줄을 조금 망가뜨렸다. 혼란 속에서 나는 몇 분 동안 거미줄을 고치려고 무진 애를 썼다. 하지만 인간이 세상을 만들 수 없는 것처럼 거미줄을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마침내 나는 속삭였다. “용서해주게, 친구여. 이제 그만 가야 하네.”
--- p.466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무렵 태어나 열 살이 되기 전에 부모와 양부모를 차례로 잃어버린 고아소년이 있었다. 부모가 지어준 요나 크로우라는 이름조차 고아원에 들어가면서 제이(J)라는 머리글자로 기호화하고, 스무 살을 갓 넘은 나이에 고향마을 포트윌리엄의 이발사로 정착하면서 이런저런 변천 끝에 결국은 제이버 크로우로 굳어진다. 장래가 보장된 신학생에서 시골의 이발사가 된 것은 그의 결정이다. 그것은 결코 전락이 아니다. 신앙에 회의를 느껴 신학교를 그만두고,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생활 속에서도 책을 읽고 싶어 대학에 가 문학강좌를 듣지만 결국 더 높은 세계를 희구하기보다는 가장 낮은 곳에 내려앉기로 그는 선택한다.
12년 만에 돌아온 고향은 배타적인 여느 시골마을답게 무뚝뚝하면서도 따뜻한 속내로 그를 마을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준다. 그 또한 독신 이발사로서의 본분을 지켜 마을에 융화되어가기 시작한다. 이발소라는 곳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을 남자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굳이 이발이나 면도라는 용무가 없어도 사람들은 툭하면 이발소에 들러 회포를 푼다. 이발사는 말없이 그런 장소를 유지해주는 존재다. 포트윌리엄의 이발사로 수십 년을 보내면서 제이버 크로우는 전쟁과 경제공황과 근대화의 파도에 부대끼며 변화해가는 미국 농촌공동체의 역사를 지켜본다. 그리고 포트윌리엄이란 공동체의 가장 이상적인 구성원이자 부지런한 농부인 애디 키스의 아름다운 딸 매티를 평생에 걸쳐 사랑한다, 아무도 모르게. 사랑의 대상인 그녀 매티조차 모르는 비밀로 혼자만 간직한 채 죽을 때까지 성실한 상상 속의 남편으로 말이다.
초라한 시골 이발소에 어느 날 드디어 공권력의 손이 미쳐온다. 이발소 시설 기준에 불합격 판정이 내려져 제제가 가해질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자 그는 이발소를 정리하고 강가로 내려간다. 텃밭을 일구고 물고기를 잡는 운둔자의 생활, 그가 택한 말년의 삶 속으로 언더그라운드 이발사를 찾는 마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발전하는 문명에 도저히 익숙해질 수 없는 토박이들, 노새를 몰고 달구지를 끌며 자기 손이 닿는 한계 내에서 부지런히 일해 자급자족하는 구식 농부들이 그들이다. 하지만 이제 그들이 설 땅도 무너져간다. 대신 그 자리엔 트랙터와 전기톱과 화학비료로 무장한 기업농이 들어선다. 애디 키스와 사위 트로이의 대립이 바로 전형적인 예다. 하지만 트로이 역시 성공을 거두지는 못한다. 돈과 땅을 닥치는 대로 빌려 규모를 넓히는 트로이의 이른바 신식 농업은 곳곳에서 난관에 부딪히고 거듭된 실패로 빚에 쪼들린 트로이는 장인 애디가 결코 팔지 않았던, 장인이 죽은 후에는 아내 매티가 지켜온 삼림지의 나무마저 팔아치운다. 아름다운 숲이 불도저에 밀려나가는 끔찍한 모습을 목격한 제이버는 매티가 마지막 숨결을 몰아쉬고 있는 병원으로 달려가고…….

