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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아세요?

새를 아세요?

: 김신용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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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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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1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27g | 128*188*20mm
ISBN13 9788998096915
ISBN10 8998096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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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신용
부산에서 태어나 1988년 『현대시사상』을 통해 문단에 데뷔했다. 첫 시집 『버려진 사람들』과 두 번째 시집 『개같은 날들의 기록』, 장편소설 『달은 어디에 있나』(원제 『고백』)는 도시 최하층민의 세계와 그들의 삶을 고백체 형식으로 묘사하며 도시 빈민의 생태를 적나라하게 묘파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외 시집으로 『몽유 속을 걷다』 『환상통』 『도장골 시편』 『바자울에 기대다』 『잉어』, 시선집 『부빈다는 것』, 장편소설 『기계 앵무새』 등이 있다. 〈천상병문학상〉 〈노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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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힘겹게 걸어 올라왔다. 몸이 불구였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어릴 적 소아마비를 앓은 듯 오른쪽 다리가 가늘게 휘어져 보였다. 그 가늘어진 무릎의 관절은 그녀가 걸을 때마다 몸을 기우뚱거리게 했다. 한쪽 팔도 마찬가지였다. 왼쪽 팔이었는데, 그것도 역시 어린아이의 것처럼 가늘어져 있었고 손목은 굽어져 있었다. 그녀는 굽어진 손목을 오른쪽 손으로 꼭 쥐고 계단을 걸어 올라왔다. 발걸음을 떼어놓을 때마다 굽어진 손목이 자꾸만 뒤틀리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런 모습으로 몸을 기우뚱거리며 힘겹게 계단을 걸어 올라왔다.

그러나 이 세상에는 그 빈민굴 사창가에서마저 몸을 팔 수 없는 부류의 여자들이 있다. 나이를 너무 많이 먹어버렸거나 병이 들었거나 몸이 불구인 그런 여자들 말이다. 요컨대 사창가를 찾아든 남자들이 돈을 지불하기를 꺼려하는 그런 여자들은 이 공원을 떠돌아다니며, 또 그런 빈민굴 사창가에서마저 정상적으로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그런 남자들을 찾아다니는 것이었다. 그녀도 그런 떠돌이 창녀들 중의 하나였다. 나는 그녀가 “짜장면 한 그릇만 사주실래요?” 할 때, 그것을 대략 눈치챘었다. 그러나 모르는 척해주며 모든 것을 농담으로 얼버무리며 아직 어려 보이는 그녀가 낯선 사람에게서 부끄러움과 수치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주었다.

그때, 내 얼굴은 또 난처함으로 물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 자신이 지게꾼이었다는 것을 누구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사실 지게꾼이라는 직업은 그때까지도 내게는 부끄러운 것이었다. 도시 곳곳에 우아한 빌딩들이 솟고, 화려한 네온사인과 전광판이 번쩍이는 거리마다 물신(物神)들로 넘쳐나기 시작한 이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그 직업은 부끄러운 것이었다. 나는 지게를 등에 둘러메고 이 서울의 거리를 돌아다닐 때마다 나 자신이 혹성에서 온 외계인 같다는 느낌을 갖곤 했다. 그것은 자신의 등에 얹혀 있는 지게의 기형적인 모습 때문만이 아니라, 그 지게가 가지고 있는 본연적인 초라함 때문이었다. 그것은 내 등에 돋은 혹 같기도 했고 불치의 병소(病巢) 같기도 했다. 그것은 내가 이 세상을 겉돌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때마다 더 그로테스크한 모습으로 다가오곤 했다. 어떤 때는 ‘자코메티’의 그 세기말적 상상력이 빚어낸 기괴한 조각 같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그러나 나는 그 초라한 기형적인 모습으로 하루를 견디기 위해 매일 청계천을 헤매 다녀야 했다. 그것이 내게는 부끄러움이었고 수치였다. 또 지워지지 않는 상처이기도 했다. 나는 그런 나 자신의 치부를 설명하고 싶지 않아 또 아무렇게나 얼버무려주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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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년 전 한국문학에 돌연히 등장한 소설 『고백』의 충격은 대단했다. 하루를 살아남기 위해 사회의 밑바닥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의 방식들이 가공되지 않은 언어 속에 생생히 묘파된, 김신용의 자전소설 『고백』은 한마디로 ‘가난과 고통의 해부학’이었다. 처절한 혹은 너절한, 피투성이의 삶이 소설 속에 고스란했다.

그때 “인간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지요?”라고 묻던 소설 『고백』 속의 화자 ‘시부랑탕’이 돌아왔다. 『새를 아세요?』는 아주 지독한 신파다. 신파 중에서도 고전인 창녀와의 벼랑 끝 사랑을 소재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그가 내놓은 답은 ‘비브르 사 비(Vivre Sa Vie)’ 즉 ‘살아야 할 나의 삶’이다. 자유의 인간 조르바의 질문과 거리의 여자 나나의 대답은 결코 신파로 치부할 수 없는 비상(飛上)의 열망으로 가득 차 있다. 삶의 밑바닥에서 곰삭을 대로 곰삭은 ‘변신의 에너지인 절망, 그 절망의 동력인 자학’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성속(聖俗)의 경계가 사라진 생의 극지(極地)에서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으니, 박차고 오르는 수밖에.

소설 『고백』에는 한고조(寒苦鳥)라는 새가 등장한다. 히말라야 설산에 살며 밤새 집을 짓는 꿈을 꾸다 아침이면 집을 잊어버리는 허무의 새. 『새를 아세요?』의 그 새가 바로 한고조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비겁하고 온건한, 안전하여 누추한 세상에는 새의 날갯짓이 간절하다. 꿈을 거세한 뒤에야 꿀 수 있었던 꿈, 꿈의 꿈이었던 삶, 그것이.



김별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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