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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 영혼이 향기로웠던 날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으로 안내하는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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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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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4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300g | 130*183*20mm
ISBN13 9788946418820
ISBN10 8946418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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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필립 클로델
프랑스의 지성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1962년 프랑스 로렌 지방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문학과 역사를 공부했고 2002년 아카데미 공쿠르 회원이 되었다. 마르셀 파뇰 상과 텔리비지옹 상, 2003년 공쿠르 드 라 누벨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명성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나약한 인간과 선악의 문제를 다룬 대표작 《회색영혼》으로 2003년 르노도 상을 수상했고, ‘아름다운 언어로 수놓인, 세상에서 가장 슬픈 우화’라는 평을 받은 소설 《무슈 린의 아기》《아이들 없는 세상》등을 집필했다. 또 다른 대표작 《브로덱의 보고서》로 2007년 공쿠르 데 리세엥 상을 수상했다. 냄새와 기억에 대한 향수삶을 다룬 산문집 《향기》로, 그해 가장 뛰어난 산문에 수여되는 장자크 루소 상을 2013년에 수상했다. 프랑스 낭시대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그는 2009년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주연의 영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로 제34회 세자르영화제 신인감독상, BAFTA 외국어영화상를 수상하며 감독으로도 인정받았다. 그 외에도 〈싸이런스 오브 러브〉(2011), 〈차가운 장미〉(2013) 등의 영화를 감독했다.
역자 : 심하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17세기 프랑스 시인이자 평론가, 동화 작가인 페로의 동화와, 마르그리트 드 나바르 등 프랑스 중단편소설을 연구했다. 다양한 해외문학을 국내에 알리고 출간하는 에디터로 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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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아카시아 나무들이 맑은 하늘을 가리고 있어, 마치 정교하게 세공된 궁륭. 같아 보인다. 고대 화폐 모양의 나뭇잎. 이제는 사라진 사형수들을 위한 가시관.
나는 눈을 감고 페달을 밟는다. 그리고 머리를 뒤로 젖혀 해마다 봄이 새롭게 가져다주는 달뜬 기쁨과 꽃잎들의 향기에 취한다.
우리의 삶처럼 드넓은 날들이 펼쳐질 것이다. 우리는 새들과 개구리들의 새로운 노래를 들으며 저녁을 기다릴 것이다. 대지의 마지막 한기를 붙잡아 시원함을 느끼는 순간도 있으리라.
안개는 멀리 여행을 떠났다가 10월에야 돌아올 것이다.
오렌지색과 연한 푸른색으로 감싸인 장밋빛 석양이 하늘에 드리울 것이다. (10p, 〈아카시아〉에서)

호텔 방은 성이 없다. 아니, 양성이다. 사실 상관없다. 아랑곳하지 않는다. 돈만 내면 누구에게나 자신을 내준다. 눈을 감고 키스하지 않는 창녀와 같다. 방은 우리와 몇 시간 동안, 하룻밤 동안 결합하여 우리가 유일하다고 믿게 만든다. 더 잘 속이기 위해 우리 향기를 덧입는다. 그러고 나서 사냥감을 몰듯이 우리를 내쫓는다. (54p~55p, 〈호텔 방〉에서)

장미 향과 포마드 향이 났고, 또 사실은 늙은 개 냄새가 났다. 미세한 물방울로 된 이 작디작은 비는 내 짧게 깎은 머리카락과 눈꺼풀과 이마와 다문 입술과 목 위에 시원한 소나기가 되어 떨어진다. 매월 받는 세속의 세례.
“좋은 냄새가 나는구나. 멋있네.”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가 말을 건넨다. 어머니의 말을 믿는다. 엄마들 말이라면 항상 믿던 나이였으니.
(80p~81p, 〈이발사〉에서)

그렇지만 일요일 저녁 새로 간 침대 시트 속에서의 잠은 열락과도 같다. 낮 동안 바깥 공기가 스며든 팽팽한 섬유 조직이라는 이 거대한 대륙의 향기를 내 안에 품고 밤 속으로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얼굴을 시트에 묻고 침대맡 탁자의 등을 끄면 나는 프로이센, 러시아, 만주, 몽골, 시베리아의 향기를, 나의 에고이스트적인 행복을 위해 모두 함께 묶여 붙잡혀 있는 이 향기를 들이마실 수 있다.
내가 들이마시는 것은 깨끗이 빤 천 냄새만이 아니다. 야생적이고 광대한, 대지와 바람의 지형도, 내가 읽고 보았던 이야기와 우화와 노래와 이미지의 무한한 연장의 냄새, 지붕 아래, 할머니들과 이모할머니들이 옛날에 참을성 있는 바느질로 꽃과 곡선과 아라베스크로 장식했던 새 시트가 팽팽히 당겨져 씌워진 이 침대, 잠의 첫걸음 속에서 안심하고 쉬는 천상의 여행자. (99p~100p, 〈새 시트〉에서)

