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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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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40*200*20mm
ISBN13 9788998934170
ISBN10 899893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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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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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몇 분 동안 동물들은 그들에게 찾아온 행운을 거의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이 제일 처음 한 행동은 함께 무리를 지어 농장 전역을 걸어 다니는 것이었다. 혹시라도 사람이 숨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려는 모습 같았다. 그런 다음에 그들은 다시 농장 안쪽으로 가더니 모든 농장 건물들에서 존스가 군림하던 시절의 흔적을 모조리 없애버리기 시작했다. 마구간 끝에 있는 장비실의 문이 부서졌고, 그곳에 있던 재갈들과 코뚜레들과 사슬들, 그리고 존스네 일당이 돼지와 양을 거세할 때 사용하던 끔찍한 칼들도 모두 우물 속에 던져졌다. 고삐와 굴레와 눈가리개, 그리고 말의 목에 걸던 굴욕적인 사료 망태도 모두 마당 중앙의 쓰레기 소각 불 안으로 던져져 불타 없어졌다. 채찍들도 불 속에 던져졌다. 불똥을 튀기며 활활 타버리는 채찍들을 보며 동물들은 좋아서 팔짝팔짝 뛰었다. (26~27쪽)

스노우볼은 한참을 궁리한 끝에 칠계명을 단 하나의 구호로 효과적으로 압축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라는 구호였다. 그는 이 구호가 동물주의의 핵심 원리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구호를 철저히 따르는 동물은 절대로 인간의 그릇된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이었다. (41쪽)

동물들은 두 파로 나뉘었다. 한 파는 ‘스노우볼에 투표하여 주 사흘 노동을’이라는 구호를, 다른 한 파는 ‘나폴레옹에 투표하여 여물통을 가득히’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벤저민은 둘 중 어느 쪽 편도 들지 않은 유일한 동물이었다. 그는 식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것도, 풍차가 동물들의 노동을 덜어주리라는 것도 믿지 않았다. 풍차가 있든 없든 삶이란 늘 거기서 거기인 법이라고, 즉 늘 고달플 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59~60쪽)

하지만 일은 혹독하기 짝이 없었고, 동물들은 풍차에 대해 전처럼 희망을 품을 수도 없었다. 늘 추웠고 늘 배고팠다. 낙담하지 않은 동물은 오로지 복서와 클로버뿐이었다. 스퀼러가 끊임없이 봉사의 기쁨과 노동의 존엄성에 대해 그럴듯한 연설을 하고 다녔지만, 동물들은 복서의 체력과 “난 더 열심히 일할 거야!”라는 그의 불굴의 외침에 의해 훨씬 더 많이 고무되었다. (83쪽)

몇 해 전에 그들이 인간이라는 종족을 몰아내려 그토록 애쓴 것은 지금의 이런 상황을 원해서가 아니었다고. 그날 밤 올드 메이저가 동물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라고 부추겼을 때, 그들이 기대했던 건 이런 참혹한 공포와 학살이 아니었다고. 그녀가 꿈꾸던 미래가 있었다면, 그것은 동물들이 굶주림과 채찍으로부터 벗어나고, 모두가 평등하며, 모두가 자신의 능력에 맞게 일하는 사회였다. 올드 메이저가 연설하던 그날 밤, 한 무리의 길 잃은 새끼오리들을 자신의 앞다리로 감싸 보호해준 것처럼,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보호해주는 그런 사회였다. 하지만 그런 사회는커녕, 지금 그들은 감히 말 한마디 자유롭게 할 수 없고, 사나운 개들이 도처에서 으르렁거리고, 동지들이 충격적인 자백을 한 뒤 갈가리 찢겨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96쪽)

힘들고 고달프지만 지금의 삶이 그래도 과거의 삶보다 훨씬 더 낫고 품위 있다는 사실은 그 고달픔을 어느 정도 상쇄해주었다. 더 많은 노래와, 더 많은 연설과, 더 많은 행진이 행해졌다. 나폴레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자발적 집회’라는 명칭의 행사를 개최하도록 명령했다. 동물 농장의 투쟁과 승리를 기념할 목적이라고 했다. 지정된 시간이 되면 동물들은 잠시 일손을 놓고 군대식으로 도열한 뒤 농장의 각 구역을 행진했다. (122쪽)

다른 동물들의 삶은 예전과 다르지 않았다. 늘 배가 고팠고, 지푸라기를 깐 채 잠잤고, 우물에서 물을 먹었고, 밭에서 일했다. 겨울엔 추위 때문에, 여름엔 파리 때문에 고생했다. 나이 든 동물들은 이따금 머리를 쥐어짜며 옛 기억을 더듬곤 했다. 존스가 축출된 직후인 반란 초창기의 그들의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았는지 혹은 나빴는지 기억해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들에겐 지금의 삶과 비교해볼 준거가 아무것도 없었다. 스퀼러가 읊어대는 숫자들 외에는, 늘 모든 게 좋아지고 있다고만 하는 그 숫자들 외에는, 동물들의 판단을 도와줄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동물들은 자신들이 처한 상황은 해결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그런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볼 시간적 여유도 없는 터였다. 오직 벤저민만이 자신의 긴 생애 전체를 시시콜콜히 기억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상황이 더 나아지지도 더 나빠지지도 않았으며, 앞으로도 결코 더 나아지거나 더 나빠지지 않을 거라고 했다. 굶주림과 중노동과 실망, 이 세 가지는 영원히 변치 않을 삶의 법칙이라고 그는 말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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