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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271g | 140*200*7mm
ISBN13 9788998934217
ISBN10 8998934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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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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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모두가 낮은 목소리로 리듬에 맞춰 천천히 “빅 ? 브라더! …… 빅 ? 브라더! …… 빅 ? 브라더!”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빅’과 ‘브라더’ 사이가 늘어지면서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어쩐지 야만스럽게 느껴졌다. 마치 뒤에서 맨발로 땅을 구르며 북을 쳐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런 상황이 30초 동안 지속되었다. 그것은 사람들이 주체하기 어려운 감정에 북받칠 때면 읊어대는 후렴이었다. 빅 브라더의 지혜와 위엄에 대한 찬가이기도 했지만, 규칙적인 소리를 통해 의도적으로 의식을 잠재우는 자기최면의 행위에 가까웠다. 윈스턴은 내장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24쪽)

사람들이 당의 거짓말을 믿고 모든 기록들이 그렇게 되어 있다면, 거짓말은 역사가 되고 진실로 자리 잡게 된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하며,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이것이 당의 슬로건이다. 그러나 과거는 본질적으로 변경될 수 있지만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지금 진실한 것은 영원히 진실하다. 원리는 간단하다. 필요한 것은 개인의 기억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것이다. 이것은 ‘현실 통제’라 했는데, 신어로는 ‘이중사고’라고 한다. (44쪽)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노동자들이다. 오세아니아 인구의 85퍼센트에 달하는 거대한 소외 집단, 오로지 거기에서만 당을 무너뜨릴 힘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81쪽)

어쨌거나 2 더하기 2는 4라는 걸 어떻게 안단 말인가? 중력이 작용한다는 건? 또, 과거는 변하지 않는다고 어떻게 안단 말인가? 과거와 외부 세계가 오직 마음속에만 존재한다면, 그리고 마음 자체가 조작이 가능하다면…… 그러면 어떻게 될까? (92쪽)

전쟁터와 고문실 또는 가라앉는 배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에 맞서 싸우고 있는지를 늘 잊어버린다. 왜냐하면 내 안의 우주가 육신의 문제들로 가득 차서 다른 생각은 끼어들 틈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삶이란 무시무시한 공포로 몸이 마비되거나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을 때가 아니더라도 배고픔이나 추위, 불면증, 그리고 위산 과다나 치통에 맞서 순간순간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117쪽)

옛날에는 남자가 여자의 벗은 몸을 보면 욕망을 느꼈고 그것으로 그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순수한 사랑도 순수한 욕망도 없었다. 모든 감정이 공포와 증오로 뒤섞여 어떤 감정도 순수하지 못했다. 그들의 포옹은 전투였고 절정은 승리였다. 그것은 당에 대한 일격이었다. 그것은 정치 행위였다. (146쪽)

그는 밝은 쪽으로 돌아누워 유리 문진을 들여다보았다. 아무리 봐도 산호 조각보다는 유리 내부가 신기했다. 그렇게 깊은데도 공기처럼 투명했다. 유리 표면은 조그만 세계를 대기로 완전히 둘러싸고 있는 하늘의 아치처럼 보였다. 그는 유리 문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실제로 자신은 물론 마호가니 침대, 접이식 탁자, 시계, 판화, 그리고 유리 문진 자체까지도 그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다. 유리 문진은 그가 들어 있는 방이고 산호 조각은 유리 안 깊은 곳에 영원히 박혀 있는 줄리아와 자신의 생명이었다. (169~170쪽)

어떤 면에서 당의 세계관은 그것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먹혀들었다. 그들은 당이 얼마나 극악무도한 짓을 자기들에게 시키는지 파악하지 못할 뿐더러 현재 벌어지고 있는 공적 사건에 충분한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에 현실이 악랄하게 파괴되어도 순순히 따르는 것이었다. 말하자면 세상 돌아가는 일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제정신으로 살아가는 셈이었다. 그저 무엇이든 곧이곧대로 믿었으며 그 믿음으로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다. 마치 옥수수 한 알이 새의 몸속에서 소화되지 않고 고스란히 밖으로 나오듯이 그들의 몸 안에 아무런 찌꺼기도 남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180~181쪽)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이렇다 할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전혀 없어요. 우린 죽은 목숨이에요. 진정한 삶은 미래에 있습니다. 우린 한 줌의 먼지와 뼛가루가 되어 거기 동참하는 거죠. 하지만 그 미래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천 년이 걸릴 수도 있겠죠.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온전한 정신의 영역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뿐입니다. 우리는 집단으로 행동할 수도 없어요. 그저 한 개인에서 다른 개인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우리의 지식을 전해주는 수밖에 없죠. 사상경찰이 있는 한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204~205쪽)

“눈앞에 보이는 게 그런데 어떡하란 말입니까? 2 더하기 2는 4라고요.”
“윈스턴, 가끔은 말이야, 5가 되기도 해. 때로는 3이 되기도 하고. 어떤 땐 모두 다 될 수도 있어. 자네는 더 노력해야 해. 제정신이 되기란 쉽지 않아.” (291쪽)

언젠가 그들은 그를 총살하기로 결정할 것이다. 그것이 언제일지는 알 수 없지만 몇 초 전에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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