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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바람 물결소리

솔바람 물결소리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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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07쪽 | 507g | 128*188*34mm
ISBN13 9791195152520
ISBN10 119515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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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영원한 이별, 한순간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영원한 이별, 생명은 끝없이 윤회한다 하나 전생의 만남을 모르니 내생의 만남도 알지 못한다. 생(生)과 사(死)가 하나라지만 그건 요원한 비밀, 지금 우리에게는 육신의 이별만이 안타까운 것이다.

255p
바보라는 말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힘을 가지고 있음을 알았다. 바보가 되면 편한데 사람들은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지 못하는 건 바로 그래서가 아닐까?

305p
석양을 받아 은회색으로 반짝이든 바다는 검은 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바다는 어둠속에 잠길 것이다. 그러면 바다의 형체는 볼 수 없게 된다. 인간의 생명도 그런 것이 아닐까?
죽음이 오면 육신의 생명은 끝난다. 하지만 바다의 본래 모습이 어둠 속에서도 변화가 없듯이 인간의 생명도 육신의 생(生), 멸(滅)과는 관계없이 그대로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생. 사가 따로 없고 모든 생명은 여여 하여 늘지도 줄지도 않는다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364p
나는 창가로 고개를 돌리고 거리 풍경을 바라보았다. 다솔스님이 보고 싶었다. 그러나 다솔스님은 너무 먼 곳에 계셨다. 이 무서운 절망의 순간에도 내 손이 닿지 않는 먼 곳에 계셨다. 아득한 그 거리, 그건 바로 잿빛 승복이었다.

368p
그러고 보면 이 세상에서 내 소유로 남아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나에게 가장 마지막으로 남아 줄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마음일까? 하지만 마음은 형체가 없다. 형체가 없을 뿐 아니라 끝없이 유전(流轉)한다. 그 마음을 나라고 하기에는 너무 막연하다. 결국 내가 살아 온 삶 자체가 어떤 환영(幻影)처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377p
가을비가 질척하게 내리고 있다. 이 비가 멎으면 추위가 오겠지. 계절이 바뀔 때면 항상 비가 왔다. 겨울에서 봄으로,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 . . 하지만 나는 이제 다시 돌아오는 봄을 볼 수가 없다. 여름 바다도 가을 들판도 역시 볼 수가 없다. 죽음이라는 절대의 힘 앞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동안 병원에도 다니지 않고 진통제로 버텼다. 심할 때는 손끝까지 쑤셔왔지만 죽을 수밖에 없는 육신을 이끌고 병원 문을 드나든다는 것이 어쩐지 희롱당하는 것 같아 치료받는 일을 포기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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