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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 자연수의 각축장, 그리스 신화 … 《신통기》 2. 고대인들이 수학을 활용한 방법 … 《역사》 3. 피타고라스는 이솝을 이길 수 없다 … 《이솝 우화》 4. 6이 악마의 숫자가 된 것은 7 때문이다 … 《성서》 5. 소크라테스는 증명 때문에 죽었다 … 《소크라테스의 변명》 6. 우주 창조의 첫 도미노, 비례 … 《티마이오스》 7. 앉아서 천 리를 내다보는 비법 … 《장미의 이름》 8. 돈키호테는 수학 때문에 미쳤다 … 《돈키호테》 9. 데카르트, 수학으로 꼬인 인생을 풀다 … 《방법서설》 10. 소인국과 거인국, 비율의 세계를 여행하다 … 《걸리버 여행기》 11. 로빈슨 크루소, 수학으로 살아남다 … 《로빈슨 크루소》 12. 수학, 8피트의 괴물을 만들어 내다 … 《프랑켄슈타인》 13. 백설공주의 난쟁이는 왜 일곱 명일까? … 《백설 공주》 14. 앨리스는 이상한 나라에 다녀오지 않았다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5. 십육각형 때문에 국가 반란죄로 체포되다 … 《플랫랜드》 16. 수학을 모르면 어른을 이길 수 있다 … 《어린 왕자》 17. 수학이 죽어야 모모가 산다 … 《모모》 18. 다빈치가 남긴 수학 코드를 찾아라 … 《다빈치 코드》 19. 9와 3/4 승강장을 찾아서 … 《해리 포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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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인 제우스는 므네모시네의 침실로 들어가 무사이 여신들을 얻는다. 이때 그는 므네모시네와 뜨겁고 열렬한 사랑을 나눴다. 사랑했다는 간단한 표현만으로는 그 감정을 다 담아낼 수 없어서 신화에는 9일 밤 동안 사랑을 나눴다고 적혀 있다. 9일 밤이라…….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했으면 9일이나 함께 시간을 가졌겠는가! 게다가 그 사랑의 결과로 얻은 무사이 여신은 총 아홉 명이었다. 9라는 설정이 여기에서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타르타로스는 지하에 있는 명계(冥界)다. 대지로부터 이곳까지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을까? 헤시오도스는 다음과 같은 재미난 표현으로 그 거리를 설명한다. “만약 청동 모루를 지상에서 아래로 떨어뜨리면 그 모루는 아흐레 낮밤을 떨어져서 열흘째 되는 밤에야 비로소 타르타로스에 부딪힐 것이다.” 모루는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릴 때 받쳐놓는 쇳덩이다. 쇠를 두드리는 망치질에도 망가지지 않아야 하니 그만큼 단단하고 무겁다. 그 모루가 9일 동안 떨어져야 할 만큼 멀다고 했다. 하늘에서 지상까지의 거리도 동일하게 9일 만큼 떨어져 있다. 우리라면 아마도 몇 킬로미터 또는 몇 광년(光年) 이렇게 표현했을 것이다. 하지만 고대에는 이렇게 정확하고 표준적인 거리 단위가 없었다. 일상적인 길이를 나타낼 때는 보통 사람의 신체나 걸음을 이용한 단위를 많이 사용했다. 손바닥을 기준으로 한 장(丈), 팔을 기준으로 한 큐빗(cubit), 발을 기준으로 한 피트(feet), 걸음을 기준으로 한 보(步) 등이 대표적이다. (…) 9는 1의 반복으로 표현할 수 있는 최대의 크기다. 그래서 9는 한 단계 내에서 다다를 수 있는 최고를 뜻한다. 9 다음에는 이전과 다른 차원의 세계가 펼쳐진다. 9는 ‘아홉 개’라는 크기를 나타내는 사실적 표현만은 아니다. ‘찰 만큼 찼고 할 만큼 했다’는 속내를 멋들어지게 표현한 비유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이기도 하다. _ 본문 자연수의 각축장, 그리스 신화 우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피타고라스의 강의는 어땠을까? 피타고라스는 그가 평생 동안 쌓아 온 지식들을 가르쳤다. 수와 숫자, 기하학의 개념이나 공리, 자연수를 기반으로 한 우주론이나 철학 등등……. 이런 주제를 좋아하고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흥미로웠겠지만 일반인에게는 흥미롭지도 친숙하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사모스 인들은 우화에 익숙해 있었다. 