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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아 | 청어람 | 2000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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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2쪽 | 148*210*30mm
ISBN13 9788988818978
ISBN10 898881897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 하늘 저편에서 별님이 깜박이기 시작하면
아가야, 이젠 그만 눈을 감지 않겠니.
따스한 꿈나라고 아무도 아프지 않은 곳으로
가만히 눈을 감고 날아가지 않겠니.

조각난 달을 지나
참방대며 은하수를 건너면
하이얀 안개에 싸인 영원한 나라

아가야, 눈을 감고 꿈을 꾸렴.
이곳엔 없는 세상으로 날아가보렴.
꿈속의 나라는 이곳에 내려오면
산산이 부서져 버린단다.

바람, 그래 저 바람을 타고 바람에 실려
두 팔을 날개처럼 활짝 펼치고
별가루 쏟아진 하늘로 날으렴.
저 아득한 꿈결 속으로.

그곳엔 촛불이 없단다 작은 빛을 위해
눈물 흘려야 하는 사람이 없단다.
그러니 눈을 감으렴. 이곳에는 그런 곳이 없단다.
훨훨 날아서 꿈을 이루어야지, 아가야.

부서진 사람들이 두렵니, 아가야.
그곳에선 아무도 사라지지 않는단다.
시작도 끝도 없이 한없이 지속되는 세상
그 아름다운 세상으로 날아가지 않겠니, 네 날개로.

바람이 칼날이 대기를 찢고 시간을
멈추게 하여도, 아가야.
부서져 나가는 것은 꿈이 아니란다.
찢기우고 죽어가는 것은 사람들일뿐.

아가야, 어쩌면 태어나지 않아야 좋았을 아가야.
아직은 긴 밤의 시간이 다하지 않았구나.
시체를 넘어서면 아직도 빈 땅이 있단다.
남아 있는 시간을 잊지 말으렴.

시체를 밟고 피로 붉게 무든 강을 지나
아아, 저 먼 꿈의 나라로
아가야, 아가야, 희생이란 것은
숭고하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란다.
우리가 꿈꿔온 것은 그저 악몽일 뿐
남은 것은 구더기가 들끓는 시체 무더기뿐이구나.

아가야, 그래도 네게 꿈이 남아 있다면
이곳에 없는 세상으로 날아가야 한단다.
이루어질 수 없는 세상을 생각하는 건
이곳에선 죄악이란다, 아가야.
불게 물든 잠옷을 이끈 채
그래, 다시 돌아오지 말려므나.
저 하늘로 날아가 다신 돌아올 수 없는 세상으로
악몽은 오늘로 끝을 내야지.
아가야, 아가야,
진심으로 증오하여 떠나보낸 아가야.

이런 세상에선 다시 태어나지 말으렴.....
--- p.30-32
작은 건물안에는 실험체로 보이는 소년소녀들이 가득 잠들어 있었다. 눈대중으로 쓰윽 훑어보아도 스무 명 가량은 될 것 같았다. 아주 좁은 빈 공간도 없이 너무도 사람이 꽉꽉 들어찬 나머지 안 그래도 작은 건물 안이 더 비좁게 보였다. 정말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건물 가득 실험체들이 잠들어 있었다. 푸근한 숨소리를 대기 중에 퍼뜨리면서.
"대체 어떻게 된거야?"
"나도 몰라. 네가 나간뒤에 갑자기 이 건물 안에 나타났어."
"갑자..기 나타난 거라 말이야?"
왠지 더없이 비상식적인 상황을 대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되어버린 딘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반문했다. 하지만 노아도 아무것도 모르는 이상 그런다고 해답이 나올 리는 없었다...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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