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깬다깨 커플 세트

깬다깨 커플 세트

[ 전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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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992쪽 | 148*210*40mm
ISBN13 9791156198352
ISBN10 1156198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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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어느 정도 내려간 후 잠시 쉬기 위해 나무 밑으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았다. 그런데 물을 마시던 은서가 갑자기 기겁을 하며 일어섰다.
“아악-! 송! 송! 송충이!”
은서의 목소리가 온 산에 울리도록 소리쳐도 령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럼 산인데 당연히 있지.”
지난번에 왔을 때도 못 봤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왜 이리 많은 것이야. 여기저기서 지천으로 꿈틀거리며 기어 다니고 있었다.
“나 이제 산에 안 와요. 난 다리 없이 기어 다니는 게 제일 싫어.”
은서의 반응에 령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갔다. 악마의 미소가 지나갔다. 그가 옆의 나뭇가지를 슬그머니 들더니 꾸물꾸물 기어가는 송충이를 들어 올렸다. 혹시 몸에 붙었을까 봐 두리번거리는 은서의 얼굴 앞으로 령은 송충이가 달라붙어 있는 나뭇가지를 들이밀었다.
“허어억.”
은서는 눈앞에서 꿈틀거리는 송충이에 놀라 나뭇가지를 쳐버렸다. 그 충격으로 송충이가 나뭇가지에서 툭! 떨어져 은서의 등산화 위로 사뿐히 착지 해버렸다. 꿈틀꿈틀.
“아아악-! 무서워-!”
“푸하하하하.”
발을 있는 대로 흔들어 털어냈다. 그녀는 령의 웃음소리를 들으며 그대로 등산로 쪽으로 뛰어 나갔다.
“4가지, 웃지 마!”
“하하하하.”
왜 이렇게 재미있는지. 실컷 웃고는 은서의 배낭까지 들고 천천히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령은 자신이 그녀 앞에서는 어린아이처럼 웃고 같이 즐기며, 그 즐거움에서 삶의 활력을 얻는다는 걸 깨달았다.
“빨리 와요!”
앞장서서 가던 은서가 뒤를 돌아보며 환하게 웃자, 령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뺏어…… 버릴까.”
갖고 싶었다. 저렇듯 웃는 모습도, 자신을 웃게 하는 그 매력도 모두 갖고 싶었다.


[2권]

령은 매일 저녁 아무것도 안 하고 깁스한 발을 내밀며 모든 시중을 받고자 했다. 잘 걷다가도 그는 은서만 보면 아픈 척했다.
“안 풀 건데.”
“뭐라고요?”
“이거 아주 좋아.”
평생 머슴으로 잡혀 살아야 하는데 이때가 아니면 영원히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
“얄미워.”
집에 온 그가 소파에 떡하니 누워 깁스한 발을 까닥까닥 흔들자 은서가 목 조르기를 시도했다. 키득거리고 웃던 령이 은서의 팔을 잡더니 자신 앞으로 끌어당겼다.
“이러고 너랑 있는 시간이 제일 행복해.”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집에 오면 은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서툴지만 저녁이란 것도 해 놓았다.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닌 사랑으로 먹으니 그 음식은 맛있었다.
“앞으로 더 행복하게 해줄게요.”
“기대되는데.”
“그리고 저도 행복하게 해주세요.”
은서가 령의 상체를 끌어안으며 그의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묻었다. 그러자 령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조심스레 어루만졌다.
“내가 어떻게 해주면 더 행복할 것 같아?”
“월급이 들어오는 통장을 주시면 돼요.”
“하하하하.”
참으로 현실적인 행복이었다. 그가 웃자 은서가 고개를 들더니 그의 입술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췄다.
“이 뽀뽀는 무슨 뜻일까?”
“제 통장은 손대기 없기예요. 내 것도 내 것, 남편 것도 내 것. 이것은 불변의 법칙!”
“하하하하. 사랑스러워라.”
령이 은서를 안고 그녀의 얼굴에 뽀뽀세례를 퍼부었다.
“뽀뽀하지 말고 키스해줘요.”
“싫어. 뽀뽀할 거야.”
“그럼 내가 하면 되지.”
은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령이 은서의 입술을 머금었다. 령이 아랫입술을 깨물자 자연스레 열리는 그녀의 입술…… 뜨거운 숨결이 하나로 엉켰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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