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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 거짓말 같을 때

사는게 거짓말 같을 때

[ 양장 ]
공선옥 | 당대 | 2005년 04월 0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2 리뷰 13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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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4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310쪽 | 466g | 133*207*30mm
ISBN13 9788981631222
ISBN10 898163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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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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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에 대해 쓴다는 것은 모든 인생, 아니 모든 목숨 달린 것들의 시작과 끝에 대해 쓰는 것에 다름 아닐 것이다. 모든 생명이 그렇거니와 사람 또한 탄생의 순간부터 밥을 향한 투쟁의 역사는 시작되는 것이니, 밥을 향한 지난한 투쟁이 끝나는 순간을 두고 혹자들은 '밥숟가락 놓는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하는 것이다. 그 어떤 숭고한 인생도 그 어떤 치졸한 인생도 결국은 어떤 식으로 밥을 구하는가에 따라서 그 인생의 모양새가 달라질 수밖에 없을 터인데... 그렇다면 나의 경우는 어떠한가.
나의 어린 시절이라 할 수 있는 저 60년대와 70년대를 돌아보면, 그야말로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화두란 오직 밥 하나로 귀결되는 시대였다. 그런 시절에, 시골에 부쳐먹을 농토가 없었던 아버지는 서울로 돈을 벌러 가셨다. 가족을 다 데리고 갈 수 없었던 것 또한 서울에는 우리 가족들이 기거할 수 있는 집을 마련할 수 없어서였을 것이다. 아버지가 서울에서 '건설의 역군'으로 일하는 동안 어머니는 우리 형제들과 시골집에 남아 새마을을 건설하고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어머니는 늘 새마을 가꾸기 울력을 나가고 없고 빈집에는 배고픈 강아지가 빈 밥그릇을 핥다가 핥다가 너무나 배가 고픈 나머지 나중에는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었던지, 그러잖아도 찌그러진 밥그릇을 뻥뻥 차대고 있었다. 닭들은 곡식모이가 충분치 않아서인지 마당에고 마루에고 사방에 묽은 똥을 찍찍 갈겨놓고 있었고 돼지우리에서는 나대는 것도 힘에 겨워 차라리 잠을 자버리던 돼지들이 사람소리를 듣고는 빽빽 기를 쓰고 울어댔다. 그때만 해도 모든 집짐승들은 그 집 사람들이 먹고 남은 나머지를 먹고 살았는데, 사람이 먹을 것 없으니 짐승들 또한 배고픈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나는 내 배가 고픈 것도 까맣게 잊어버리고는 우선 내가 기르는 그 가엾은 것들을 위해 천지사방을 뛰어다녔다. 강아지한테 내가 먹어야 할 밥을 어머니 모르게 가져다주고 닭한테도 쌀독에서 쌀을 꺼내와 몰래몰래 뿌려주기도 했다. 나는 늘 배고픈 우리 집 짐승들 때문에 어쩌다 배부른 날이면 그 짐승들에게 미안했다.
--- p.31
옛성의 돌담에 달이 올랐다
묵은 초가지붕에 막이
또 하나 달같이 하이얗게 빛난다
언젠가 마을에서 수절과부 하나가 목을 매여 죽은 밤도 이러한 밤이었다

백석의 시 <흰 밤>이다. 몇 해 전 아흔다섯에 돌아가신 우리 고모할머니도 수절과부였다. 일찍이 남편이 죽고 고모 할머니는 평생을 자식도 없이 혼자 살았다. 원래 우리 고모할머니가 그렇게 성정이 냉찬 사람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가 호랑이할머니라고 부를 만큼 할머니는 무서운 할머니로 살았다. 평생을 혼자 살기로 작정하고부터 할머니의 성격이 그렇게 변해버렸다고 했다.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게, 누구도 할머니를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하느라 할머니는 무던히도 고독하셨으리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느 한 밤 보쌈을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우리에게는 제 본모습을 숨기며 무서운 고독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느냐, 아니면 일부러 보쌈이 용이하도록 밤에 잘 때 방문을 열어놓고 자느냐, 그렇지 않으면 어느 한 밤, 달빛 하얀 밤을 틈타 목을 매는, 그러한 사태들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가 분명히 있었다.
그들이 목숨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관습 때문이든, 가난 때문이든,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사회 때문이든 성과 사랑으로 인해 빚어지는 비극임에는 틀림없다.

오늘 밤에도 하늘의 별처럼 밤하늘을 수놓는 불빛이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교회 십자가가 밤하늘을 수놓는 또 하나의 별인 줄 알았는데 이즈음에는 소위 말하는 그 여관들에서의 '러브'를 하라고 손짓하는 듯한 불빛도 만만치 않다. 이제 그런 '사랑여관'이 넘쳐나는 세상이니 사람들도 사랑을 하자고 마음만 먹으면 사랑이야 원없이 하고도 남을 터이고, 사람들이 원없이 사랑하는 세상은 그야말로 사랑이 넘쳐나는 세상이어야 할 터인데 세상은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사랑도 자기들끼리 하고 불륜도 자기들끼리만 하는 세상이라서 그런가.
사랑은 가고 '러브'만 남은 이때.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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