관련자료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 웬델 베리는 권두에 이 소설에 대해 특별한 해석이나 분석을 시도하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김정란 시인의 글을 청해 싣는다. 물질주의에 물든 초국가적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살아가는 한 인간의 삶을 아름답게 그려낸 작가에게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 편집자


강한 개인들의 나지막한 반란 ― 지상의 부서져가는 집 한 채 [발췌]
김정란|시인, 상지대학교 교수


『포트윌리엄의 이발사』는 시기적으로 1910년대의 1차 세계대전 무렵에서 시작하여 1930년대의 경제공황을 거치고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쟁을 거쳐 1980년대 이후의 기업농 시대에 이르는 농촌공동체의 변화를 목격하는 한 시골 이발사의 전기처럼 쓰여져 있다. 그 사이에 주인공은 출세의 사다리를 따라 하늘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물 속으로 내려가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은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죽기 위해서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최소한으로 산다. 그러나 그것은 소극성의 표지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가장 적극적인 선택이며 은총이기까지 하다. (……) 그는 완전히 버림받은 자이다. 그러나 이 버림받음은 어떤 악의의 결과가 아니라 그저 자연의 결과이다. 두 번의 버림받음은 오히려 강화된 자유의 조건이라고 볼 수 있다. 주인공은 일체의 혈연관계로부터 완전히 자유롭다. 그가 훌훌 떠나도 그 때문에 상처받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는 두 겹의 고아이다. 또는 두 겹의 까마귀, 날아가는 새. (……) 그가 천애고아가 되는 데에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두 최선을 다했다. 다만 자연이 그를 두 번씩 부모로부터 떼어놓았을 뿐이다. 이 조건은 정체성이 지워진 ‘아무도 아닌 자’로, 단지 공동체의 아들로,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공동체를 이루는 대지의 아들로, 아니다, 아니다, 그 대지의 형태를 정하는 강의 아들로 살아가라는 소명에 대답하기에 아주 적절한 조건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되지 않을 소명. 따라서 이 조건은 이 소명을 완수하기에는 은총과도 같다.

그런데 왜 하필 이발소일까? 이 장치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우선 이 직업의 선택은 작가가 자연과 세계 사이에서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를 드러낸다. 머리카락은 전통적으로 자연 상태를 나타낸다. 그것은 상징적으로 동물 상태를 나타낸다. 주인공은 자연과의 합일을 꿈꾸면서도 완전히 그것에 함몰되는 태도는 취하지 않는다. 심지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홍수에 시달려 지쳐 있는 상황에서도 주인공은 깨끗하게 목욕과 면도를 한다. 그는 산발한 요기는 아닌 것이다. 최소한의 문명적 개입. 그러나 주인공은 결코 멋을 내기 위해 머리를 다듬지는 않는다. 자라는 머리카락을 단정하게 다듬기. 거기까지가 그가 머리카락에 또는 자연에 개입하는 한계이다. 주인공이 이발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데에는 또다른 이유도 있다. 그곳은 공동체의 말이 모여드는 장소이다. 이발소에 모여든 사내들은 “대대로 이어져온 사람들의 기억”, 즉 “마을의 역사”를 떠들어댄다. “그들은 추위에 코가 빨개지고 발가락이 얼어붙어도 입을 닫는 법이 없었다.” 주인공은 그곳의 말없는 사제처럼 존재한다. (……) 주인공은 서서히 공동체 안으로 스며들어간다. 한결같이 초라한 농부들. 그러나 성실하고 착한 사람들.

작가는 현대자본주의의 삶은 ‘새로운 노예제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노예제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조잡한 상품과 자유에 대한 약속으로 사람들을 구슬러 그 돈을 도로 빼앗아간다.” 예속의 양태만이 바뀌었을 뿐, 우리는 여전히 노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는 과감하게 떠나라고 말한다. 그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거의 도태를 각오하는 용기가 동반되지 않으면 단행할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죽음을 각오한 결단을 요구한다. 더욱이 이 탈출은 포트윌리엄의 이발사처럼 깊은 내면의 확신을 지니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것은 기존의 종교와 전혀 다른, 도그마에 기대지 않은, 독립적인 영적 훈련이 잘 되어 있는 매우 강인한 개인들, 그러나 공동체 의식 안에서 주체를 허무는 연습을 끝낸 겸손한 개인들의 출현을 요구한다. 그들만이 현대의 소란스러운 물질주의와 조용하고 단호하게 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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