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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와 뿔

등대와 뿔

: 고형렬 문학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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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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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90쪽 | 660g | 170*222*16mm
ISBN13 9788991706859
ISBN10 8991706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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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쯤 전에, 나는 고형렬을 따라서 그의 육신의 고향이며 시의 형성지인 속초 거진, 대진, 마차진, 아야진의 해안 마을들과 연어떼 돌아오는 남대천 상류 산간 마을들을 답사했다. 거기는 극변(極邊)이었다. 고형렬의 강원 북부 해안에서 바다는 막 창조된 새벽의 설렘으로 출렁거렸고, 거기에 인간이 말을 걸 수 없을 듯싶었다. 오직 일자(一字) 뿐인 수평선 너머에서 날마다 새로운 시간이 피어올라 인간세(人間世)에 가득 찼다. 거기에서 사람들은 산과 바다와 바람과 햇볕에 기대어서 살았고 또 죽었는데, 삶은 기진할수록 더욱 치열했다.
고형렬은 거기서 서기보의 직급으로 면사무소에 근무하면서 삶의 신산스러움과 새롭게 나타나는 바다의 경이를 동시에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때 그렇게 느꼈다. 그는 땅에 발을 딛고 서있으면서도 땅에 속박되지 않고, 정신이 대청봉 꼭대기에 올라가 있을 때도 발을 땅에서 떼지 않고, 현실문제에 개입할 때도 자신의 밀실을 버리지 않는다.
그는 “유전(遺傳)의 단절”을 꿈꾸면서 유전의 운명을 받아들이는데, 이 문장을 거꾸로 써도 말이 될 것 같다. 그 모순을 포용하는 슬픔의 힘으로 그가 남대천에서 명멸하는 연어들의 삶과 죽음을 말하고, 그의 생애에 각인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말할 때 고형렬의 글은 근원에 닿는다.
김훈(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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