우화가 주는 재미와 즐거움을 맛보며, 우화를 소재로 한 대화나 이야기에 젖어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피타고라스가 철학을 강의한 것이다. 처음에는 그의 강의를 들으려고 사람들이 몰려왔지만 한 마디로 재미가 없었다. (…) 이솝과 피타고라스의 첫 만남은 이솝의 승리로 가볍게 끝이 났다. 승리를 판가름한 기준은 재미가 아니었을까? 우화는 교훈마저도 짧고 재미난 방식으로 전달한다. 그러나 피타고라스는 그의 철학을 우화의 장점 안에 담지 못했다. 피타고라스의 사모스 재입성은 새로운 세계관의 도입이었다. 세계관이 다르면 말이 잘 통하지 않는 법이다. 이솝 우화가 시작되어 번져 가던 사모스였기에 전략과 전술이 필요했다. 피타고라스는 현실을 제대로 모른 채 그저 외치기만 하면 될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했다. 그는 전달하는 메시지뿐만 아니라 방식을 좀 더 고민했어야 했다. 피타고라스가 우화적 형식을 빌려 가르침을 펼쳤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진지하고 딱딱한 수학을 우화적 형식에 담아 전달했다면 사람들은 더 집중했을 것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을 테다. 그랬다면 피타고라스가 사모스 섬을 떠나지 않고 정착했을지도 모른다. 한 마디로 전략과 전술의 부재로 피타고라스는 실패했다. _ 본문 피타고라스는 이솝을 이길 수 없다 중 소크라테스가 ‘신을 믿지 않는다’고 자신을 고발한 멜레토스의 주장을 반박하는 부분을 보자. 소크라테스는 멜레토스에게 자신이 전적으로 무신론자라는 건지, 무신론자는 아니지만 국가가 인정하는 신이 아닌 다른 신을 믿는다는 것인지를 물었다. 이 물음은 매우 중요하다.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규정함으로써 나중에 빠져나갈 구멍을 봉쇄하기 위한 거였다. 수학에서 맨 처음 용어를 분명하게 정의하는 것과 같다. 멜레토스는 무신론자라고 답했다. 멜레토스의 의중을 확인한 소크라테스는 다소 엉뚱한 질문을 한다. “마술(馬術)을 믿으면서 말(馬)의 존재를 믿지 않거나, 피리 부는 법을 믿으면서 피리 부는 사람의 존재를 믿지 않을 수 있습니까?” 말과 피리에 관한 질문은 소크라테스의 의도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인다. 신을 믿는다는 증거가 될 것 같지 않아서인지 멜레토스는 자연스럽게 소크라테스가 기대하던 대답을 했다. “마술을 믿으면서 말의 존재를 믿지 않을 수는 없다”고 말이다. 이 답변을 듣자 소크라테스는 말한다. “멜레토스는 고소장에 내가 정령이나 신의 힘을 가르쳤다고 했다. 정령이나 신의 힘을 가르쳤다면 정령을 믿는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정령은 신이 아닌가?” 정령을 믿는다면 신을 믿는다는 뜻이었다. 돌고 돌아 신을 믿지 않는다는 멜레토스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증명 때문에 죽었다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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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해리포터까지!
괴짜 수학자의 인문학 여행 1. 돈키호테는 왜 수학 때문에 미쳤을까 광기와 수학은 참 닮아 있다. 수학자 중에는 미쳐 버린 사람이 많다. 탈레스는 수학에 미쳐 물웅덩이에 빠졌고, 아르키메데스는 수학 문제에 빠져 생명을 잃었다. 게임 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은 존 내시 역시 환각 증세로 수십 년을 고생했다. 광기와 수학의 닮은꼴에 대한 증거들이다. 수학은 수학만의 고유한 세계를 구축했다. 그 세계는 몸으로 갈 수 없고 머리로만 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과는 다른 세상이다. 그곳에는 사고의 무한한 자유가 보장되어 있고, 아이디어라는 존재들이 살아간다. 아이디어가 뚜렷할수록 그리고 독특할수록 창조성을 인정받는다. 그 세계는 미쳐야 다다를 수 있고, 이미 다다랐다면 반은 미쳐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돈키호테는 수학 때문에 미쳤다의 저자는 광기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는 ‘수학’으로 돈키호테의 행동을 새롭게 분석했다. 