아이의 잠은 가장 자연스러운 향기 속으로의 눈부신 추락과도 같았다. 연약하기만 했던 때, 애무와 젖, 웃음과 노랫소리, 밤새 지켜주고 달래주고 보호해주는 손으로 키워졌던 요람 속 삶의 향기 속으로의 추락. 최초의 시간들의 향기, 부드러운 살결과 크림과 파우더의 향기. 달콤하게 재잘대던, 고요하고 평온하던, 늘 보호받았던 먼 유년기의 향기.
그리고 아아, 안타까워라, 우리가 길을 나서서 몸을 바로 세우고 홀로 걸어가자마자, 너무도 빨리 달아나버린 향기. (110p, 〈잠든 아이〉에서)
그러다 같이 체육관을 쓰는 날이 왔다. 여자애들이 한쪽 구석에, 우리는 다른 한쪽 구석에 모인다.
우리는 교대로 똑같은 안마대 위로 뛰어오르고, 똑같은 평행봉을, 똑같은 링을, 똑같이 매듭 진 로프를, 똑같은 철봉을 붙잡는다. 똑같은 매트리스 위로 떨어지고, 똑같은 그라운드 시트 위를 구른다. 긴장된 우리 젊은 몸들이 계속 스쳐 지나간다.
우리는 잘 알고 지내던 그 소녀들을 순수한 눈길로 쳐다본다. 이마와 겨드랑이에 땀이 흐르도록 열심인 소녀들, 희미하고 초췌한 피로가 담긴 눈길, 관능적이고 느릿느릿한 행동, 자극이라도 하려는 듯 우리에게까지 와 닿는 뜨거운 숨결, 그 애들의 향기를 들이마신다.
발갛게 물든 뺨. 이제는 꽃핀 소녀들이 아니라 불타는 소녀들이다. 우리를 불태우는 잉걸불.
(146p~147p, 〈체육관〉에서)

옷은 입었던 사람들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가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사물이라는 표지로 돌연히 떨어져 나간다.
물질들의 배반은 인간들의 잘못보다 더 지독하다. 우리는 가장 내밀하게 우리를 알고 우리의 체취를 맡으며 우리와 유사한 리넨, 모직, 모피를 몸에 걸쳐 그 속에 우리 피부의 향기, 후각의 흔적과 호흡을 남긴다. (중략)
죽음은 짧은 한순간 동안만 눈감을 것임을 알지만, 우리에게는 도움이 된다. 그러니 계속 살아갈 수 있다. 어느 날 그 스웨터에 얼굴을 가져갔을 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스웨터는 모든 것을 쫓아냈다. 삼촌이 그 옷을 떠나버린 것이다.
이제는 추억도 영혼도 없는, 낡고 초라한 옷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203p~205p, 〈스웨터〉에서)

아마도 그곳에서, 오래된 도서관 안에서, 침묵의 심연에서, 보이지 않는 친구들의 얼굴과 곰팡내(그것이 바로 내가 나중에 알게 된 오래된 책들의 향기가 지닌 이름이기 때문이다)에 취해 지친 몸들 가운데에서, 나는 한 나라에, 허구와 그 수천 갈래 길의 나라에, 그 이후 한 번도 진정으로 떠나본 적 없는 곳에 들어섰다.
나는 책들과 같았다.
나는 책들 속에 있었다.
그곳이 바로 독자로서, 작가로서 내가 사는 곳, 나를 가장 정확히 정의 내리는 곳이다.
(208p~209p, 〈곰팡내〉에서)

아버지도 말년에 이와 같은 냄새가 났다. 담배를 피우지 않았기 때문에 담배 냄새만 빼고. 그리고 이전에 그런 식으로 포옹해본 적 없던 우리는(아버지는 어떤 식으로든 애정 표현을 한 적이 없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만회했다.
나는 아버지를 방문할 때나 헤어질 때 팔로 껴안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그 순간을 지속시키려 했다. 아버지의 몸은 약해졌고 말라 있었다. 예전에는 근육과 지방으로 두툼하고 조밀한 덩어리를 이루었던 곳에 어깨뼈들이 너무 도드라졌다.
아버지를 꽉 끌어안았다.
여러 번 포옹했다.
아주 나이 든 어린아이를 껴안고 그 향기를 들이마시는 듯한 감동이 밀려왔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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