돈키호테는 정상적으로 살아가다가 기사도 소설에 빠지면서 미쳐 버린 후천적 광인이었다. 그의 몰락은 근대 문명이 대두되는 17세기의 시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근대 문명의 토대인 수학과 돈키호테의 광기는 어떤 식으로든 관련될 수밖에 없다. 대체 광기와 수학 사이에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일까 2. ‘그리스 신화’에서 ‘해리 포터’까지 돈키호테는 수학 때문에 미쳤다는 ‘그리스 신화’를 다룬 신통기 같은 고전부터 백설 공주를 포함한 세계 명작 동화, 다빈치 코드와 해리 포터 같은 베스트셀러 소설에 이르기까지 서양의 대표적인 작품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그중에서도 어렵게 느껴지는 철학서를 바탕으로, 재미난 수학적 의문을 제기하고 신선한 관점으로 해설하는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저자는 플라톤이 저술한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수학의 증명법과 연관시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소크라테스는 적절한 증명법을 도입하여 자신을 고발한 멜레토스의 주장을 반박하고 스스로를 변호하였다. 증명을 할 때는 근거를 대거나 증거를 제시해야 하는데, 증거란 주장을 바로 확인해 주는 구체적인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그가 신을 믿고 있다는 증거를 직접 보이지 않았다. 대신 ‘소크라테스가 신을 믿지 않는다’는 멜레토스의 주장이 틀렸다는 걸 보이려 했다. 멜레토스의 주장과 소크라테스의 주장은 정반대이기 때문에, 소크라테스의 실상은 분명 ‘신을 믿는다’ 또는 ‘신을 믿지 않는다’ 둘 중 하나이다. 따라서 멜레토스의 주장이 틀렸다는 걸 보이게 되면 ‘소크라테스는 신을 믿는다’가 성립된다. 일반적인 증명법은 자신의 주장에 맞는 근거를 대는 것이지만, 소크라테스처럼 상대방의 주장이 잘못되었음을 보이는 방법도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저자는 걸리버 여행기에서 비율의 개념을, 플랫랜드에서는 도형의 개념을 연관시키는 등 각각의 작품에 반영되어 있는 수학적 세계관은 물론, 한눈에 보이지 않는 수학적 요소를 낱낱이 밝혀내고 있다. 얼핏 보기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이성을 토대로 하고” 있는 문학과 “가장 이성적인 언어”라 할 수 있는 수학은 함께 논의될 수 있다. 인문학과 수학의 경계를 무너뜨린 이 책은 독자들이 융합적이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3. ‘괴짜 수학자’의 수학으로 인문학 하기! 돈키호테는 수학 때문에 미쳤다는 수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인문학 속에 담긴 수학적 해석’을 통해 독특한 지적 흥미를 가지도록 유도할 뿐만 아니라, 수학을 어려워하는 사람까지도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는 독자들에게 익숙한 고전과 세계 명작 동화 그리고 근현대 소설을 소재로 삼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각각의 이야기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수학의 세계가 넓게 펼쳐져 있다. 따라서 독자들은 ‘백설 공주의 난쟁이는 왜 일곱 명일까’, ‘로빈슨 크루소, 수학으로 살아남다’, ‘수학이 죽어야 모모가 산다’와 같은 참신한 주제로 작품을 새롭게 읽어 나가게 된다. 저자는 “현실과 뒤섞여 있지만 현실과는 다른 수학을 소개해 주는 곳, 학생의 몸과 마음의 결을 따라 수학적 재능을 키워 주는 스승”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랫동안 역사와 문학, 철학과 예술을 넘나드는 독특한 방식으로 수학을 가르치며 대안을 찾아 왔다. 이제 예리하고 논리적인 수학의 시선으로 인문학을 재조명해 보자. 기존의 작품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이 제시하는 새로운 수학 공부법을 통해 독자들은 “수학이 마법처럼 즐겁고 신비로운 세계, 그곳으로 통하는 틈” 역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